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윤박, 두 번째 연극 도전…찌질한 백수 만화가로 완벽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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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포토] 함께하면 즐거운 망원동 브라더스 |
(서울=포커스뉴스) "진짜 술이야?" "귀여워" "미쳤나봐" 100여분간의 공연 중간중간 관객들의 속닥거림이 들려온다. 김호연 작가의 동명 장편소설을 연극화한 '망원동 브라더스'는 관객들의 속닥거림이 전혀 거슬리지 않는 편안한 분위기로 공연을 이끌어간다.
연극 '망원동 브라더스'는 8평 남짓한 옥탑방에서 동거를 하게 된 네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다. 30대 백수 만화가 '오영준'을 중심으로 40대 기러기 아빠 '김부장', 50대 황혼 이혼남 '싸부', 20대 만년 공시생 '삼동이' 등 세대별 문제적 남성들이 모여 고군분투 재기 프로젝트가 펼쳐진다.
연극은 영준이 살고 있는 망원동 옥탑방에 만화출판사 영업부장을 지냈던 김부장이 찾아오며 시작된다. 김부장은 갈 곳이 없다며 다짜고짜 영준의 옥상에 텐트를 펼친다. 김부장에 이어 이혼 위기에 놓인 영준의 만화 스승 싸부가 영준의 집을 급습한다. 김부장은 만난 지 5분 만에 싸부를 형님으로 모시며 자연스럽게 어울린다.
동네 행사에서 우연히 만난 만년 공무원시험 준비생 삼동이도 사은품으로 받은 텔레비전을 가지고 와 은근슬쩍 옥탑방에 눌러앉는다. 객이 한 명씩 늘어날 때마다 잔소리를 하던 집주인 슈퍼할배는 어느새 옥탑방에서 싸부와 바둑을 두며 네 남자들과 정을 나눈다.
연극은 네 사람이 옥탑방에 하나 둘 모이는 과정부터 그들의 개인사를 솔직하고 코믹하게 그려낸다. 짠내나는 사연을 가지고 있는 네 사람이 모였지만 눈물보다는 웃음이 번진다. 소주 한 병으로 삶의 고단함을 나누는 그들의 모습은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
지난 2014년 연극 '관객모독' 이후 2년 만에 다시 연극무대로 돌아온 배우 윤박은 오영준 역을 맡아 마치 자기 옷을 입은 것처럼 완벽하게 소화했다. 찌질하지만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영화 '암살', 드라마 '미생' 등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활약하고 있는 배우 송영재는 잔소리 많은 꼬장꼬장한 슈퍼할배 역을 맡아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그가 무대 위에 등장하는 것만으로도 객석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온다. 싸부 역을 맡은 배우 노진원과 김부장 역을 맡은 배우 윤성원 역시 자연스러운 생활연기로 깨알 웃음을 선사한다.
네 남자의 만남부터 갈등, 그리고 화해까지 잠시도 지루할 틈 없이 1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관객들을 모두 사로잡는다. 배우들은 공연 중간 중간 관객들에게 말을 걸고 참여를 유도하면서 관객들과 호흡한다. 이에 부응하듯 관객들은 무대 위 배우들의 표정, 대사, 몸짓 하나에 일일이 반응하며 속닥거린다.
공연 후반부로가면서 감동코드가 담긴 뻔한 결말로 마무리되지만 이미 사랑스러운 배우들과 공연에 퐁당 빠진 관객들에게 결말은 그리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지난 15일 개막한 연극 '망원동 브라더스'는 오는 8월21일까지 서울 마포구 마포아트센터 플레이맥에서 만날 수 있다.(서울-포커스뉴스) 23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망원동 브라더스' 포스터 촬영현장에 참여한 배우 윤박(왼쪽부터), 노진원, 윤성원, 황규인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2016.05.23 김유근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23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망원동 브라더스' 포스터 촬영현장에 참여한 배우 윤박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6.05.23 김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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