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외환보유액 2009년 금융위기 때보다 더 줄어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의 외환보유액이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어 금융 통제력 상실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러시아 중앙은행에 따르면 이달 6일(현지시간) 현재 외환보유액은 3천747억 달러로 일주일 전인 지난달 30일의 3천763억 달러보다 16억 달러가 줄었다.
이는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 13일의 외환보유액 3천761억 달러보다 더 작은 규모로 3천721억 달러까지 떨어졌던 2007년 5월 4일 이후 최저치다.
러시아의 외환보유액은 지난 한 해 동안 약 1천200억 달러가 감소해 지난해 말 3천900억 달러 이하로 내려왔으며, 특히 금융 혼란이 극에 달했던 12월 한 달 동안엔 무려 330억 달러 이상이 줄었다.
외환보유액은 이후로도 빠른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중앙은행이 여전히 불안한 현지 통화 루블화 환율 유지를 위해 외환 시장에 개입하고 시중 은행들에 유동성을 제공하기위해 환매조건부채권 매입에 나서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999년 4월 초 100억 달러대까지 떨어졌던 러시아의 외환보유액은 2000년대 들어 국제유가 상승과 함께 계속 불어나 2008년 8월에는 사상 최고치인 5천981억 달러까지 올라갔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외환보유액이 아직은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감소 추세가 지속돼 3천억 달러 이하 수준으로 떨어질 경우 정부의 효율적 금융통화정책 수행에 부담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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