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대법원, '국정간섭 논란' 왕세자 편지 공개 판결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3-27 09:5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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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대법원, '국정간섭 논란' 왕세자 편지 공개 판결



(서울=연합뉴스) 김태한 기자 = 영국 최고법원이 찰스 왕세자(66)가 장관들에게 보낸 사신을 일반에 공개할 것을 명령했다.

영국 대법원은 26일(현지시간) 일간지 가디언이 제기한 정보공개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국정간섭 의혹에 휘말린 찰스 왕세자의 편지를 정부가 정보공개법 절차에 따라 공개해야 한다고 판결했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왕세자의 편지는 정보공개 대상에서 제외돼야 한다는 검찰 총장의 요청을 기각한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는 지난 10년간 왕실로부터 무언의 압력을 받으며 관련 자료의 공개를 거부해 왔으나 이날 판결로 공개가 불가피해졌다.

정보공개 대상 편지는 2004~2005년 찰스 왕세자가 7개 부처 장관에게 보낸 것으로 환경과 사회 분야 현안에 대한 왕세자의 거침없는 의견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자료 공개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30일 안에 공개가 이뤄져야 한다고 BBC는 전했다.

가디언은 왕세자가 장관들에게 보낸 편지의 존재를 처음 확인하고 정보공개를 청구했으나 정부는 '군림하되 통치하지는 않는' 왕실의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될 것을 우려하며 공개를 거부해왔다.

도미닉 그리브 전 검찰총장은 왕세자의 편지는 개인적인 견해와 신념과 관련된 내용이어서 공개대상이 아니라는 주장을 폈다.

대법원 판결에 대해 왕실과 정부는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지만 소송을 제기한 가디언은 환영의 뜻을 밝혔다.

찰스 왕세자의 업무를 담당하는 왕실 대변인은 "사생활 보호원칙이 지켜지지 않아 실망스럽다"고 발표했다.

일격을 당한 정부는 정보공개법 적용에 문제점이 드러났다며 법 개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법이 거부권 행사에 대한 취지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면 이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1,2심에 이어 최종 판결에서도 이긴 가디언의 앨런 러스브리저 편집국장은 "오늘은 투명한 정부로 가는 좋은 날"이라며 "독립된 사법체계와 언론자유의 소중함을 일깨운 결정"이라고 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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