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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핀란드 총선서 승리한 유하 시필레 중앙당 당수 (EPA=연합뉴스) |
핀란드 총선 야당 승리…새 총리에 IT 기업가 출신(종합)
일자리 창출 등 경제 해결사 기대…연정 구성엔 진통 예상
(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 핀란드 시민들이 집권 다수당을 교체하는 변화를 선택했다. 경제난이 지속하는 가운데 새 총리도 정보통신(IT) 백만장자 기업가 출신의 신진 정치인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19일(현지시간) 치러진 핀란드 총선 최종 개표 결과 지난 4년 동안 야당이었던 중도 성향의 중앙당이 전체 200석 가운데 49석을 얻어 예상대로 제1당에 올랐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또 다른 야당이자 유럽 통합 심화에 반대하는 정당인 진짜핀란드인(人)당은 38석을 획득했다.
반면 중도보수 성향의 집권 다수당 국민연합당과 소수당 연정 파트너인 중도진보 사회민주당은 각각 37석과 34석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현 연정은 이들 두 정당에 기독교민주당과 스웨덴인민당 등 총 4개당이 참여 중이다.
국민연합당 주도의 이 연정은 녹색연합, 좌파연합 등 좌파 계열 2개 정당까지 포괄하는 '무지개' 정부였으나 정책 차이로 이들 두 정당은 지난해 연정에서 이탈했다.
이번 총선에선 녹색연합은 15석을 점해 사민당에 이어 제5당에 자리했고 좌파연합이 12석, 스웨덴인민당이 9석, 기독교민주당 5석, 기타 1석의 순을 보였다.
국민연합당 대신 차기 연정을 이끌 중앙당은 최소한 2개 정당과 손을 잡아야 과반이 되기 때문에 앞으로 적절한 연정 상대당을 고르는 협상에서 큰 진통을 겪을 전망이다. 일각에선 진짜핀란드인당의 가세 여부를 주목한다. 연정 참여가 처음인데다 유럽통합 심화에 반대하고, 그리스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이탈마저 주장하는 정파이기 때문이다.
루터교 부흥 운동 단체의 종교계 인사이자 IT 기업인 출신인 유하 시필레(53) 중앙당 당수는 "선거 결과에 만족한다"면서도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기업가로 큰 돈을 번 그는 2011년 의회에 입성하고 나서 이듬해 당수직을 맡았을 만큼 급속히 성장한 신인 정치인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핀란드 대표기업 노키아의 내리막길에 맞물려 핀란드 경제 부활을 기대하는 표심이 그를 리더 반열에 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핀란드는 2003년 이래 가장 높은 9.2% 실업률을 보이고 있고, 유럽연합(EU) 경제침체로 수출이 위축되면서 덩달아 경제난을 겪고 있다.
시필레 당수는 이에 따라 선거 전부터 "핀란드가 제 2의 그리스가 될 수 있다"며 일자리 20만개를 창출하겠다고 밝히는 등 경제 회생에 진력할 뜻을 밝혔다. 또 세금 인상 억제와 공공지출 삭감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공약했다.
외신들은 중앙당 내에 EU와의 협력 심화에 반대하는 정견을 가진 이들이 많지만, 시필레 당수는 그렇지 않다고 전하면서 차기 연정의 EU와의 관계 설정에도 주목했다.
핀란드 정치권은 새 연정에 임금상승 억제, 노동인구 감소세 제어, 주요 수출 대상국인 러시아의 경제악화에 따른 대응책이 절박하고 실패한 건강보험 개혁 과제 재추진도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심화한 러시아와의 긴장 구도 속에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 여부에 대한 태도 역시 중앙당 주도의 새 연정 세력에겐 까다로운 숙제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중앙당은 현재로서는 나토 가입을 고려하지 않고 있으나 의회에서 의제로 삼아나갈 수 있다는 견해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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