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조직검사 대신할 첨단 혈액검사법 개발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침습적 방법으로 종양조직 샘플을 채취해 암을 진단하는 고통스러운 조직검사를 대신할 첨단 혈액검사법이 개발됐다고 영국의 텔레그래프 인터넷판과 사이언스 데일리가 6일 보도했다.
미국 카네기 멜론 대학 연구팀이 개발한 이 혈액검사 장치는 10센트짜리 동전 크기의 칩으로 종양조직에서 떨어져 나와 혈액 속을 떠도는 순환종양세포(CTC: circulating tumor cell)를 음향파(accoustic wave)를 이용, 잡아내는 것이다.
환자의 혈액 샘플에서 적혈구를 제거한 나머지를 이 칩 속의 통로로 흘려보내면 앵글이 다른 음향파를 통과하면서 CTC가 백혈구와 분리채취된다.
암세포는 백혈구와 크기와 압축률이 다르기 때문에 음향파에 의해 백혈구와는 다른 궤도로 밀려나 따로 모이게 된다고 연구팀을 이끈 수브라 수레시 박사는 설명했다.
CTC는 혈액세포 10억 개에 하나꼴로 그 수가 아주 적기 때문에 건초더미 속의 바늘을 찾아내는 것만큼이나 잡아내기가 어렵다.
그러나 이 칩을 이용하면 기존의 방법보다 최고 20배나 빠르게 그리고 CTC의 원형을 손상시키지 않고 CTC와 백혈구를 구분해 낼 수 있다고 수레시 박사는 밝혔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방법은 형광표지, 자기기술, 기계장치 등을 이용하기 때문에 CTC의 유전자와 세포체의 구성에 변화를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분리된 CTC의 숫자는 셀 수 있지만 CTC가 원래 지니고 있던 정보들이 왜곡돼 치료나 다른 목적에 이용하기가 어렵다.
CTC에는 암세포의 전이, 항암치료에 대한 반응, 암세포의 유전적 특성 등 치료에 필요한 매우 귀중한 정보들이 담겨 있다.
CTC는 종양조각 샘플을 직접 잘라내 분석하는 조직검사와는 달리 혈액채취만으로 잡아낼 수 있기 때문에 '액체생검'(liquid biopsy)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연구팀이 개발한 모델은 현재는 5㎖의 혈액샘플을 처리하는 데 5시간이 걸리지만, 모델 개선으로 소요시간을 30분으로 단축하고 컴퓨터 모델링을 통해 단위 처리량도 크게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하고 있다.
조직검사는 우선 종양이 암인지 아닌지 그리고 암이라면 특정 치료에 반응하는 유전적 성향을 지녔는지 등에 관한 정보를 얻어내기 위해 시행된다. 그러나 종양의 위치에 따라 조직검사는 침습적이고 고통이 따를 수 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국립과학원 회보(Proceedings of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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