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사에 비해 고객 투자의 지속적 관리 미흡
(서울=포커스뉴스) 금융업계에 로보어드바이저 열풍이 불고 있다.
저렴한 수수료, 사용자 접근이 편리한 온라인 인터페이스 등의 강점을 업고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가 갈수록 대중화될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최근 데이터를 기반으로 알고리즘이 설계돼 예상치 못한 시장 급락에 대한 대응 능력이 검증되지 않았고, 설계사에 비해 투자 고객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고객의 투자를 지속적으로 관리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로보어드바이저란 자동화된 알고리즘을 통해 고객에게 온라인으로 포트폴리오를 관리해주는 재무·자문서비스를 총칭한다.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가 먼저 도입된 미국은 2016년 2월 기준으로 순수 로보어드바이저(온라인 투자자문·자산관리 서비스 제공) 133개, 하이브리드 로보어드바이저(온·오프라인 투자자문·자산관리 제공을 위해 로보어드바이저 투자자문업체가 플랫폼 직접 개발) 5개 등 서비스가 계속 확대되고 있다.
기존 금융회사도 빠른 속도로 로보어드바이저 플랫폼을 채택하는 추세다.
한국의 경우 현재까지 20개 내외 은행·증권사가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에 뛰어들어 자체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로보어드바이저 전문 업체와 관련 업무협약을 맺었다.
동부증권의 포트폴리오 배분과 운용 업무 등을 제공하는 '아이로보 알파', 하이투자증권의 주식 포트폴리오 구성과 매매신호를 제공하는 '젠포트', 유안타증권의 '로보레이더' 등이 대표적이다.
금융당국도 로보어드바이저 시장 활성화에 발 벗고 나섰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3월 '금융상품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며 로보어드바이저의 도입과 활성화, 온라인 자문업의 단계적 허용 방침을 밝혔다.
금융위원회는 7월 중 시험적으로 시행되는 금융규제 테스트 베드(Regulatory sandbox)에서 서비스 적정성 등 검증을 거친 업체에 한해 로보어드바이저가 고객에 직접 투자 자문을 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투자자문과 자산관리 문턱을 낮춰 이를 대중화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투자한도, 자문보수 등이 기존 투자 전문가를 통하는 것보다 훨씬 낮기 때문이다. 특히 투자 자산이 적고 비대면 거래에 익숙한 젊은 층을 투자자문 시장으로 이끄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금융 전문가들은 "저렴하고 간단한 만큼 반대급부도 있다"며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이용에 신중해야 한다고 경계했다.
신한금융투자 손미지 연구원은 "투자에 대한 지속적 관리 측면에서 설계사에 비해 약점이 있다"며 "서비스 가입 시 입력한 단순한 정보만을 기반으로 포트폴리오를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손 연구원은 "시장이 급락할 때 이런 약점이 더욱 두드러질 수 있다"며 "수익률 측면에서의 변동성뿐만 아니라 폭락장에서 불안해진 투자자들의 이탈을 방지할만한 구속력이 전통 설계사에 비해 훨씬 약하다"고 덧붙였다.
유진투자증권 서보익 연구원 역시 "로보어드바이저는 2010년 이후 출현해 장기 사이클을 경험하지 못한 데이터를 중심으로 설계됐다"며 "알고리즘이 예상치 못한 시장 충격에 대응할 능력이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온라인으로는 고객 데이터를 충분히 확보하기 힘들어 고객 리스크를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는 약점도 있다.
서 연구원은 "로보어드바이저가 낮은 비용과 쉬운 접근성으로 초기 시장을 형성했다면 그 후에는 전문화된 서비스로 발전하며 고객의 유지·만족·보호에 힘써야 한다"며 "아울러 기존 설계사와 경쟁 관계를 벗어나 협업하고 지원하는 보완적 역할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게티이미지/이매진스 ⓒ게티이미지/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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