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언급한 '봉숭아학당'…정당 회의 어땠길래?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8-11 16: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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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지난 공천서 계파 대표 김무성-서청원 '충돌'

野 정청래 '공갈', 이용득 '욕설', 유승희 '노래'
△ 새누리당, 회의 공개발언 없음

(서울=포커스뉴스) 이정현 새누리당 신임 대표가 최고위원회에서 최고위원들의 공개 발언권을 제한했다.

박명재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전날(10일) 브리핑에서 "모든 사람이 특정 주제가 없이 (발언을) 하게 되면 회의가 효율성이 떨어진다"며 "봉숭아학당을 면하자는 얘기"라고 강조했다.

실제, 이정현 대표는 11일 오전에 열린 제2차 최고위언 회의 석상에서도 "기자들에게 "(회의 취재가) 30초면 되겠느냐"며 "내실있는 회의 중심으로 하겠다"며 회의를 곧바로 비공개로 전환했다.

'봉숭아학당'은 한 방송사의 개그 프로그램에서 12년 동안 진행된 대표적인 장수 코너다. 한 자리에 모인 캐릭터들이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해서 교실이 온통 난장판이 되면 선생님 역할을 맡은 개그맨이 당황을 하며 수업을 마쳐버리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이 때문에 같은 당의 정치인들이 회의 자리에서 서로 엇갈리는 발언을 하거나, 상식적이지 못한 행동을 하면 '봉숭아학당'에 비유되곤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거 최고위원회의는 진짜 '봉숭아학당'과도 같았을까.

새누리당은 지난 김무성 대표 체제 당시 공개석상에서 최고위원간 이견을 보이는 일이 잦았다. 특히 4·13 총선을 앞두고 계파간 갈등을 겪는 모습이 비춰지면서 총선 패인이 됐다는 분석도 있었다.

지난해 10월, 김무성 대표와 친박계 좌장 서청원 최고위원이 당 회의 공개 석상에서 공천 방식을 두고 충돌을 빚었다.

당시 김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천방식에 관해 "당헌당규만 따른다면 문제가 없다"며 "공개발언과 비공개발언 구분해달라고 부탁드렸다. 언론플레이를 자제해 달라"며 친박계를 겨냥하자, 이에 서 최고위원은 "언론플레이를 자주하는 것은 김무성 대표"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또 서 최고위원이 "김 대표는 공개, 비공개발언 구분 해달라고 주문했지만, 솔직하게 언론플레이를 자주 하는 것은 김대표"라며 "자기는 할 말 다 해놓고 그렇게 말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다"며 발언 수위를 높였다.

서 최고의원의 '언어도단' 발언 직후 이들은 서로 얼굴을 붉히며 "그만합시다"라며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했다.


공천작업 막바지에 다다른 지난 2월에도 이들은 또다시 충돌했다.

김 대표는 당시 이한구 공관위원장과의 갈등과 관련해 "당 대표로서 공천관리위원회가 당헌당규의 입법취지에 벗어나거나 최고위에서 의결된 공천룰 범위에 벗어나는 행위를 하는 것에 대해 제어할 의무가 있다"면서 "앞으로도 이것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에 서 최고위원은 김 대표가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에 대해 "그런 얘기 하면 안 된다. 당이 대표의 독선이나 독단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모든 것이 최고위에서 합의돼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자꾸 용납하지 않겠다 하면…"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가 "똑같은 말 반복시키는데 공관위가 당헌당규 (입법취지에 벗어나는 걸) 제가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고 다시 말하자 서 최고위원도 "앞으로 그런 언행 분명히 용납하지 않겠다"며 재차 김 대표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그러자 김 대표가 "그만하세요"라고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났고 원유철 원내대표 등 일부 최고위원들이 뒤따라 회의장을 나가며 평소와 달리 비공개 전환 없이 회의가 끝났다.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김태호 최고위원은 "당 잘 돌아간다. 국민이 이런 모습을 보고 어떻게 이야기할지 정말 부끄럽다. 지도부에서 계속 이런 모습을 보이다니"라고 말했다.



18대 국회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있다. 홍준표 경남지사가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대표 시절이던 2011년. 홍 대표는 당시 최고위원이었던 원희룡 현 제주지사와 당직 인선과 관련해 마찰을 빚었다.

지난 2011년 7월 당시 공석이었던 당 사무총장 임명을 두고 홍 대표가 자신의 측근인 김정권 의원을 발탁했다. 이에 원 최고위원이 최고의원 간 합의가 없었다고 반발하며 공개석상에서 홍 대표와 언쟁을 주고받았다.

당시 원 최고위원은 "당직 인선은 표결이 아닌 합의로 한다는 원칙에 어긋난다. 당직인선 당당하게 하라"며 항의했고 이에 홍 대표가 "나는 원칙이 없고 당신들만 원칙이 있느냐"고 언성을 높였다. 이후 원 최고위원은 회의실에서 퇴장했고 이 모습이 고스란히 언론에 노출됐었다.



공개석상에서의 당 지도부 마찰로 '봉숭아학당'이 연출되는 것은 여당뿐만 아니라 야당서도 종종 발생했다.

지난해 5월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정청래 최고위원이 '친노 패권주의'를 비판하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가 이내 보류한 주승용 최고의원에게 "공갈 치는 것이 문제"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에 주 최고위원은 "공개석상에서 이런 말 쓰는 것은 정말 치욕적"이라며 사퇴를 선언하고 회의장을 나갔다.

이들의 다툼에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회의 석상에서 유승희 최고위원이 어버이날이라며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며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같은 해 7월에도 유승희 최고위원이 회의에서 정봉주 전 의원의 특별사면을 촉구하자 이용득 최고위원이 욕설을 하기도 했다.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치인 사면 발언을 자제하기로 결정했던 상황.

이 최고위원은 유 최고위원에게 "걸핏하면 당을 물어뜯는다. 똑바로 하라"고 고함을 쳤다. 이에 유 최고위원이 "왜 반말하세요?"라고 항의하자 이 최고위원은 "당이 싫으면 떠나면 되지 왜 당을 상처내느냐"고 말하며 욕설을 하기도 했다.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취재진에게 지도부를 비롯한 최고위원의 모두발언 공개 없이 비공개 회의로 전환한다고 설명 하고 있다. 2016.08.11 강진형 기자 인기 개그 코너 '봉숭아학당' <사진출처=유튜브 갈무리>정청래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15.11.18 박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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