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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굳은 표정의 진경준 |
(서울=포커스뉴스) 이른바 '주식대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진경준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이 긴급체포됐다.
검찰 고위급 간부인 검사장이 수사기관에 체포된 것은 지난 2014년 거리에서 음란행위를 한 혐의를 받은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이금로 특임검사팀은 14일 오전 10시 김정주(48) NXC(넥슨지주회사) 대표에게 각종 특혜를 받은 혐의로 진 검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던 중 긴급체포영장을 집행했다.
특임검사팀은 진 검사장이 지난 2005년 매입한 넥슨 주식이 대가성 있는 뇌물이라고 판단해 이같은 조치를 취했다. 뿐만 아니라 진 검사장이 진 대표에게 고급 차량을 제공받은 것 역시 뇌물로 간주해 포괄일죄를 적용했다.
전날 검찰은 김 대표를 소환해 조사하던 중 진 검사장에게 대가성 뇌물을 제공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진 검사장 역시 이날 검찰에 소환되며 자신의 혐의 대부분을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날 오전 9시 59분쯤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 앞에 모습을 드러낸 진 검사장은 "죄송하다"며 "저의 잘못된 행동을 인정하고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저의 과오를 드러내지 않으려 진실을 밝히지 못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이미 자수서를 제출했고 오늘 조사과정에서 사실대로 모두 밝히겠다"고 말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앞서 진 검사장은 소환조사가 있기 하루 전인 13일 변호인을 통해 자수서 형식의 문건을 제출했다.
이날 진 검사장이 제출한 문서에는 넥슨 측으로부터 차량을 제공받았다는 의혹부터 주식 특혜 의혹 등을 일부 시인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넥슨 측으로부터 빌린 4억2500만원의 경우 김 대표가 대신 갚아줬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넥슨의 주식을 무상으로 제공받았다는 얘기다. 그동안 자신의 돈으로 주식을 구입했다고 주장했다가, 다시 처가 돈으로 구입했다고 하고, 이후 넥슨에서 대여했다는 해명을 내놓은 것과는 또다른 사실이다.
또한 넥슨의 법인 리스차량인 제네시스를 처남 명의로 제공받아 보유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내용도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진 검사장이 일부 의혹에 대해 인정하면서 검찰 수사에는 더욱 활기를 띨 전망이다. 또한 진 검사장과 같은 시기 같은 경로로 주식을 구입한 김상헌(53) 네이버 대표, 박성준(49) 전 NXC(넥슨지주회사) 감사에 대한 수사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공소시효 등을 이유로 진 검사장이 이미 처벌받을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만 자수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지만 검찰은 강도높은 수사를 통해 혐의를 입증할 방침이다.
앞서 검찰은 이날 오후 4시 검찰은 김정주 NXC 대표를 소환해 밤샘조사를 한 바 있다.
이날 조사 예정시각인 오후 4시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 앞에 모습을 드러낸 김 대표는 "사회에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조사과정에서 성실히 답변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알고 있는 선에서 소상하게 답변하겠다"며 "(진 검사장 관련)부분에 대해서도 소상하게 밝히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자신의 대학 동창이 진경준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에게 넥슨 주식 매입 등 각종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앞서 12일 검찰은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위치한 진 검사장의 아파트와 김 대표 자택 및 회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진 검사장은 지난 2005년 넥슨 주식 1만주를 구입했다. 당시 진 검사장과 김 대표, 박 감사는 각각 4억2500만원을 빌려 비상장 주식 1만주씩을 구입했다.
진 검사장은 넥슨의 주식 80만1500주를 126억원에 처분했다.
이같은 주식투자로 진 검사장은 지난 한 해 동안 37억9853만원의 시세 차익을 거둔 것으로 확인되면서 주식 매입 과정 등을 두고 의혹이 제기됐다.
공직자윤리위는 논란이 확산하자 진 검사장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끝에 주식 매입자금과 관련해 거짓 소명한 사실이 있다며 지난 5월 법무부에 징계를 요청했다. 주식 매입이나 매각 과정에서의 불법행위는 발견하지 못했다.
이후 시민단체가 진 검사장을 고발하면서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심우정)가 사건 수사를 담당하게 됐고 지난 5월 중순쯤 진 검사장이 사들인 넥슨 주식의 원소유주 이모 전 미국법인장을 소환 조사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법인장은 2005년 당시 이민 등을 이유로 보유 중이던 넥슨 주식 전부를 외부 투자사에 매각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넥슨 측은 회사 발전 등을 고려해 진 검사장과 김상헌 대표, 박성준 전 감사 등이 해당 주식을 팔 수 있도록 주선했다.
또한 넥슨은 이 전 법인장이 주식 대금 지급을 요구하자 진 검사장 등에게 4억2500만원을 빌려준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이날 이 전 법인장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진 검사장 등에 주식을 매각하게 된 경위와 대금 입금 과정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조사 결과 이 전 법인장은 당시 주식을 매입한 인물이 진 검사장 등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일각에서는 이 전 법인장의 주식이 차명주식이라는 의혹도 제기됐지만 검찰 조사 결과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법인장이 실제 미국 이민 당시 주식을 정리한 점, 대금 지급 이후 미국으로 건너간 점 등이 진술을 통해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후 대검찰청은 김수남 검찰총장의 뜻에 따라 이금로 인천지검 지검장을 특임검사로 임명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나서왔다.'주식 대박' 논란에 휩싸인 진경준 검사장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2016.07.14 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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