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확산에 전북 최대 양계 밀집지 '초토화'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4-15 09: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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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 용지면 최근 11건 발병…32만마리 살처분
△ <자료사진>

AI 확산에 전북 최대 양계 밀집지 '초토화'

김제 용지면 최근 11건 발병…32만마리 살처분



(김제=연합뉴스) 백도인 기자 = 전북지역 최대의 산란계 밀집지역인 김제시 용지면에서 잇따라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병하며 이 지역의 양계산업 기반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15일 김제시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용지면의 한 산란계 사육농장에서 AI가 발생한 이후 최근까지 11개 농가에서 양성반응이 나왔다.

잇따른 AI 발병으로 32만 마리가 살처분됐고 17일까지 추가로 6만여 마리를 묻어야 할 형편이다.

문제는 이 지역의 AI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농장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데다 시설이 현대화되지 않아 오히려 AI가 확산하기 알맞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농장주들 상당수가 고령이어서 방역작업도 더딜 수밖에 없다.

현재의 확산 속도라면 인근 10km 반경 이내의 양계농가 밀집지역 모두가 조만간 사정권에 들어올 수 있다.

이 일대는 10km 이내에 210만 마리의 닭과 오리가 있는 전북지역 최대 산란계 사육지역이다.

용지면 일대는 이미 2008년에도 AI가 한차례 휩쓸어 엄청난 피해를 봤다.

당시 잇따른 AI 발병으로 전체 300만 마리의 닭 가운데 200만 마리가 매몰 처리됐고 상당수 농가가 파산 위기를 겪었다.

이 때문에 농가들은 더욱 극심한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한 축산농민은 "하루에 한건꼴로 AI가 발생하고 있어 잠을 자고 일어나기가 무서울 정도"라며 "특히 20여일 전부터 시작된 이동제한으로 달걀을 내다 팔지 못하면서 대부분의 농가가 심각한 경영 압박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 농민은 "살처분을 하면 최소한 4∼5개월은 지나야 닭을 키우고 달걀을 내다팔 수 있는데 그 기간을 버틸 수 있는 농가가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또 다른 농민은 "대부분 영세농가여서 정부가 요구하는 시설 현대화를 할 능력이 없는데 AI는 끊이지 않고 있다"며 "이곳에서 닭을 키우는 것은 이제 접어야 할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김선구 김제시 축산과장은 "AI 확산을 막기 위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며 "하지만 여러 여건상 용지면 일대의 양계산업은 상당한 피해가 불가피해 보이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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