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최초 중대형 항공기 도입·장거리 노선 운항
기내 고객 편의 도모하는 '지니'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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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737-800.jpg |
(서울=포커스뉴스) 저비용항공사(LCC)가 변하고 있다. 낮은 운임·서비스 최소화란 기존 운영 방식에서 벗어나 저마다 차별화를 꾀하는 중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CC 변화의 배경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고객 유치 경쟁이다. 현재 국토부 승인을 받은 LCC 업체는 총 6개로 '공급 과잉'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난 2006년 제주항공을 시작으로 진에어, 에어부산, 이스타 항공, 티웨이 항공 등이 날개를 펼쳤고, 지난 11일 에어서울이 새롭게 도전장을 내밀면서 총 6개사가 LCC 전쟁을 벌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률 악화를 우려하는 상황. LCC 업체들이 '레드오션'에서 살아남는 전략을 알아본다.
먼저 '청바지 승무원'으로 잘 알려진 진에어에 눈길이 간다. 진에어는 2008년 출범하면서 LCC 업계를 부흥시킨 장본인이다. 당시 기존 LCC 업계는 '불안한 저가 항공'이란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었다.
진에어는 국적 대형 항공사인 대한항공의 계열사란 신분을 바탕으로 시장의 불안을 해소하기 시작했다. 2014년부터는 3년 연속으로 LCC 가운데 김포~제주 노선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이 회사는 최근 △노선·항공기 △기내 서비스 △가격 등을 차별화하면서 LCC 전쟁에서 선두권을 놓치지 않으려 힘쓰고 있다.
국내 LCC 최초로 장거리 노선을 운영하게 됐다는 점이 가장 눈에 띈다. 지난해 12월부터 인천~호놀룰루(하와이) 노선을 운항하면서 'LCC=중·단거리'란 고정관념을 깼다. LCC는 그간 국내선이나 일본·중국 등 비교적 짧은 거리를 취항하는 것이 통상적이었다.
하와이 노선 인기에 힘입어 오는 12월에는 호주 케언즈 노선도 취항한다. 주2회 스케줄로 약 2개월간 운항할 예정이다. 이 노선은 인천에서 케언즈로 향하는 유일한 직항 노선이 될 예정이다.
장거리 노선 운항에 알맞게 항공기 크기도 키웠다. 국내 LCC 최초로 393석짜리 중대형 항공기 B777-200ER을 총 4대 도입해 운영 중이다. 일반적으로 국내 LCC들이 운용하는 180석짜리 B737-800보다 수용 인원이 2배가 넘는다.
진에어는 경쟁자가 적은 '블루 오션'을 개척하기 위해 이같은 사업 전략을 세우게 됐다고 설명했다. LCC들이 취항지를 늘리면서 소형 항공기 B737-800의 운항 범위에서는 경쟁력 있는 취항지가 없는 것이다. 진에어 관계자는 "장거리 노선 개설에 대한 필요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진에어는 항공기 기령(연식)도 낮추고 있다. LCC 업계의 영원한 숙제인 '고객 불안'을 해소하려는 것이다. 비용 문제 탓에 오래된 항공기를 사용하던 LCC들은 안전 문제 지적을 끊임없이 받아왔다.
지난해부터 새로 제작한 B737-800 항공기를 들여오고 있다. 진에어 항공기 총22대의 평균 기령은 국내 LCC 중 2번째로 낮은 10.7년이다.
진에어는 신형 항공기를 도입하면서 기내 수납 공간이 넉넉해졌고 기내 소음도 감소돼 고객 편의가 개선됐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진에어는 항공기 도입뿐 아니라 기내 서비스에서도 '저가항공' 이미지를 벗어나 '고급화'를 노리고 있다.
고객 선택권을 넓히기 위해 프리미엄 유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지난해 호놀룰루 노선 취항 시 함께 도입한 '지니플레이' 서비스는 진에어의 자랑거리다.
지니플레이 서비스는 기내에서 고객이 개인 모바일 기기로 무선인터넷망에 접속해 영화·TV쇼·음악·게임 등의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개인 모바일 기기를 이용할 수 있는 인터넷 서비스는 국내 LCC 중 유일하게 진에어만이 제공한다.
고급 좌석 서비스도 운영한다. 중대형 항공기 B777-200ER에서는 비좁은 좌석 대신 넓은 '지니플러스 시트'를 이용할 수 있다. 전체 393석 가운데 48석은 일반 좌석보다 앞뒤 간격이 약 6인치 더 넓다.
지니플러스 시트를 이용하면 위탁 수하물을 우선 처리하고 기내 편의 용품을 무료로 제공하는 등 풀서비스캐리어 못지 않은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이 외에도 진에어는 어린이 전용 기내식인 '지니 키즈밀' 서비스를 국내 LCC 최초로 런칭했다.
그러면서도 진에어는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LCC의 '본분'을 잊지 않고 있다.
백화점 정기세일 개념을 도입해 매년 상·하반기 두 차례 온라인 할인전 '진마켓'을 연다. 지난 5일~14일에도 진행해 국내외 총 26개 노선을 최대 86% 할인가에 판매했다. 항공권뿐 아니라 호텔, 여행상품 등도 할인 판매한다.
멤버십 제도를 운영해 고객 충성도도 높이고 있다. 항공권을 구매하면 '나비포인트'가 10~60점 정도 쌓이고, 이를 적립해 항공권으로 전환할 수 있다.
진에어는 서비스 확충을 뒷받침하기 위해 채용 인원을 계속 늘리고 있다. 올 상반기에만 120명의 객실 승무원을 채용했고, 하반기에는 60여명의 신입·경력 객실승무원을 채용할 예정이다. 22일 기준 객실 승무원은 592명, 총 직원은 1300명에 달한다.
이달 초에는 사업 경쟁력 및 안전 조직 강화를 위해 임원 인사 및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진에어는 마케팅본부장을 맡고 있는 조현민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정비팀을 정비본부로 격상시키면서 조직 체계를 확대했다.
진에어는 "앞으로도 급변하는 무한 경쟁 시장에서 안으로는 내실을 다지고 밖으로는 업계를 리드하기 위해 조직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진에어 객실 승무원 등이 유니폼을 입고 걷고 있다. <사진제공=진에어>진에어의 B737-800 항공기 <사진제공=진에어>진에어 항공기 내 '지니플러스 시트'에 탑승한 고객이 승무원에게 음료수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진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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