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입장에서 수수료 수익 많지 않아도 판매는 쉬워
(서울=포커스뉴스) 2016년 상반기 KB국민은행의 방카슈랑스(Bancassurance) 신규 판매액이 2015년 상반기에 비해 대폭 늘어났다.
국민은행의 방카슈랑스 신규 판매액 증가 배경에는 양로보험이 있어, 추후 은행은 불완전판매에 따른 불만에 직면할 소지가 높은 실정이다.
11일 KB국민은행의 올해 상반기 실적 자료에 따르면 국민은행이 판매한 상반기 방카슈랑스 신규 판매 실적은 1조1554억원으로 2015년 상반기 6537억원과 비교할 때 무려 76%(5006억원)나 증가했다.
올 상반기 외에도 국민은행의 방카슈랑스 신규 판매액은 매분기 증가세다. 2015년 1분기 3470억원, 2분기 3067억원, 3분기 6371억원, 4분기 5824억원, 올해 1분기 6937억원, 2분기 4606억원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최저보증이율(최저로 보장해주는 금리)이 높은 양로보험을 집중적으로 팔았다. 저금리가 지속되다 보니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고 보장성도 있어 고객 수요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실제 동양생명의 양로보험 최저보증이율은 2.3%수준으로 은행의 예·적금 가중 평균 금리인 1%대보다 훨씬 높은 상황이다.
그러나 양로보험의 성격상 불완전판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다분하다. 양로보험은 사망보험과 저축성보험이 합쳐진 보험 상품으로 은행의 저축과는 개념이 다른 상품이다. 보험상품이기 때문에 장기로 유지해야하며, 중도 해지시 원금 전액을 받을 수도 없다. 만약 국민은행 설명대로 '상대적 고금리'만을 내세울 경우 고객은 '만기가 긴 저축'이라고 여길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 역시 은행 창구가 혼잡할 경우 상품 설명을 충분치 못하게 할 확률이 높다고 진단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은행이 판매에 집중한 양로보험은 보장성 보험에 비해 상대적으로 팔기 쉽다. 금리를 들먹이면 되기 때문"이라며 "금리가 높다는 점만 강조했던 일부 은행 창구직원들은 가입자의 민원을 받게 될 소지도 높다"고 설명했다.
또 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어 양로보험 위주의 국민은행 방카슈랑스 판매 전략은 보험사의 금리 리스크를 키울 여지가 있다. 2020년 도입 예정인 보험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가 도입되면 저축성 매출은 부채로 잡히기 때문에 이에 대비해 보험준비금도 더 쌓아야 한다. 보험사가 당장 가입자를 늘릴 수 있는 저축성보험 판매를 늘리지 않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한편, 국민은행의 방카슈랑스 수수료 수익은 미미했다. 작년 상반기와 올 상반기를 비교할 때 판매액은 76%나 증가했지만 수수료 수익은 3% 늘어나는데 그쳤다. 방카슈랑스를 통해 벌어들인 수수료는 2015년 상반기 45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465억원으로 3%(15억원) 증가에 그쳤다.
판매액 대비 수수료 수익이 줄어드는 경향은 작년부터 지속되고 있다. 2015년 2분기 방카슈랑스 신규 판매액은 3067억원이며 2015년 3분기 신규 판매액은 6371억원으로 무려 107%(3304억원)나 증가했다. 하지만 이에 비해 수수료 수익은 216억원에서 285억원으로 31.9%(69억원) 증가에 머물렀다.
작년 4분기와 올해 1분기를 비교할 때 판매액은 늘었으나 수수료 수익은 줄어드는 역전 현상도 보인다. 작년 4분기 신규판매액은 5824억원에서 올 1분기 6937억원으로 19%(1113억원)가량 늘었지만 수수료 수익은 272억원에서 260억원으로 약 4%(12억원) 감소했다.
은행업계선 올해 도입된 '수수료 분급제'와 신계약 수수료 인하 요인이 컸다고 분석했다. 수수료 분급제는 매월 납입하는 보험 상품에 한해 판매 첫해 30%만 수수료를 은행에 지급하고 나머지 수수료를 계약 기간에 나눠 지급하는 제도다. 과거에는 방카슈랑스 판매 첫해에 보험사가 은행에 수수료를 100% 지급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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