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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디 아민부터 무세베니까지…2대째 우간다 외교관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아버지 박영철(82) 전 말라위 대사에 이어 2대째 우간다 주재 외교관으로 근무하고 있는 박종대(55. 오른쪽) 우간다 대사. 2015.3.29 <<박종대 대사 제공>> zjin@yna.co.kr |
이디 아민부터 무세베니까지…2대째 우간다 외교관
박종대 주 우간다 대사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최근 아프리카를 찾은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은 30년째 우간다 권좌를 지키고 있는 요웨리 무세베니(71) 대통령을 만나 한국과 협력확대를 직접 요청할 기회를 얻었다.
격의 없는 태도로 정 장관 일행을 맞은 무세베니 대통령은 6·25 전쟁과 인천상륙작전, 부산을 정확하게 언급하는 등 한국에 대한 관심과 지식을 드러냈다.
우간다가 전통적으로 북한과 가깝게 지냈고, 한국이 현지에 공관을 다시 연 지 겨우 5년째인 것을 고려하면 무세베니의 이같은 친밀한 태도가 의아하게 여겨질 정도다.
두 나라의 관계가 급격히 가까워진 주역으로는 박종대(55·외무고시 25회) 주(駐) 우간다 대사가 첫 손에 꼽힌다.
박 대사는 외교가에서 '험지'(險地)·기피지역으로 분류되는 우간다에서, 아버지 박영철(82) 전 주 말라위 대사에 이어 2대째 일하고 있다.
시간을 거슬러 지금으로부터 42년 전, 박 대사는 외교관 아버지를 따라 우간다에 첫발을 내디뎠다. 거기서 2년간 현지 중학교를 다녔다.
당시의 우간다 국가원수는 한국에서 아프리카 독재자의 대명사로 통한 이디 아민이었다.
이디 아민은 인육을 먹는다거나, 외교장관으로 임명한 공주가 지시를 따르지 않자 삭발시켜 나체로 사진을 찍어 신문에 싣는 등 갖가지 기행을 일삼아 전세계적으로 악명을 떨쳤던 인물이다.
어린 박 대사는 주말에 자주 들렀던 현지 호텔 수영장에서 그와 종종 마주쳤는데, "이디 아민도 일상에서는 평범한 인상이었다"고 한다.
박 대사 가족이 우간다를 떠난 지 약 20년 후 주 우간다 대사관은 공관 효율화를 이유로 폐쇄됐다.
아버지의 대를 이어 외교관이 된 박 대사는 주 이탈리아 대사관에서 근무하던 중 2011년 캄팔라에 공관을 다시 연다는 소식을 듣고 우간다행을 자원했다.
박 대사는 "이 나라는 잠재력이 큰 나라이고, 내가 마음먹기에 따라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땅이기에 돌아왔다"며 '험지' 우간다를 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다시 돌아온 우간다에서 40년 전 박 대사의 학교 친구들은 1986년 집권한 무세베니 대통령의 비서관이나 장관이 돼 있었다.
박 대사에 대한 우간다 정부의 신뢰도 대단해서, 무세베니 대통령이 정종섭 장관에게 "박 대사는 우간다 사람"이라고 말했을 정도다.
각국에 파견된 외교관의 역량이 현지 인맥과, 주재국 정부의 신뢰에 비례한다고 한다면 박 대사는 우리 외교의 큰 자산인 셈이다.
우간다는 아프리카 내 '자원 외교' 대상국이자, 전자정부와 새마을운동 등 행정한류 확산 전망이 높은 전략국가다.
최근에는 한국으로부터 지원을 받는 새마을운동 시범마을의 성과를 지켜본 주변 10여개 우간다 마을이 자발적으로 새마을운동에 동참했다.
30일 시작하는 공관장회의 참석 차 일시 귀국한 박 대사는 29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외교관 3인 공관으로서 인력과 자원의 한계가 있지만 여러 분야에서 성과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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