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퇴출위기' 폭스바겐·아우디, 신차·중고차 판매 현장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7-14 06:01:23
  • -
  • +
  • 인쇄
폭스바겐·아우디 매장, 할인율 높지만 관행 수준

소비자 외면에 따른 가격 폭락으로 중고차 시장 '울상'
△ 허위, 조작서류로 인증

(서울=포커스뉴스) 환경부가 소음·배출가스 등 조작이 확인된 폭스바겐·아우디 차량에 대한 인증취소 방침을 공식 통보한 가운데 우려됐던 '땡처리'식 대폭 할인은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다만 폭스바겐·아우디가 한국시장에서 철수할지도 모른다는 소문 때문에 이들 차량에 대한 중고차 시세가 폭락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13일 <포커스뉴스>가 서울지역 아우디와 폭스바겐 매장 10곳을 돌면서 인증취소 방침이 통보된 차량들에 대한 견적을 받아본 결과, 4곳에서 공식프로모션과 같은 할인 가격을 제시했다.

나머지 6곳은 공식프로모션이 적용된 견적서를 발급했지만, 딜러 자체 할인 상 최고 8%까지 추가 할인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들 견적 중 최저가만 추렸을 경우, 폭스바겐 '골프 2.0 TDI BMT'는 16% 할인(공식프로모션 15% 할인), '티구안 2.0 TDI BMT Comfort'는 19% 할인(공식프로모션 11% 할인) 등이다.

이처럼 공식프로모션에 할부 조건 등을 추가할 시 딜러들이 자발적으로 추가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것은 익히 알려진 업계 관행으로, 이를 두고 땡처리식 판매로 몰아가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전혀 여파가 없는 것으로 보기는 힘들다.

지난 4월 국내에 첫선을 보인 폭스바겐 '파사트 1.8 TSI'는 페이스리프트(기본 틀은 바꾸지 않고 일부만 바꾸는 연식 변경)된 차량으로, 이달부터 8% 할인의 공식프로모션이 적용됐다.

이번 사태에 대한 판매량 급감 등을 고려해 새로 출시한 차에 보통 6개월이상 공식프로모션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관행을 깬 것이다.

한 폭스바겐 딜러는 "파사트 모델에 공식프로모션이 적용된 것은 이번 인증 취소 사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땡처리식 판매까지는 아니고 판매량을 올리려는 의도다"라고 말했다.

또 이달 폭스바겐 차량을 구입한 모든 이들에게 이벤트 프로모션 중에 하나인 '평생 엔진오일 무료 교환권 제공' 혜택을 주는 것 역시 같은 이유로 풀이된다.

이날 <포커스뉴스>가 만난 폭스바겐·아우디 매장의 딜러들 역시 인증 취소 사안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여기면서도 의식적으로 "아직 확정된 것 없고 독일과 한국의 관계를 생각했을 때 쉽게 결정나지 않을 것이다", "다음달 공식프로모션에서 가격이 더 할인된다는 보장은 없다"고 말하며 차량 구매를 부추겼다.

경쟁사의 한 딜러는 "현재 폭스바겐의 딜러 할인 등을 살펴보면 관행적인 범주 안에서 이뤄지는 할인 혜택으로 보인다"며 "물론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다른 경쟁사보다 할인율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땡처리로 몰아갈 정도까지는 아닌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반면 중고차 시장에서 폭스바겐과 아우디 차량들은 그야말로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이들 회사가 한국 시장에서 퇴출되거나 스스로 철수할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돌면서 차후 서비스를 받지 못할 것을 우려하는 소비자들이 구매를 꺼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5년식 폭스바겐 '폴로 1.4 TDI R-Line'의 경우 지난달까지 1800만원대의 시세를 보였지만 이달 1700만원대로 뚝 떨어졌다.

해가 바뀐 것도 아닌데도 한달만에 5.6%가 떨어진 것이다.

이날 <포커스뉴스>가 전국의 중고차매매단지 3곳을 취재한 결과, 3곳 모두 "폭스바겐과 아우디 중고차 가격이 주춤거리고 있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한 중고차매장 딜러는 "매입가와 보수비 등을 감안했을 때 더는 가격을 낮추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면서도 "더 가격이 떨어지기 전에 10~20만원이라도 싸게 팔아야겠다는 생각은 분명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폭스바겐과 아우디 차량에 대한 문의 전화 중 상당수가 '지금 사면 손해보지 않을까'라는 질문인데, 이미 조작 사건이 불거졌을 때부터 많이 내려간 상태"라며 "어느정도 선에서는 정돈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정부가 지난 2007년 이후 국내 판매된 아우디·폭스바겐 제품 70%에 대해 판매정지 등 행정처분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진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에 차 전시장이 보이고 있다. 2016.07.12 이승배 기자 폭스바겐 목동지점에서 받은 '비틀 2.0 TDI' 견적서. 공식프로모션 할인 11%와 개별소비세 면제 혜택이 적용됐다. 2016.07.13 손인해 기자 son@focus.k

[저작권자ⓒ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