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당 대표 후보로 꼽히던 송영길 경선 탈락에 장내 술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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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민주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 |
(서울=포커스뉴스) 5일 뜨거운 날씨 속에 더불어민주당 예비경선 대회가 열린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 오늘 투표 결과로 4명의 후보 가운데 1명이 본선에 오르지 못하는 까닭에 치열한 선거전이 전개돼 대회장 분위기는 시작부터 달아올랐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시작된 예비경선은 시작 전부터 수많은 인파로 북적였다. 추미애·이종걸·김상곤·송영길(기호순) 더민주 당 대표 경선 후보들은 대회장에 입장하는 선거인단에게 일일이 악수를 건네며 분주한 모습이었다.
대회 사회를 맡은 김정우 의원이 "장내를 정돈해달라"고 이야기할 때까지 후보들은 마지막 유세를 멈추지 않았다.
당 지도부는 밝은 표정으로 인사말을 하며 후보자를 격려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당 대표를 위해 출마한 훌륭한 네 분이 다같이 전당대회까지 가면 좋겠지만 당규상 오늘 이 자리에서 한분이 탈락하는 아쉬움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예비선거인단은 어떡하면 가장 좋은 후보를 잘 고를 수 있을까 고민해서 3분의 당 대표 후보자를 뽑아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더민주 변화의 목적은 오로지 수권정당이 돼서 정권교체로 국민 삶을 더 안정시키고 민생을 더 나아지게 하는 것"이라며 "새 지도부가 만들어지면 더 변화하고 단합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적임자가 누구인지 깊이 고민해 현명한 선택하길 기대해본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당 대표 경선 후보들의 5분 발언은 송영길, 이종걸, 김상곤, 추미애 후보 순으로 진행됐다. 각 후보가 주요 발언을 할 때마다 청중석에선 지지자들이 해당 후보의 이름을 큰 소리로 외치고 박수를 치는 등 치열한 응원전을 벌였다.
첫 발언자였던 기호 4번 송영길 후보는 연설을 시작하면서 "'송영길이 똑똑하기는 한데 고개를 잘 안 숙인다'는 말이 있다. 요즘은 잘 되는 것 같느냐"며 한 번 더 고개를 깊이 숙였다.
송 후보는 "떨어져보니 그게 되더라. 민심의 무서움을 알았다"고 토로했다. 86세대의 맏형격인 송 후보는 절치부심 끝에 이번에 당 대표 경선에 뛰어들어 정치적 승부수를 던진 탓에 선거인단에게 자신의 절심함을 드러낸 것이다.
두번째 발언자인 기호 2번 이종걸 후보는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필리버스터'를 강조했다. 다소 어눌한 말투인 그는 "12시간 동안 필리버스터도 마다않는 저를 믿어주시겠냐"며 격정적으로 연설을 시작했다.
이 후보는 "조용한 전당대회가 아니라 국민과 당원 관심을 집중시키는 전당대회가 돼야하지 않냐"며 "저 이종걸이 나오고 어떻게 바뀌었나. 우선 분위기 바뀌고 많이 시끄러워지지 않았냐"고 했다. 이 후보의 이 같은 발언에 청중석에선 간간히 웃음이 새어나오기도 했다.
당내 비주류로 평가되는 이 의원은 "우리도 단합해야 한다. 단합의 크기와 질이 중요한데 혹시 계파, 의견 다른 사람들을 빼고 뭉치면 일사분란해진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냐"며 "그건 착각이다. 배제와 뺄셈, 축소를 지향하는 단합은 결코 정권교체를 할 수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기호 3번 김상곤 후보는 혁신을 강조했다. 그는 "혁신은 한마디로 확장이다. 누구 쪽인지를 기준으로 당대표를 선출한다면 우리 당 대선후보들의 확장성을 감옥에 가두는 것이라 생각하는데 여러분은 어떻냐"며 차분하지만 자신감있게 자신의 강점을 설명했다.
또 경기도 교육감 시절 무상급식 도입 경험을 들며 "민생 복지의 상을 세워 우리 당의 지지를 확고히 하겠다"고 강조하고, "원외위원장들의 힘든 마음 이해한다. 최고위원과 동등한 발언권을 드리겠다"며 원외위원장들을 다독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노란 재킷을 입고 단상에 선 기호 1번 추미애 후보는 정계에 입문하고 21년 간의 역사를 언급하며 발언을 시작했다. 특히,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안에 서명한 것을 사죄하며 삼보일배하던 당시의 이야기를 하면서는 감정이 차올라 울먹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추 후보는 "지난 4·13 총선 민심은 분명하다. 단결해 집권을 준비하라는 명령이자 분열을 극복하고 국민이 승리하는 시대를 만들어 주라는 것"이라며 "통합과 단결로 공정하고 안정된 당을 만들어 내겠다"고 약속했다.
후보자들의 5분 연설이 끝나고 선거인단은 종이투표 용지에 기표하는 방식으로 약 한 시간 남짓 투표를 진행했다.
개표 종료 선언 후 결과 발표 전 사회자는 당 대표 경선 후보 4인을 무대 중앙으로 불러 수고했다는 의미로 꽃다발을 증정했다. 네 후보 모두 꽃다발을 받고 환하게 웃었지만 내심 불안한 기색도 동시에 드러냈다.
이 때 이변이 발생했다. 총 363명의 선거인단 가운데 263명이 참여한 예비경선 결과 송영길 후보가 탈락한 것이다. 추미애 후보와 함께 2강으로 거론됐던 송 후보였기에 결과 발표 직후 장내는 술렁거림이 멈추지 않았다.
당 대표 후보로 선정된 추미애·이종걸·김상곤 후보는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반면 송영길 후보는 담담한 듯 씁쓸한 웃음을 보였다.
더민주 예비경선 결과 후폭풍은 후보자들이 대회장을 나선 이후에도 가시지 않았다. 예비경선장에 참석했던 이들은 선거 결과를 분석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었다.
한편, 컷오프를 통과한 세 후보는 오는 27일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자리를 두고 다시 한 번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의외의 예비경선 결과가 나온 까닭에 본선 선거전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에서 추미애(왼쪽부터), 이종걸, 김상곤, 송영길 후보가 손을 맞잡고 있다.2016.08.05 강진형 기자 우상호(왼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전당대회 당 대표에 출마한 추미애 의원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전당대회 당대표 예비경선(컷오프)'에 참석해 정견발표에 앞서 악수 하고 있다. 2016.08.05 강진형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당 대표에 출마한 이종걸 의원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전당대회 당대표 예비경선(컷오프)'에 참석해 인사 하고 있다. 2016.08.05 강진형 기자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대회에 참석한 송영길 당대표 후보가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2016.08.05 박동욱 기자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대회에 참석한 이종걸 당대표 후보가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2016.08.05 박동욱 기자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대회에 참석한 김상곤 당대표 후보가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2016.08.05 박동욱 기자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대회에 참석한 추미애 당대표 후보가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2016.08.05 박동욱 기자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대회에 참석한 송영길 당대표 후보가 경선 탈락 후 경선 통과한 동료 후보들을 축하해주고 있다. 왼쪽부터 송 후보, 김상곤, 이종걸, 추미애 당대표 후보. 2016.08.05 박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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