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평온한 코펜하겐 주택가·기차역 뒤흔든 총성
(서울=연합뉴스) 이유미 기자 =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이 토요일 오후와 일요일새벽에 걸쳐 주말 주택가와 도심 기차역 인근 유대교 회당을 뒤흔든 총격으로 큰 혼란에 휩싸였다.
14일(현지시간) 오후 코펜하겐의 '크루트퇸덴' 문화센터에서 발생한 총격은 밸런타인데이를 겸한 토요일 오후 평온한 시간을 보내고 있던 주택가 주민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
카페를 겸한 복합 문화공간인 크루트퇸덴 센터에 수십 발의 총성이 울려 퍼진 것은 이날 오후 4시께.
당시 이곳에선 '예술, 신성모독, 표현의 자유'를 주제로 한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행사에는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에 대한 풍자 그림으로 2007년 이후 줄곧 살해 위협을 받아온 스웨덴 출신 예술가 라르스 빌크스가 참석 중이었다.
용의자는 자동소총을 이용해 센터 바깥에서 안쪽을 향해 총을 난사했다. 창문에는 여러 개의 총탄 흔적이 선명하게 남았다.
목격자들 진술에 따르면 당시 순식간에 20~40여 차례 총성이 울려 퍼졌고 겁에질린 참석자들은 일제히 바닥에 엎드리거나 테이블 밑으로 기어들어 가는 등 행사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경찰이 밝힌 용의자는 1명으로, 폭스바겐 폴로 차량을 타고 도주해 아직 잡히지 않았다. 그가 탔던 차량은 몇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
경찰이 배포한 사진을 보면 용의자는 검은 상하의 차림에 고동색 털실 모자를 쓰고 있으며 얼굴은 복면으로 가린 모습이다.
평소 가족 단위 방문객이 즐겨 찾는 문화 센터가 1명이 숨지고 3명이 부상하는 총격 테러의 현장이 되면서 주변 주택가는 긴장에 휩싸였다. 이 지역은 현재 경찰의 통제를 받고 있다.
1990년 개관한 크루트퇸덴 센터는 코펜하겐에서도 가장 가족 친화적인 지역 중 하나로 꼽히는 주택가 안에 있다고 dpa 통신은 전했다. 센터 주변에는 대중 수영장이 있으며, 멀지 않은 곳에 축구 구단 FC코펜하겐의 홈 구장도 있다.
이 때문에 평소 크루트퇸덴 센터 내 카페에서는 문화 행사 외에도 아이들이 참석하는 파티와 벼룩시장이 자주 열리곤 했다. 크루트퇸덴은 이날부터 무기한 잠정 폐쇄한다고 페이스북을 통해 밝혔다.
몇시간 뒤 코펜하겐 유대교 회당 인근에서 발생한 총격도주민들의 밤잠을 설치게 했다.
15일 0시를 좀 넘긴 시간 유대교 회당 본부 건물 밖에서 발생한 총격으로 경찰 2명 등 3명이 부상했다.
이번 총격으로 인근에 있던 대형 기차역 겸 지하철역인 노레포트역에 대피령이내려지는 등 밤새 긴장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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