美 1분기 성장률 '마이너스' 가능성…무역적자 눈덩이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미국의 3월 무역수지 적자폭이 크게 불어나 경기 둔화 우려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미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기준금리 인상 시점도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6일 국제 금융시장에 따르면 지난 4월 미국의 무역 적자는 514억 달러로 월간 기준으로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10월 이후 최대였다.
수출이 정체를 보인 가운데 서부 항만의 파업이 풀리면서 수입 물량이 많아져 무역적자가 많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미국 소비자들의 소득이 완만하게 증가한 상태에서 달러화가 강세를 이어가자 소비재 위주의 수입이 많이 증가했다.
미국의 무역 적자가 6년 만에 최대로 늘어나자 '나홀로 성장'을 하던 미국 경제에도 경고음이 울렸다.
당장 지난 1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속보치)인 연율 0.2%를 장담할 수 없다는 전망이 곳곳에서 나왔다.
무역수지 발표 이후 JP모건 체이스와 도이체방크는 미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5%로 내렸다.
미국 경제와 관련한 우울한 전망이 나오면서 기준금리 인상 시점의 지연 가능성도 커졌다.
지난달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일러야 9월에나 기준금리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시장에 퍼진 상황에서 무역적자폭 확대는 '6월 인상론'의 근거를 더욱 희박하게 만들었다.
수입 급증에 따른 무역적자 확대는 미국 주도의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협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과거에 맺은 협정들로 미국의 무역적자가 커졌고 일자리가 해외로 빠져나갔다는 비난이 거센 가운데 이번 무역수지 수치로 (TPP를 주도하는) 미국 정부가 불편함을 느낄 것"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역사적으로 볼 때 미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은 대체로 나빴고 2분기에는 반등한 점을 고려할 때 경기 둔화가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목소리도 있다.
실제로 지난해 1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은 혹한 등의 영향으로 -2.10%였지만 2분기에 4.60%로 반등했다.
마켓워치는 미국의 2분기 성장 관측이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낙관론이 많다고 전했다.
달러화의 강세로 미국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커졌다는 점이 가계지출에 의존도가 높은 미국 경제에 긍정적인 신호라는 분석도 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폴 애쉬워스 연구원은 "3월 소비재 물량 수입이 20% 증가했고 자동차 수입도 10.2% 많아졌다는 점은 경기가 강하다는 신호"라며 "미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은 연율 3% 이상을 기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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