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크림 병합 1년> 푸틴 "우크라 정권교체 뒤 병합 추진"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3-15 23:3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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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사태 조종 배후는 미국…혁명 주도자들 야누코비치 살해 계획"

<러시아 크림 병합 1년> 푸틴 "우크라 정권교체 뒤 병합 추진"

"우크라 사태 조종 배후는 미국…혁명 주도자들 야누코비치 살해 계획"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에서 정권 교체 혁명이 일어나 친서방 민족주의 세력이 권력을 잡은 뒤에야 크림을 병합하는 계획을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15일(현지시간)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크림 병합 1주년을 맞아 현지 국영 TV 방송 '로시야 1'이 방영한 특별 다큐멘터리 '크림, 조국으로 돌아오는 길'에서 "러시아 지도부는 키예프에서 정권 교체 혁명이 일어나기 전까진 크림을 우크라이나에서 떼어놓을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서 민족주의가 분출했을 때야 (다수가 러시아계인) 크림 주민들을 도울 계획이 수립됐다"면서 이후 크림 주민들을 상대로 한 비밀 여론조사에서 전체 주민의 75%가 러시아로의 귀속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주민투표를 밀어붙였다고 전했다.

크림은 지난해 3월 16일 주민투표에서 96%가 넘는 지지율로 러시아 귀속을 결정했고 이후 러시아는 신속한 절차를 거쳐 같은 달 21일 크림과 세바스토폴 특별시를 러시아 연방 구성원으로 받아들였다.

푸틴은 크림 주민투표 과정에서 러시아 군대를 현지에 투입한 이유에 대해 중앙정부에서 권력을 잡은 우크라이나 민족주의자들의 위협에서 벗어나 크림 의회가 제 기능을 수행하고 주민들이 자신들의 견해를 자유롭게 표현하도록 돕기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국제 조약상 러시아는 크림 내 군사기지에 2만여 명의 군인을 파견할 수 있지만 실제로 파견한 병력은 추가 투입 인원을 합쳐도 2만 명을 넘지 않았다며 따라서 러시아는 어떤 국제규범도 위반하지 않았다고 푸틴은 강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정권 교체 혁명의 배후에 대해 "표면상 유럽이 우크라이나 야권을 지지하고 있었지만 실제로 우크라이나 사건을 배후조종하는 것은 미국이라는 사실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정권 교체 혁명 과정에서 쫓겨난 친러시아 성향의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前)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러시아로 도피시킨 과정도 상세히 소개했다.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은 지난해 2월 21일 저녁 반정부 시위를 벌이던 야권의 압박에 밀려 수도 키예프를 떠나 자신의 정치적 지지기반인 동부 지역으로 도주했다가 러시아로 망명했으며 지금도 러시아에 머물고 있다.

푸틴은 "키예프를 떠나 (동부 도시) 하리코프를 거쳐 도네츠크로 이동한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지난해) 2월 22일 전화를 걸어와 만나고 싶다고 해 (우크라이나 동부와 접경한 러시아 남부 도시) 로스토프나도누에서 만나자고 했다"면서 "하지만 곧이어 야누코비치의 경호원이 전화를 걸어 로스토프나도누로 날아갈 수 없다면서 크림으로 이동하겠다고 했다"고 소개했다.

푸틴은 그러나 지도를 보니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크림으로 가다간 중간에 우크라이나 정부가 파견한 체포조에 걸릴 것이 분명했으며 체포조는 대화도 없이 그를 살해하기 위해 중기관총을 설치하고 있다는 정보가 들어왔었다며 이에 야누코비치를 구하기 위한 긴급 작전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 지시에 따라 특수부대원들을 태운 헬기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으로 투입돼 약 1시간 30분 동안이나 야누코비치 대통령의 차량행렬을 수색했으며 연료가 다 떨어져 기지로 귀환하려고 할 무렵 간신히 행렬을 찾아낼 수 있었다는 것이다.

푸틴은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러시아 정보기관의 도움을 받아 크림으로 이동해 키예프에서 정권 교체 혁명이 진행되는 동안 그곳에 머물렀다며 "처음엔 러시아 이주를 원치 않던 야누코비치가 키예프의 누구와도 협상할 수 없음이 분명해지자 러시아행을 요청했고 우리는 그를 데리고 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키예프의 혁명 주도자들은 권력 찬탈뿐 아니라 야누코비치를 살해하려는 계획도 갖고 있다는 정보가 들어왔었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의 정권 교체 혁명은 상당 부분 야누코비치가 결정적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결과이지만 그가 반정부 시위대에 발포 명령을 내리지 않은 일을 비난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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