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전·현 대표의 '극과 극'…2016 이정현 vs 2014 김무성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8-10 16: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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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본색' 이정현 지도부 vs '비박 장악' 김무성 지도부

우병우 사퇴 미온적 이정현 vs 김기춘 강한 비판 김무성

원외 인사 중용 이정현 vs 현역 위주 인선 김무성
△ 김무성·이정현, 대화는?

(서울=포커스뉴스) 새누리당 8·9전당대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腹心)으로 불리는 이정현 후보가 당선, 친박 주류 위주의 지도부가 구성됐다. 지난 2014년 7·14전당대회를 통해 구성된 김무성 지도부와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전임 김무성 지도부는 출범 당시 비박계가 주류를 이루고 있었지만, 이정현 지도부는 김무성 전 대표의 측근인 강석호 최고위원을 제외한다면 친박계 일색이다. 이에 '도로친박당'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

선수(選數) 역시 큰 차이가 난다. 전임 김무성 지도부가 평균 4선 이상의 중진의원으로 구성됐다면, 이정현 지도부의 경우 재선을 조금 웃돌아 전임 지도부에 비해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지도부의 과제 역시 차이가 있다. 김무성 지도부의 경우 출범 직후 7·30 재보궐선거를 코 앞에 두고 있었지만, 이정현 지도부의 경우 내년 4월에 있을 재보선, 12월에 있을 대선까지는 여유가 있다.

집권여당의 현(現) 지도부와 전(前) 지도부의 차이점 이모저모를 톺아보자.


◆'친박 본색' 이정현 지도부 vs '비박 장악' 김무성 지도부

먼저 가장 확연히 드러나는 것은 지도부의 계파 구성이다.

이정현 지도부의 경우, 이정현 대표를 필두로 친박 강성으로 분류되는 조원진·이장우 최고위원과 코레일(KORAIL) 사장을 지낸 최연혜 최고위원 등으로 구성됐다. 비박계는 김무성 전 대표의 측근인 강석호 최고위원이 유일하다.

반면 김무성 지도부의 경우, 비박계 좌장 김무성 전 대표와 당시 친이계 김태호 전 최고위원, 중립 성향의 이인제 최고위원, 원조친박이지만 비박계와 특별히 각을 세우지 않았던 김을동 전 최고위원 등으로 구성됐다. 당시 친박 주류는 김 전 대표와의 경선에서 패배한 서청원 전 최고위원 뿐.

서청원 전 최고위원은 지도부 출범 당시 약 10여일간 공식 일정에 건강 상의 이유로 불참하며 불편한 심경을 내비친 바 있다.

선수 역시 큰 차이를 보인다. 19대 국회에 출범했던 김무성 지도부는 김무성(당시 5선) 전 대표를 포함해 서청원(7선)·이인제(6선) 전 최고위원 등 중진급 인사로 평균 4.4선의 지도부가 구성됐다.

반면 이정현 지도부의 경우, 3선의 이정현 대표, 조원진·강석호 최고위원과 재선의 이장우 최고위원, 초선의 최연혜 최고위원 등 평균 2.4선의 의원들로 구성됐다.

협상 파트너인 더민주 김종인 비대위는 평균 3선 이상의 비대위원으로 구성돼 있고,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14대 국회에 입성해 빼어난 정무적 감각을 자랑하는 것을 고려한다면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병우 사퇴 미온적 이정현 vs 김기춘 강한 비판 김무성

두 대표들의 청와대 인사 관련 발언도 큰 차이를 보인다. 이정현 대표가 '우병우 거취' 논란에 대해 말을 아꼈던 것과 달리 2년 전 김무성 전 대표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향해 거침없는 비판을 가했다.

이정현 대표는 9일 당 대표에 선출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우병우 민정수석비서관의 거취에 대해 "특정 사안에 대해 당선된 지 몇 시간 내로 말할 순 없다"며 답변을 아꼈다.

당 대표 경선 초반에도 TV토론회에 참여해 "진위를 먼저 가리는 것이 중요하다"며 사퇴 반대 의사를 밝히다가 경선 말미에서야 "국민 여론이 매우 좋지 않다"고 입장 변화를 시사하기도 했다.

반면 김무성 전 대표는 대표 출마를 선언했던 2014년 6월 '왕실장' 논란이 일었던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겨냥해 "당과 청와대 관계를 너무 수직적 관계로 만든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또 대표에 당선된 후에도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행적 논란에 대해 "그런 유언비어가 퍼진 것은 국회에서 답변을 잘 못한 김기춘 비서실장에 책임이 있다"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한편, 이정현 대표와 김무성 전 대표는 두 사람 모두 당선 직후 '계파 갈등'의 종식을 선언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정현 대표는 9일 당 대표 수락연설에서 "지금 이 순간부터 새누리당에는 친박, 비박 그리고 그 어떤 계파도 존재할 수 없음을 선언한다"고 했고, 김 전 대표 역시 2014년 7월15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오늘부터 친박·비박은 이제 없다"고 선언했다.


◆원외 인사 중용 이정현 vs 현역 인선 김무성

전·현 지도부의 행보도 차이를 보인다. 김무성 전 대표는 당선된지 약 3주 만에 당직 인선의 '핵심'인 사무총장에 이군현 의원을 임명했다. 7·30재보선이라는 큰 과제가 해결되자마자 빠르게 인선을 진행한 것.

반면 이정현 대표는 10일 현 박명재 사무총장을 당분간 유임할 뜻을 내비치며 "모든 것이 느리게 진행될 것이다. 제대로 (당무를) 파악하고 나서 거기에 맞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현 대표가 원외 인사 중용의 뜻을 비친 것 역시 전임 지도부와는 차이를 보인다. 김 전 대표는 각급 본부장과 위원장을 현역 의원 위주로 편성했다.

이정현 대표는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 등에 대해 "원외 인사 중에서 참여를 하게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원외 인사 중용의 뜻을 피력했다.

또 "의원총회에 앞서 원외 인사들의 총회를 먼저 개최할 것"이라며 "(원외 인사들이) 시간적 여유로 봐서 원내 인사보다 충분히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했다.

이 대표의 원외인사 중용 의지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원외 인사들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당 대표로서의 권한은 이정현 대표가 김무성 전 대표보다 훨씬 강하다.

김무성 지도부는 '집단지도체제'로서 인사를 비롯한 대부분의 당무를 최고위원들의 '의결'을 통해 집행했다. 이 과정에서 서청원 최고위원 등 친박계 지도부와의 갈등, 공천 갈등, 옥새 파동 등의 갈등이 고스란히 노출된 바 있다.

이정현 지도부의 경우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로 변경, 당헌당규에 '당무통할권'이 명시됐다. 대부분의 당직 임명권도 최고위원회의의 '의결'이 아닌 최고위원들과의 '협의'를 통해 진행토록 해 권한이 강해졌다.김무성(왼쪽) 새누리당 대표와 이정현 최고위원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귀빈식당에서 열린 당 중소기업소상공인특위, 중견기업 간담회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2015.11.03 박철중 기자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 하고 있다. 2016.08.10 강진형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제4차 새누리당 전당대회에 입장하며 인사를 하고 있다. 2016.08.09 김인철 기자 새누리당 김무성(오른쪽 두번째) 대표와 원유철(가운데) 원내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 오른쪽부터 서청원 최고위원, 김 대표, 원 원내대표, 김태호, 김을동 최고위원. 2016.01.04 박철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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