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정치 행보 시동…"세 결집 의도" vs "기념만찬일 뿐"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7-15 17:4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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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총선 참패 책임 다른 세력에 돌려"

비박 "단일화 중심에 왜 김무성이 서나"
△ 손 들어 인사하는 김무성 전 대표

(서울=포커스뉴스) 지난 20대 총선 이후 공개행보를 자제해왔던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가 14일 당 대표 취임 2주년 기념만찬으로 본격적인 정치 행보에 시동을 건 가운데 친박계 의원들과 비박계 의원들의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당 취임 2주년 기념행사라고는 하지만 전당대회가 한 달도 안 남은 시점에서 열린 만큼 비박계의 세 과시 등 다른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 때문. 친박계 의원들은 대체로 경계하는 입장이고, 비박계 의원들은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 친박계 "계파 대결 안 돼…총선 참패 책임 다른 세력에 돌려"

친박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은 김 전 대표의 행보를 대체로 경계하는 반응이다. 친박계가 전당대회를 앞두고 아직 교통정리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범친박계인 이주영 새누리당 의원은 15일 <포커스뉴스>와의 통화에서 김 전 대표의 당 취임 2주년 기념만찬을 두고 "비박 주자들의 단일화 등 세 과시의 장이 되면 안 된다"며 "(친박 대 비박이라는)계파 대결로 전당대회의 구도가 만들어지면 당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경계했다.

그러면서 "이번 전당대회는 친박도 비박도 없는 전당대회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12일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한 이장우 새누리당 의원은 "지금 그런 행태로 가면 (김 전 대표가) 대선후보가 될 수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장우 의원은 이날 오전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난 선거의 가장 큰 책임은 당을 총지휘했던 대표에게 있는데 책임을 다른 정치 세력에게 돌리고 있다. 지금 그렇게 호화롭게 정치할 때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 비박계 "기념만찬일 뿐…단일화 중심에 왜 김 전 대표가 서나"

반면 비박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은 으레 하는 행사 중 하나일 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는 반응이다.


김 전 대표의 당 취임 2주년 행사에 참석했던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김영삼 대통령을 같이 모셨던 사람으로서 참석했다. (김 전 대표 측에서)오지 말라고 해도 갈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김영삼 대통령 때문에 맺어진 인연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김 전 대표의 2주년 기념만찬이 전당대회에 특별한 영향을 미칠지는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대권행보'란 분석에 대해선 "정치인의 행보를 해석하는 데에 정답이 있겠느냐"며 "(김 전 대표가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만큼)무의미해 보였겠느냐"고 말했다.

'친김무성계'로 분류되는 김성태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특정계파나 후보 지지를 위한 그런 자리는 아니었고 지난 2년 전에 전당대회 때 동고동락했던 그런 인사들과 식사 한 끼를 함께 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세 결집을 하는 모양새로 비춰질 수 있게 하는 자리이긴 했다"며 다만 "(세 결집 의도가 있었다고)단정 짓고 싶진 않다. 500명 정도 올 거라 예상했는데 판이 좀 커진 건 틀림없다"고 말했다.

또 '김 전 대표가 비박계의 단일화를 모색했다'는 분석엔 "(김 전 대표가)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위해 목소리를 높였던 주류 측이 당을 이끄는 모습보단 비주류 측 인사들이 당을 이끌고 박근혜 대통령의 남은 국정운영을 새롭게 뒷받침 하는, 건강한 당청관계를 국민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며 "그런 측면에서 (당 대표는)비 주류 인사가 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게 본인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전 대표가)정병국, 김용태, 나경원 등 비박계 인사들을 인위적으로 하나로 모을 이유가 없다"며 "왜 단일화의 중심에 김무성 전 대표가 서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 김무성, 전대 앞두고 대선 행보 돌입

한편 김무성 전 대표는 4·13 총선 참패 이후 잠잠한 행보를 이어오다 14일 당 대표 취임 2주년 기념만찬을 계기로 본격적인 정치 행보를 재개했다.

지지자들 1100여명이 모인 자리에서 그는 "제왕적 대통력 권력 체제를 바꿔야 한다. 여야간 극한 대립의 정치를 끝내야 한다"라며 "세상의 변화를 두려워 하지 않고 변화를 이끄는 주인이 되자"라고 밝혔다.


특히, 자신의 지지자들을 향해 "이제 우리가 나설 수밖에 없다"면서 "어려운 국민을 위해 낮은 자세로 이야기를 듣고자 조만간 전국을 배낭여행하며 투어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과거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벌였던 대선용 민생투어라는 해석도 나온다.

김 전 대표는 또 당 대표 시절 철저하게 몸을 낮췄던 일들을 언급하며 앞으로 할 말을 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약속했다.

김 전 대표는 "공천권을 국민에게 되돌려주겠다는 약속을 지키려다 이를 반대하는 세력에 의해 몰매를 맞았다"며 "내가 과연 힘이 없고 용기가 없어 몰매를 맞았겠느냐"고 토로했다.

그는 또 "내가 당대표로 있는 한 분열이 있어선 안 된다"며 "집권여당 당대표로서 대통령과 각을 세우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참고 또 참았다"고 회고했다.

또한 "지난 석 달 간 정말 많은 국민을 만나 우리나라가 처한 현상에 대해 이야기를 듣고 고민하고 있다"며 "현 정치·경제 툴을로는 우리에게 미래는 없다고 결론내렸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맞서 싸우고 할 말은 해서 여러분 속을 시원하게 해주겠다"며 "동지들과 함께 앞장서도록 하겠다.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김 전 대표가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만 김 전 대표는 이어진 만찬 자리에선 "나는 지금까지 한 번도 대권에 나서겠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며 "내가 빼달라고 아무리 말해도 여론조사 기관에서 내 이름을 넣어서 원치 않게 대권주자가 됐다"며 '대선 출정식'이라는 전망에서 한 발 빼는 모습을 보였다.

어찌됐건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김 전 대표의 행보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전대 결과도 김 전 대표의 향후 대선 행보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서울 영등포구 그랜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당대표 취임 2주년 행사에 참석한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가 취재진을 향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2016.07.14 박동욱 기자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 이주영 새누리당 의원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16 양성평등 포럼에 참석해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2016.07.12 박동욱 기자 서울 영등포구 그랜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당대표 취임 2주년 행사에 참석한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와 전당대회 출마 의원들이 자리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병국, 한선교, 강석호 의원, 김 전 대표. 2016.07.14 박동욱 기자 서울 영등포구 그랜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당대표 취임 2주년 행사에 참석한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가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2016.07.14 박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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