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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족 연구학회'는 7일 일본 도쿄에 있는 오사카게이자이호과(大阪經濟法科)대학의 아시아태평양연구소 세미나실에서 2015년도 2차 보고회를 열어 조선족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
"한중일 문화·언어 아는 재일 조선족 역할에 기대"
가사이 일본 조선족연구학회장, 연구 보고회서 역설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중국 지린(吉林)성 옌볜(延邊)조선족자치주를 중심으로 거주하던 조선족은 정부의 개혁·개방 정책으로 한국에 70만 명, 일본에 10만 명 등 전 세계에 진출해 살고 있습니다. 외국 생활이 많게는 20년을 넘어가면서 거주국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죠. 글로벌화와 지역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조선족은 민족과 국경을 넘어서 아시아의 새로운 이주 모델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지난 7일 일본 도쿄에 있는 오사카게이자이(大阪經濟)법과대의 아시아태평양연구소 세미나실에서는 재외 조선족을 연구하는 조선족연구학회(회장 가사이 노부유키·笠井信幸) 주최로 '2015년 제2차 보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참가자들은 세계로 뻗어나가는 조선족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30여 명의 회원이 참여한 가운데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오태성 이바라키(茨城)그리스도대 감사는 '재한 조선족의 조직화와 권리운동'을 주제로 연구 성과를 소개했다.
오 씨는 한·중 수교 초기에 친인척 방문 등으로 한국을 찾은 조선족은 불법체류를 하며 취직한 경우가 많아 수동적으로 권리 운동에 참가했지만 2000년대에 들어서부터는 자신들의 처우와 지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 재외동포법 개정과 국적 회복 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재한 조선족만이 아니라 재일 조선족, 중국 본토 조선족 등 재외 조선족은 똑같은 고민거리를 안고 있는데 바로 아이덴티티 확립"이라며 "학계도 이 부분에 대한 고민과 연구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김영화 우쓰노미야(宇都宮)대 기반교육센터 연구원은 '일본에서 중국 아동 학생들의 중·고 진학에 대해서'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재일 조선족의 가장 시급한 과제로 '자녀 교육'을 꼽았다.
그는 "일본의 화교학교와 재일 한국인을 위한 한국학교는 각국 정부 등의 지원을 받는 데 비해 조선족은 후원자를 얻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모국어 습득은 정체성 확보와 올바른 역사관 정립에 매우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조선족 연구에 앞장서온 가사이 조선족연구학회 회장은 나고야대 교수로 재직하며 세계한인무역협회 일본 지바지회 고문 등을 맡기도 한 인물이다. 그는 9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일본에 재일 조선족이 10만 명이나 사는데 일본인은 아직도 조선족=북한 사람이라는 오해를 많이 한다"면서 "조선족의 아이덴티티와 다양한 분야에서의 활약 등을 연구해 존재감을 알리고 공생을 모색하는 게 연구학회의 목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중·일 3국의 문화와 언어를 아는 재일 조선족은 일본 기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만큼 자부심을 느낄 필요가 있다"며 "점차 늘어나는 재외 조선족 연구가 한층 폭넓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선족 연구를 위한 소모임이던 조선족연구회를 발전적으로 확대해 2007년 도쿄에서 발족한 조선족연구학회는 오사카에 지회를 두고 매년 3∼4차례 연구 보고회를 열고 있으며 연말에는 다양한 분야의 연구 성과를 집대성해 발표하는 전국대회를 열고 있다.
전체 회원은 120여 명에 이르며 주로 조선족 대학교수와 대학원생, 각종 연구소 연구원, 일본인 학자, 재일 한국인, 중국인 등 다양한 민족이 참여하고 있다.
가사이 회장은 "일본인에게 조선족을 체계적으로 알리기 위해 학회 이름으로 '조선족 백과사전'을 발간할 계획"이라며 "조선족의 역사, 문화뿐만 아니라 전 세계 분포와 직업군 등 다양한 내용을 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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