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대권 주자는 여럿이나 당권 주자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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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20대 총선, 안갯속의 국회... |
(서울=포커스뉴스) 내년 12월 대선 경선을 관리할 차기 지도부 선출이 18일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모두 한 달 안팎으로 다가왔지만, 국민들의 관심은 전혀 끌지 못한 채 '그들만의 잔치'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양당 모두 대권과 당권을 분리하면서 이번 전대에서는 대선에 출마하지 못하는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등 '마이너리그'로 불리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의 전당대회는 오는 8월9일, 더민주의 전당대회는 8월27일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8월6일~22일)과 일정 부분 겹치게 된다.
국민들의 관심을 받는 유력주자들 역시 출마를 포기하거나 차일피일 미루고 있어 점점 관심을 잃어가는 분위기. 엎친데 덮친격으로 국민들의 여름휴가마저 겹쳐 양당의 전당대회는 그야말로 '김 빠진 사이다'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양당으로선 전당대회를 통한 컨벤션 효과(Convention Effect·정치 이벤트 직후 지지율이 상승하는 현상)가 절실한 상황이다. 총선에서 참패한 새누리당으로서는 전당대회를 통해 당이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고, 더민주 역시 오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종식하고 총선 승리의 여세를 전당대회를 통해 몰아가야 할 필요가 있다.
◆ 與, 서청원·나경원 출마에만 관심
새누리당 전당대회는 일찍부터 흥행에 대한 여러 우려가 있었다. 당 혁신비대위는 지난달 13일 전당대회의 날짜를 8월9일로 잡고, 장소는 잠실실내체육관에서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지상욱 대변인은 이같은 결정의 배경으로 "빨리 새로운 지도체제로서 새출발을 하자는 의미에서 서두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올림픽과 겹친다는 지적에는 "대한민국 선수들이 많이 뛰고 있는 시기가 아니"라며 "충분히 국민들께 호소하며 잘 치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비박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국민들의 관심 저하가 우려된다며 전당대회를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혁신비대위원을 맡고 있는 김영우 의원은 "나는 8월30일에 해야한다고 강력하게 요청을 했는데 별 반응이 없었다"고 했다. 하태경 의원은 "전당대회 자체가 관심을 못받는다. 당선된 당 대표의 일주일이 골든 타임인데 이런 날에 잡은 것은 정권 재창출에 관심이 없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우려에도 혁신비대위는 전당대회 일정을 8월9일로 못박으며 "비대위가 비상상황을 이끌어가는 것이 지나치게 늘어져선 안된다"고 했다.
새누리당의 전당대회날인 8월9일에는 메달이 걸려있는 게임이 약 2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흥행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는 상황이지만, 새누리당은 이를 해결할 만한 해결책을 제시하지는 못했다.
국민들이 관심을 갖는 유력 주자들이 출마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것도 또다른 요인으로 지적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14일 발표한 '새누리당 당 대표 적합도 여론조사'에 1위로 나타난 나경원(22.8%) 의원과 2위로 나타난 서청원(21.9%) 의원은 모두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한 이주영(9.4%)·한선교(9.3%)·이정현(6.8%)·정병국(4.9%)·김용태(3.5%) 의원의 지지율(33.9%)을 모두 합쳐도 나경원 의원과 서청원 의원의 지지율(44.7%)에 훨씬 못 미친다.
나경원 의원의 경우 서청원 의원이 출마할 경우에 전당대회에 출마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고, 서청원 의원은 아직 장고를 거듭하며, 측근들이 의중을 전하고만 있는 상황이다.
두 사람 모두 '나간다' '안나간다'는 명확한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어, 새누리당의 전당대회를 둘러싼 관심은 모두 두 사람의 출마 여부에만 쏠려 있다.
전당대회가 20여일 밖에 남지 않은 가운데 유력주자들의 출마의사 선언이 계속 지연되며 당권주자들 간의 정책 대결이나 당 혁신방안 등은 급박한 일정에 매몰돼 버릴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 野, 대권 주자는 여럿이나 당권 주자가 없어
더민주의 전당대회는 오는 8월27일로 새누리당에 비해서는 한결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올림픽이 끝나고 4일 뒤에 열리는데다가, 한 달 열흘 남짓 기간이 남아있어 유력 주자들의 출마 선언이 이어질 경우 흥행몰이에 성공할 가능성이 남아있다.
더민주는 올림픽을 의식한 듯 후보 등록기간을 오는 27일에서 28일로 정해, 올림픽 이전에 당권주자의 윤곽이 명확히 드러나도록 했다.
하지만 전체득표의 30%가 반영되는 권리당원 ARS투표가 8월22일부터 25일까지로 예정, 올림픽 기간과 겹쳐있는 점은 흥행에 흠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가 되는 것은 대권주자들은 난립하는데 정작 당권주자들이 없다는데 있다.
문재인 전 대표와 김부겸 의원,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희정 충남지사 등 쟁쟁한 대권주자들은 여럿 있지만, 정작 당 대표 출마 의사를 밝힌 것은 추미애 의원과 송영길 의원 밖에 없는 상황.
유력주자 역시 다수 불출마를 시사해 흥행에 적신호가 켜졌다. 리얼미터가 지난 14일 발표한 '더민주 당 대표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2위권을 오차범위 밖에서 따돌린 이재명(26.7%) 성남시장과 3위에 오른 박영선(12.4%) 의원 등은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시사한 바 있다.
추미애 의원의 경우 5.5%의 지지를 받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고, 송영길 의원은 11.7%의 지지를 받아 4위에 올랐다.
이재명 시장은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짧은 시간이었지만 실로 깊은 고민과 성찰의 시간 끝에 당 대표 선거에 불출마한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출마에 대해 고민했지만, 제가 아직 대한민국 제1야당을 대표하기에는 많이 부족하고 현실에 충실하며 더 준비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불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박영선 의원도 지난달 24일 tbs라디오 '열린아침 김만흠입니다'에 출연해 당 대표 출마의사를 묻는 질문에 "초선의원 시절부터 해왔던 일, 다시 말하면 경제민주화, 그리고 경제적 불평등 해소를 위하는 일에 더 많은 시간을 써야 되지 않을까"라며 불출마를 시사한 바 있다.
지난 총선 당시 공천에서 탈락, 원외에 있지만 친노 주류로부터 큰 지지를 받고 있는 정청래 전 의원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누구는 십자가를 지라 하고, 누구는 때가 아니라 하고 여러분 어찌하면 좋을까요"라고 밝히기도 했다.제 20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가 시작 된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강대교 북단에서 하얀 안개 사이로 국회가 보이고 있다. 2016.04.13 김흥구 기자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왼쪽), 서청원 의원(오른쪽) <사진출처=포커스뉴스 DB>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 추미애 의원(오른쪽) <사진출처=포커스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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