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저 휴가'만 내리 3년 연속…박 대통령 청와대 '방콕족'된 사연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7-25 16: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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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첫 해 제외 내리 3년째 '청와대 관저 휴가'

휴가 때 마다 페이스북으로 근황 소식 전해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사드 배치 논란 등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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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커스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25일부터 닷새간 청와대 관저에서 휴식을 취한다. 박 대통령의 '청와대 관저 휴가'는 취임 첫해를 제외하고 내리 3년 째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논란과 사드 배치 논란 등 각종 현안이 산적한 만큼 박 대통령은 여름휴가 기간 동안 휴식다운 휴식을 보내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 평소 SNS활동이 적은 편이지만 유독 휴가 때 마다 페이스북에 근황을 올렸던 만큼 올해도 페이스북을 통해 휴가 메시지를 전할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 취임 첫해 '추억 속의 저도'

취임 첫해였던 2013년 여름, 박 대통령은 7월29일부터 닷새간 휴가를 보냈다. 당시 박 대통령의 휴가지는 경호상의 이유로 사전 공개되지 않았지만 박 대통령이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휴가 사진을 올리면서 공개됐다.


박 대통령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추억 속의 저도. 35여년 세월 속에 늘 저도의 추억이 가슴 한 켠에 남아있었는데 부모님과 함께 했던 추억이 있는 이곳에 오게 돼서 그리움이 밀려온다"라고 적었다.

이어 "오랜 세월이 흘렀음에도 변함없는 저도의 모습. 늘 평화롭고 아름다운 자연의 자태는 마음을 사로잡는다. 복잡하고 힘든 일상을 떠나 마음을 식히고 자연과 어우러진 백사장을 걸으며"라고 휴가 메시지를 전했다.

경상남도 거제시 장목면에 있는 저도는 박 대통령이 어린 시절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과 어머니 육영수 여사와 시간을 보냈던 곳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별장인 청해대(靑海臺·바다의 청와대)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당시 정치권은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과 개성공단 정상화 문제로 떠들썩했으며 휴가에서 돌아온 박 대통령은 첫 공식 업무로 참모진을 개편했다.

당시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현 새누리당 의원)은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지난 5개월여 동안 새로운 국정철학에 맞게 정책기조와 계획을 세웠다"며 "보다 적극적인 정책 추진과 새로운 출발을 위해 청와대 인선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 2014년 세월호 참사로 시작된 '관저 휴가'

세월호 참사와 꽁꽁 얼어붙은 내수로 2014년, 박 대통령은 7월28일부터 8월1일까지 외부로 나가지 않고 청와대 관저에 머물며 조용한 여름휴가를 보냈다.

휴가 반납을 고민했던 박 대통령은 여름휴가를 보내지 않을 경우 경제에 잘못된 신호를 주는 등 부작용이 더 클 수도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정부는 세월호 참사로 침체된 내수 및 소비심리 회복을 위해 '공무원 여름휴가 하루 더 가기'와 '여름휴가 국내에서 보내기'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여름휴가 중이던 박 대통령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힘들고 길었던 시간들. 휴가를 떠나기에는 마음에 여유로움이 찾아들지 않는 것은 아마도 그 시간 동안 남아있는 많은 일들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무더운 여름, 모든 분들이 건강하길 바라면서"라며 휴가 메시지를 전했다.

휴가에서 돌아온 박 대통령은 군·검·경을 질책하며 공식일정을 시작했다.

박 대통령은 그해 8월5일, 복귀 후 첫 공식일정인 국무회의에서 '윤모 일병 폭행 사망 사건'과 관련 "이런 일이 있으면 어떤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차원에서 모든 가해자와 방조자들을 조사해 일벌백계로 책임을 물어 또 다시 이런 사고가 생길 여지를 뿌리 뽑길 바란다"며 한민구 국방부장관을 강하게 질책했다.

또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도피 및 사망 사건과 관련해선 "지난 6월 유병언 시신 확인 과정을 보면 시신이 최초로 발견된 부근에 신원을 추측할 수 있는 유류품 등이 많이 있었는데도 검경이 이를 간과해 40일 간 수색이 계속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로 인해 막대한 국가적 역량을 낭비했고, 국민들의 신뢰를 크게 떨어뜨렸다"며 "전 과정에 대해 철저하게 수사해 의혹이 남지 않도록 밝혀주기 바라고, 이 사건에 책임질 사람은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메르스' 여파…2차 관저 휴가

2015년에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으로 경기가 침체된 상황을 감안해 7월27일부터 31일까지 청와대 관저에서 머물렀다.

지난해 역시 일자리 창출과 경제 불황이 사회 이슈였던 만큼 박 대통령은 관저에서 머물며 노동개혁과 경제 활성화 등 정국 현안에 대한 구상을 가다듬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에도 박 대통령은 SNS를 통해 휴가 소식을 전했다. 7월30일 박 대통령은 "장마가 지나가니 폭염으로 잠을 못 이루는 분이 많은 것 같다. 무더위에 건강 유의하시고 즐거운 여름휴가 되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늘 하루가 짧다는 생각을 하는데 이번 여름은 유난히도 더 시간이 빨리 흐르는 것 같다. 저는 요즘 그동안 읽지 못했던 책과 보고서를 보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중국 청년이 보낸 편지와 초상화 사진을 함께 올렸다. 공개된 편지에서 자뤄한이란 청년은 "대통령께서는 내 우상으로, 언제나 내게 격려가 돼 줬다"라며 박 대통령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휴가를 끝내고 업무에 복귀한 박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휴가기간 자신이 읽었던 책 한권을 소개했다.

'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저) 이란 책을 꺼내든 박 대통령은 "휴가중에 여러 책과 보고서들을 읽었는데 그 중에서 특히 마음으로 공감하는 책이었다"고 말한뒤 "우리나라의 우수성과 가능성에 대해서 잘 기술돼 있었다"며 책의 내용을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스스로에 대해 저평가하곤 하지만 대한민국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가능성이 큰 나라 중 하나"라면서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국제사회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면서 경제뿐 아니라 문화를 선도하는 일등 국가로 도약할 수 있고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이번 휴가 후 난국 타개 메시지 나오나

박근혜 정부는 최근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비리 의혹, 사드 배치 논란, 추가경정예산 편성, 친박계 실세들의 공천개입 의혹 등 커다란 악재를 겪으며 '조기 레임덕' 조짐을 보이고 있다.

우병우 민정수석의 경우, 야권은 물론 여권 일각에서까지 사퇴 주장이 나오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경질'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사드 배치 역시 중국의 명백한 불쾌감 표시와 더불어 야권의 반대와 성주군민들의 극렬한 저항에 부딪혀 있는 상황이다.

당초 여야 이견없이 잘 처리될 것으로 보였던 추경 편성 역시 누리과정 예산 편성이라는 복병을 만나 야권의 반대에 직면해 있다.

이 같은 악재가 겹쳐 있는 상황에서 오는 29일 휴가에서 돌아오는 박근혜 대통령이 정국 구상을 마친 뒤 난국을 타개할 어떤 방안을 내놓을지 주목된다.박근혜 대통령은 올해로 두 번째를 맞는 '중견기업인의 날'을 맞아, 경제부총리·산업통상자원부장관·중소기업청장 등과 중견기업인 140여 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했다. 2016.07.22<사진출처=청와대 페이스북>2013년 여름 휴가 당시 박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저도의 추억'이라 적는 모습 등 사진 5장을 공개했다.<사진출처=박 대통령 페이스북><사진출처=박 대통령 페이스북>박근혜 대통령이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0주년 광복절 중앙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사진제공=청와대><사진=포커스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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