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내부자들', 이병헌·조승우·백윤식이 가득 채운 130분

부자동네타임즈 / 기사승인 : 2015-11-03 15:3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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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호 작가의 미완결 원작 웹툰 '내부자들', 우민호 감독 통해 영화로 완결
△ △ 배우 이병헌, 조승우, 백윤식(상단부터)이 영화 '내부자들'에서 열연하는 모습. <사진제공=쇼박스>


(서울=포커스뉴스) 정치인의 스캔들이 터졌다. 언론과 대중이 들끓었다. 그리고 "제가 걸어온 길은 당당하다"라는 당당한 정치인의 고백이 전파를 탄다. 영화 '내부자들'의 첫 장면이다. 그리고 이는 묘하게 현실과 닮아있다.

'내부자들'에는 유력한 대통령 후보 장필우(이경영 분)가 등장한다. 그를 만든 것은 유명 논설위원 이강희(백윤식 분)와 정치 자금을 대준 오회장(김홍파 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을 도와 일했던 정치깡패 안상구(이병헌 분)은 어느 순간 나락으로 떨어진다. 또, 검사 우장훈(조승우 분)은 위로 오르기 위해 거물급 인사의 게이트를 열어야 한다. 족보도 없는 검사에게는 장필우만이 그 열쇠다.

캐릭터의 설정부터 대한민국의 일면을 담았다. 정치깡패 안상구는 이강희의 말에 따라 움직였다. 안상구는 형님으로 이강희를 따르지만, 이강희에게 안상구는 깡패일 뿐이다. 우장훈은 대한민국의 정의를 지키고 싶었다. 하지만 경찰로 일할 때는 경찰대 출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자신의 실적이 가려졌다. 그래서 그는 이를 갈고 검찰이 됐다. 하지만 경찰 출신 검사는 족보도 없는 검사일 뿐이다. 영화 속 세상은 참, 강한 자에게는 한없이 약하고, 약한 자에게는 한없이 강하다.

'내부자들'을 연출한 우민호 감독은 "윤태호 작가의 원작 웹툰은 대한민국에 뿌리박혀있는 고질적인 한국 사회의 부패와 비리, 그런 것들이 생성되는 고질적인 시스템에 집중했다. 반면 영화 '내부자들'은 시스템 안에 속해있는 개인들의 치열한 대결로 영화를 그렸다. 과연 누가 살아남을 것인지를 관객들이 궁금해하며 따라가길 바랐다"라고 작품 의도를 설명했다.

그의 말처럼 '내부자들'에는 대한민국의 시스템이 등장한다. 정치인, 재벌, 검찰, 언론 그리고 이들의 그림자인 조직폭력배까지 보여준다. 시스템을 대표하는 인물들이 캐릭터로 설정됐지만, 여전히 방대하다. '내부자들'은 방대한 시스템에 속한 다양한 인물들의 설명을 자막으로 대신한다. 빠른 전개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불친절하게 관객들에 기억을 강요한다.
 

'내부자들'에서 조승우와 이병헌(좌측부터)은 팽팽한 연기대결을 선보인다. <사진제공=쇼박스>

 
‘내부자들’의 130분이라는 시간을 가득 채우는 것은 명불허전의 배우들이다. 이병헌은 첫 전라도 사투리 연기에 도전한다. 정치깡패 역을 맡아 외관적으로 파격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겉모습만이 아니다. 의수를 사용하는 모습, 불투명한 유리 넘어 보이는 이병헌의 용변 보는 모습 등은 그가 안상구 역을 맡아 얼마나 열의를 가졌는지를 짐작게 한다.

그런 이병헌과 만나 평평한 무게감을 유지하는 것은 조승우다. 2일 서울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점에서 열린 '내부자들' 기자간담회에서 조승우는 "우장훈 검사가 족보 없는 인물이기 때문에 사투리 역시 족보 없는 사투리를 해봤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사투리는 그의 캐릭터에 중요하지 않았다. 현실과 타협 하는듯하면서도 정의를 이야기하는 조승우는 '내부자들'의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유지하는 역할을 해낸다.

백윤식은 논설위원 이강희 역을 맡아 그의 목소리처럼 묵직한 연기를 선보인다. 현재 유력 대통령 후보가 된 장필우 의원(이경영 분)을 캐스팅해서 여의도에 데뷔시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힘을 가진 인물이다. "보기 힘들다, 보여진다, 매우 보여진다"의 차이를 말하는 그 역시 마지막까지 이병헌, 조승우와 팽팽한 줄다리기를 유지하며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끝까지 궁금증을 놓을 수 없는 것은 관객들의 몫이다. '내부자들'을 접하는 관객들은 바로 매일같이 손바닥 위 휴대전화에서 뉴스를 접하는 그들이다. 우민호 감독은 기자간담회에서 "흔히 접하는 뉴스에 환멸을 느낀 사람들이 시선을 회피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우리들의 문제니 절대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을 '내부자들'을 본 관객들이 가졌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과연 정치인, 재벌, 검찰, 언론 그리고 이들의 그림자인 조직폭력배의 시스템 속에서 살아남는 인물은 누구일까? 이병헌, 조승우, 백윤식을 비롯해 이경영, 김홍파, 배성우, 조재윤 등의 명품 배우진이 이야기의 빈틈까지 꽉 채웠다. 11월 19일 개봉한다.
  

△ 배우 이병헌, 조승우, 백윤식(상단부터) 영화 '내부자들'에서 열연하는 모습. <사진제공=쇼박스>

 
조명현 기자 midol13@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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