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오토플러스]'폭스바겐 퇴출수순' 수입차 지각 변동 예고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8-03 15: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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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 상위권 아우디·폭스바겐 이탈로 시장 전체 위축 심화될 가능성 높아

다른 업체들도 크고 작은 악재 겹쳐 폭스바겐사태 반사이익 기대 어려워
△ 허위, 조작서류로 인증 폭스바겐 70% 행정처분 앞둬

(서울=포커스뉴스) 환경부의 인증취소·판매정지 행정처분으로 아우디·폭스바겐 코리아가 사실상 시장 경쟁에서 밀려나면서, 수입차 시장의 지각 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업계 전반적으로는 연이은 '디젤 스캔들'로 상반기에 드러난 시장 전체의 판매 부진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지배적이다. 업체별로도 크고 작은 악재가 겹쳐 어느 한쪽이 치고 나가기 쉽지 않다는 예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아우디·폭스바겐은 지난해 말 불거진 대량리콜사태 이후 국내에서 줄곧 논란의 중심에 있었지만, 여전히 수입차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3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올 상반기 1만2463대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33%가량 급감했다. 하지만 전체 수입차 시장에서는 10%대 점유율을 유지하며, 판매순위 4위를 나타냈다.

아우디 역시 1만3058대 판매에 그쳐 10%가량 판매량이 줄었지만, 오히려 점유율면에서는 11.18%를 기록해 폭스바겐을 제치고 3위 자리를 차지했다. 차종별로도 아우디·폭스바겐은 상반기 베스트셀링 1위에 오른 티구안을 비롯해 골프(3위), A6(5위) 등 3차종이나 10위권 내 이름을 올리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하지만 환경부의 인증취소 확정 발표로 판매량 상위권을 다투던 아우디·폭스바겐의 주요 차종들이 대거 판매정지 되면서, 수입차 시장에는 큰 공백이 불가피해졌다.

이미 올 상반기에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2.6% 감소한 11만6794대에 그친 가운데 이번 달과 다음 달에는 그 감소폭이 더 커질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한 수입차 관계자는 "폭스바겐 사태가 독일이나 디젤차 뿐 아니라 수입차 전체에 대한 소비자들의 부정적 인식을 확산시켜 걱정된다"고 전했다.

또한 최근 리콜이나 신차 인증 지연 등 크고 작은 악재가 업체별로 겹치고 있어 폭스바겐사태에 따른 당장의 반사이익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올 상반기 수입차 점유율 1, 2위를 다퉜던 메르세데스-벤츠와 BMW는 폭스바겐과 같은 독일산 브랜드라는 점이 판매에 부정적 변수로 작용할 위험성을 안고 있다. 실제 폭스바겐 사태와 맞물려 독일산 차량의 지난 6월 점유율은 전년 대비 15%나 떨어진 61%에 머물렀고, 올 상반기(64.2%)와 비교해도 하락세가 뚜렷했다.

특히 벤츠는 하반기 야심차게 내놓은 E클래스 디젤 모델이 환경부의 엔진과 연비 인증을 아직 받지 못해 노심초사하고 있다. 사전계약이 9000대에 달할 정도로 공개와 동시에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었지만, 인증절차가 발목을 잡으며 고객 인도가 기약 없이 미뤄졌다. 벤츠 관계자는 "환경부의 시험성적서 자료 보완 요구가 있어 관련 자료를 다시 제출한 상태"라고만 전했다.

디젤 파문으로 상반기 가장 큰 타격을 받았던 푸조·시트로엥의 고민도 커지기만 했다. 국내에서 디젤차만을 100% 판매하고 있는 두 브랜드는 상반기 판매량이 각각 37%, 19.7%나 떨어졌지만 하반기에도 반전 계기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두 브랜드의 국내 판매를 담당하고 있는 한불모터스 관계자는 "여전히 수입차 시장에서 국내 소비자들의 디젤차 수요가 60%에 달하는 상황에서 가솔린 차량을 들여와 인증을 받고 판매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디젤 이슈에 고민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1~2년 내에 바로 가솔린 모델을 대거 들여오기는 쉽지 않다"고 전했다.

독일산 자동차의 부진 속에 상대적으로 약진했던 영국이나 일본 업체들도 현재는 상황변화를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6월 전년 대비 83.4%에 육박하는 판매증가율을 기록하며 잘 나가던 영국산 브랜드 재규어는 지난달 국토교통부로부터 연비 부적합 판정을 받으며, 판매에 먹구름이 끼었다. 논란 발생 직후 보상금 지급을 약속하는 등 즉각적인 사태 해결에 나섰지만, 워낙 수입차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불신이 팽배한 상황이라 향후 판매가 어떻게 변할지 예측이 쉽지 않다.

친환경 전략을 앞세운 토요타, 렉서스 등 일본산 브랜드들도 현재 진행형인 닛산의 배기가스 저감장치 조작 의혹의 향후 전개 과정에 따라 상황이 언제든지 급변할지 모르는 상황에 놓여있다.(서울=포커스뉴스) 정부가 지난 2007년 이후 국내 판매된 아우디·폭스바겐 제품 70%에 대해 판매정지 등 행정처분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진 지난 7월12일 오후 서울 서초구에 차 전시장이 보이고 있다. 2016.07.12 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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