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재벌들, 소치올림픽 시설 정부에 떠넘겨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2-06 12: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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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재벌들, 소치올림픽 시설 정부에 떠넘겨



(소치<러시아> AP=연합뉴스)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이 열린 지 1년 만에 러시아 재벌들이 자신들이 투자한 올림픽 시설들을 정부에 떠넘기고 있다.

최근 러시아 경제위기 속에서 재벌들이 수십억 달러 규모의 투자 손실을 만회할 방법으로 올림픽 시설 떠넘기기에 나선 것에 대해 정경 유착에 기반한 '정실 자본주의'의 증거라는 비판이 러시아 야권에서 나온다.

지난해 2월 7∼23일 열린 소치올림픽은 애초 계획보다 훨씬 많은 510억 달러(약 55조5천600억원)의 개최비용이 들어 역대 가장 비싸게 치른 올림픽으로 평가된다.

대표적인 예가 스키장과 스키점프장이다. 사상 최초로 여성 스키점프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돼 주목받은 스키점프장 건설 현장은 푸틴 대통령이 직접 방문했다. 하지만, 건설 비용은 애초 예상비용 4천만 달러(약 435억원)보다 훨씬 많은 3억 달러(약 3천265억원)가 들었다.

러시아 정부는 재벌들을 민간투자자로 참여시켜 비용을 분담하는 방식으로 소치올림픽 비용을 충당했다.

이에 러시아 최대의 상업은행인 스베르방크는 스키장과 스키점프장 건설 사업에 17억 달러(약 1조8천500억원)를 대출해줬다. 스베르방크 회장은 푸틴 대통령의 측근인 게르만 그레프다.

스베르방크는 이 스키장과 스키점프장을 소치올림픽 때 미디어센터로 활용됐던 지방정부 소유의 건물과 맞바꾸기로 했다. 부총리실도 이런 거래가 있었다고 최근 확인했다.

억만장자 기업인 빅토르 벡셀베르크도 올림픽파크 인근에 5억 달러(약 5천441억원)를 들여 지은 호텔 두 곳 중 하나를 정부에 팔았다. 이로써 호텔 두 곳의 건설 비용의 90% 해당하는 4억5천만 달러 규모의 대출도 정부로 넘어갔다.

이외에도 상당수의 러시아 재벌들이 소치올림픽 시설을 정부에 팔기 위해 적절한 시점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주요 야권 인사인 미하일 카시야노프 전 총리는 5일(현지시간) "소치 올림픽 관련 시설을 (정부에) 줘버리는 것은 경제 위기 상황에 (재벌들이) 비용을 절감하는 방법"이라고 꼬집었다.

이런 가운데 소치 주민들도 애초 약속받았던 경제적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85억 달러(약 9조 2천500억원)를 투자해 흑해와 소치 지역을 연결하는 철도는 운행비용을 댈 주체를 둘러싼 다툼이 계속되면서 열차 운행이 중단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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