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객 2억만명 시대돌입…K무비, 장밋빛 미래를 위해 준비할 때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7-22 15:5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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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뉴스 창간1주년 특집] 한국영화 시장의 명암

영화진흥위원회, 미래전략과 10대 중점과제 발표
△ [그래픽] 2016 상반기 개봉작 관객수 Top 10

(서울=포커스뉴스) 영화관객 2억만명 시대에 돌입했다. 지난해 관객 수는 2억1천7백만명에 달했다. 7년 전보다 45%나 증가한 수치다. 2016년 상반기 한국영화시장 관객수는 9천4백만명을 기록했다. 1년 총 관객 2억만명을 돌파한 지난해 상반기와 비슷한 수치다.

영화는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인 여가생활로 자리 잡았다. 실제로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연평균 극장영화 관람횟수는 4.22회(2015년 기준)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IHS에 따르면, 1인당 연평균 미국은 3.6회, 프랑스는 3.1회, 일본은 1.3회에 그쳤다.

긍정적인 성적표로만 보인다. 하지만 그 속에는 곪아가는 단면이 보인다. 7년전보다 45%나 증가한 관객수는 조만간 정체될 것으로 예측됐다. PwC는 한국영화시장이 2015년부터 19년까지 연평균 1.1%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중국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중국영화시장은 같은 기간 동안 14.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우리나라의 약 14배에 달한다. 사실상 중국영화산업은 대자본과 정부지원을 바탕으로 연간 30%에 달하는 속도로 급격한 성장세를 보인다. 중국영화시장은 2018년에 세계 1위 시장이 될 것이라고 점쳐지고 있다.

중국 대기업들은 할리우드 영화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또한, 중국은 해외 영화사와 극장 사업자의 지분을 매입하는 등 세계시장에서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완다그룹은 미국 2위 극장 사업체 AMC와 제작사인 레전더리픽쳐스를 인수했다. 중국 최대 엔터테인먼트 그룹 화처미디어는 NEW와 합자법인인 화책합신을 출범했다. NEW는 한국 4대 영화 배급사이자,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제작사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영화시장은 흐르기보다 고여있는 모양새다. 2016년 상반기 흥행 10위권 내에 들어간 한국영화를 살펴보면, ‘귀향’을 제외하고 모든 작품이 80억 이상의 제작비가 들어간 대작이다. 대작영화는 2011년 5편에서 지난해에는 19편까지 증가했다. 하지만 10억에서 50억원 사이의 중·저예산 규모의 영화는 지난 5년간 제작편수가 25%나 감소했다.

다양한 영화를 만들기보다, 흥행이 보장된 안정적인 영화를 만들려는 의도다. 심화된 양극화 현상은 영화 문화 측면에서 획일화의 우려를 낳는다. 특히, 위협적인 ‘차이나 머니’가 지배할 수도 있는 현실에서는 더욱 그렇다.

한국영화에서도 다양성을 위한 노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최근 ‘내부자들’, ‘베테랑’ 등 남성 중심의 영화에서 여성, 노인 등 중심의 이야기를 풀어낸 작품도 늘어나는 추세다. 2016년 상반기 흥행 5위에 오른 ‘아가씨’는 히데코(김민희 분)과 하녀 숙희(김태리 분)의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지난달 29일에 개봉한 김혜수 주연의 작품 ‘굿바이 싱글’은 200만 관객수를 돌파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계춘할망’과 ‘사냥’은 극의 중심에 각각 윤여정과 안성기를 두며 시니어 층의 활동범위를 확대했다.

또한, K무비는 세계적인 무대에서 가능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설국열차’(2013년)는 167개국에서 판매됐었다. 해외 판매로만 200억 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그 기록은 2016년 무너졌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가 175개국에 판매된 것이다. 봉준호, 박찬욱, 김지운 등 한국의 감독들은 전 세계에서 입지를 다졌다.

하지만 쏠림현상은 여전하다. 장르적으로 구분해도 그렇다. 7월 이후 개봉 준비 중인 작품을 살펴보면, 드라마, 스릴러, 그리고 범죄·액션 장르가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18편의 드라마, 15편의 스릴러, 14편의 범죄·액션 영화가 개봉 준비 중이다. 반면, 판타지는 3편, 로맨스는 5편, 코미디는 6편에 그쳤다.

애니메이션은 단 두 편뿐이다. 하지만 2016년 상반기 흥행작을 살펴보면 애니메이션 ‘주토피아’(470만명), ‘쿵푸팬더3’(398만명)가 각각 4위와 6위에 올랐다. 하지만 국내 애니메이션의 제작 현황은 여전히 주춤하다. 현재 개봉을 기다리는 작품 중 애니메이션은 ‘부산행’의 프리퀄 애니메이션인 ‘서울역’과 ‘카이:거울호수의 전설’이 전부다. 기획, 자본, 기술 등 모든 면에서 열세를 차지하는 분야 중 하나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추진과제를 발표했다. ▲시나리오 개발과 ‘기획·계발 프로젝트 펀드’ 조성 등 창작 지원 프로젝트 ▲중급영화와 애니메이션 등 가족영화의 경쟁력 강화 ▲한국영화아카데미 육성 등 영화인 전문성 지원 ▲첨단기술 활용 영화 제작지원 및 특수효과 기술을 사용한 영화에 투자하는 전문 펀드 조성 ▲스태프 표준계약서 정착과 중 저예산 영화 스태프들에게 사회 보험료 지원 ▲다양성 영화 창작 활성화 및 산업화, ‘한국예술영화 의무상영제도’ 도입 등이 내용이 포함돼 있다.

다양성을 살리고자 하는 내용과 스태프 처우개선의 의지가 강조돼 있다. 하지만 여전히 멀티플렉스에는 대작 영화들이 좋은 시간을 차지하고 있고, 독립영화 상영관은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는 2015년 ‘예술영화전용관 운영지원사업’을 독단적으로 폐지하고 ‘예술영화 유통지원사업’을 시행했다. 그 결과 독립영화를 상영하던 스폰지 하우스 광화문, 씨네코드 선재, 중앙시네마 등은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문을 닫아야 했다.

또한, 영화진흥위원회의 ‘예술영화 유통지원사업’은 대형극장들이 ‘500일의 썸머’, ‘이터널 선샤인’ 등 주요 예술영화를 단독개봉으로 독점하고 있어 작은 영화관에 또 다른 어려움을 낳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다양성을 보장하기 위한 현실성 있는 영화진흥위원회의 고민이 필요한 이유기도 하다.

우리나라, K무비를 활성화하기 위해서 다양성을 지키는 것은 필수다. 또한 영화를 만드는 창작자들과 스태프들의 처우개선도 시급한 문제다. 보다 다양한 작품들만이 관객들의 발걸음을 계속해서 극장으로 이끌 수 있다. 세계 속의 대한민국 콘텐츠가 가진 힘을 만들기 위해 장기적인 시각으로 적극적으로 미래를 준비할 때다.(서울=포커스뉴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2016 상반기에 박스오피스 1위는 관객수 971만명을 동원한 '검사외전'이 차지했다. 2016.07.22 이희정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한국영화시장의 규모가 점차 확대되고있다. 2016년 상반기 전체 극장 관객 수는 9,462만명으로 전년대비 소폭 하락했다. 2016.07.22 이희정 기자 2016년 상반기 개봉작 중 여성과 시니어층을 중심 인물로 둔 작품 '아가씨', '계춘할망', 사냥' 포스터.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콘텐츠난다긴다,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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