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號, '봉숭아학당' 언급하며 '입단속'…비박계 반발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8-11 15: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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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 효율성도 없고 봉숭아학당 면하자는 것"

일각선 비박계 언로 차단 의구심도 제기
△ 회의실로 들어서는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

(서울=포커스뉴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신임 지도부의 공식 회의 석상에서의 발언권을 제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새누리당 신임 지도부는 전당대회 다음날인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첫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최고위원들 간 이견이 있는 사안에 대해선 발언을 제한키로 했다.

박명재 사무총장은 최고위원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앞으로 당 대표와 원내대표의 공개 발언을 원칙으로 하고, 필요한 경우에만 최고위원들이 말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박 사무총장은 이어 "가급적 이견이 있는 분야나 당내의 문제에 대해서는 비공개 토론을 통해 심도깊은 논의를 통해 조율되고 정제된 내용을 당 대변인을 통해 발표하는 운영 방식의 변화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최고위원들의 공개 발언권이 없어지는 것'이라는 지적에 "완전히 그런 것은 아니"라면서 "모든 사람이 특정 주제가 없이 (발언을) 하게 되면 회의가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답했다. 이어 "거의 모든 최고위원들이 동의를 했다"며 "봉숭아학당을 면하자는 얘기"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당 안팎에선 그 배경을 두고 여러 목소리가 나온다.

일단, 지금까지의 지도부가 '봉숭아학당'이라는 비판을 받아왔기에 이를 막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다. 이는 새누리당 지도부의 공식 입장이다.

지금까지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 등에선 지도부의 갈등이 고스란히 드러났었다. 당내 갈등으로 인해 계파로 갈린 최고위원들 사이에선 고성이 오가기도 했으며 막말도 등장했다.

이에 당내 갈등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기존의 최고위원회 운영 방침을 그대로 고수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 때문 아니겠느냐는 것이다.

그렇지만 일각에선 비박계의 언로를 차단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하고 있다.

이정현 대표 체제의 지도부는 친박계 일색이지만 이 가운데 비박계 인사도 있다. 비박계인 강석호 최고위원은 전날 첫 회의에서도 친박을 겨냥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는 "전당대회에서의 당원들 선택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며 "당원들이 의문 갖고 있는 사항은 하나씩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강 최고위원은 이어 "현재 해결해야 할 복잡한 일들은 빠른 시일 내에 체제가 잡히면 투명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전당대회 직전에 불거진 최경환·윤상현 의원의 공천개입 녹취록 파문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비박계는 당의 공식 채널인 강석호 의원을 통해 자신들의 입장을 대변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 같은 루트 자체가 차단됐다.

게다가 내년 대선을 앞두고 당내 대선 잠룡들 상당수는 비박계 인사들이다. 그간 친박계의 반기문 영입설 등이 꾸준히 나왔기에 대선을 앞두고 계파간 갈등이 불 보듯 뻔한 상황에 비박계의 공식적인 입을 막아버리기 위한 것 아니냐는 주장도 있다.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실로 들어서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 대표와 원내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의 모두발언 공개 없이 잠깐의 촬영시간만 주어진 뒤 비공개로 전환 했다. 2016.08.11 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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