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회의 나흘뒤…' 푸틴, 크림반도 합병 비화 공개
(모스크바 AF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크림반도 합병을 명령하기 직전의 비화를 공개했다.
푸틴 대통령은 국영 로시야 1 TV방송이 특별 다큐멘터리의 본방송을 앞두고 8일(현지시간) 공개한 예고편에서 지난해 이맘때 단행한 크림 반도 합병 결정의 배경을 언급했다.
예고편에 따르면 푸틴은 지난해 2월 거센 친서방 시위대에 밀려 수도 키예프를 탈출한 빅토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구출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정보기관장들과 심야 회의를 가졌다는 것이다.
푸틴은 "우리는 아침 7시가 돼서 회의를 끝냈다. 자리를 떠날 때 동석자들에게 크림 반도를 러시아로 귀속하는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술회했다.
회의 나흘 뒤 정체를 알 수 없는 군인들이 크림 반도 지역 의회를 장악했고 의원들은 표결을 통해 서둘러 러시아 병합을 승인했다. 크림 반도는 3월 18일 정식으로 러시아 영토로 귀속됐으며 국제적인 비난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벌어진 군사작전은 베일에 가려져 있었고 러시아군의 무력행동이라는 의혹이 점점 더 높아가고 있음에도 푸틴 정권은 크림반도 현지 주민들이 개입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개입설을 한사코 부인했다.
로시야 1 TV 방송이 내보낸 예고편에서 푸틴은 러시아군이 친러시아 성향의 야누코비치 대통령을 구출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동부 도시 도네츠크까지 진격할 준비가 돼 있었다고 말했다.
푸틴은 "그는 (러시아군이 구출하지 않았다면) 살해당했을 것"이라고 말하고 "우리는 그를 육로나 해로, 공로를 통해 도네츠크 밖으로 빼낼 준비가 돼 있었다"고 말했다.
야뉴코비치 대통령은 군사작전이 벌어진 이후 러시아 남부 도시 로스토프에 다시 모습을 나타냈으며 지금까지 줄곧 우크라이나로 되돌아가지 않고 있다.
로시야 TV 방송은 이날 예고편만 소개했을 뿐, 다큐멘터리가 언제 방송될 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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