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자선기관들 '지하디 존' 옹호단체 자금지원 중단
(서울=연합뉴스) 정일용 기자 = 영국 자선기관 2곳이 이슬람국가(IS) 대원으로 인질참수 영상에 등장한 '지하디 존'(모함메드 엠와지) 등 무슬림을 옹호한 '케이지'(CAGE·Cageprisoners)에 대한 자금지원을 끊었다고 케이지 측이 밝혔다.
'테러와의 전쟁' 정책 반대와 무슬림 인권옹호를 위해 런던에서 활동하는 케이지는 '로딕 재단'과 '조지프 로운트리 자선신탁'으로부터의 지원 중단을 수용했다고 CNN이 9일 보도했다.
조지프 로운트리 자선신탁은 2007년, 2008년, 2011년에 모두 30만5천 파운드(약 5억1천만원)를 케이지에 제공했다. 로딕 재단은 2011~2012년 네 차례에 걸쳐 모두 12만 파운드(약 3억원)를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지 대변인 아만들라 토머스 존슨은 지난 6일(현지시간) "우리는 그들의 결정을 존중하며 지금까지 지원에 감사한다"며 "이들 두 단체는 영국 무슬림시민사회의 발전에 중요한 기여를 했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영국자선위원회는 케이지 측이 자선기금 사용처에 관한 우려를 더 크게 만들어 '확고한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고 뒤이어 두 자선단체가 지원을 중단했다.
영국자선위원회는 "케이지 측의 성명은 자선행위에 대한 일반인의 믿음을 훼손하고 케이지 활동에 지원을 하는 것이 자선인지 의문을 불러 일으킨다"며 "케이지는 자선단체가 아닌데도 영국 단체들의 지원을 받았다. 우리 위원회는 이 같은 자금지원이 자선활동의 신뢰도를 훼손할 것이라고 우려해 왔다"고 말했다.
케이지 대변인 토머스 존슨은 "영국 이슬람 사회에 냉전을 일으키려는 그들의 목적이 또다시 나타났다"며 "케이지는 앞으로도 권력층에 진실을 말하고 그들이 의무를 다할 것과 그들에게 투명성을 요구하는 원칙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케이지 지지자들 또한 트위터로 영국자선위원회와 두 자선단체의 지원 중단 결정을 비난했다.
한편, 케이지는 영국 당국의 조치가 엠와지를 급진 성향으로 몰아갔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엠와지가 케이지에 보낸 이메일에는 영국 당국이 새로운 삶을 위한 그의 계획을 파탄시키고 도움을 받으려는 시도를 무산시킴으로써 필사적으로 몸부림치는 한 사람의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고 케이지 측은 밝혔다.
엠와지는 당국으로부터 받는 고통에 괴로워했고 그것을 끝낼 합법적 지원을 받으려 했다고 케이지 측은 덧붙였다.
쿠웨이트 출신 엠와지는 그가 받은 도움에 고맙다는 인사를 하기 위해 케이지 사무실에 들리곤 하는 "공손하고 아름다운 젊은이"였다는 것이다.
지난 2009년에는 영국 당국이 그를 못살게 군다면서 도움을 요청하러 케이지에 들렀다고 한다. 그러나 이제 엠와지는 서방 인질 참수 영상에 나오는 마스크를 쓴 남자라고 미국 관리들이 밝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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