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장으로 K콘텐츠·해외PF 낙점한 산업은행, 오판의 과거 반복하나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7-11 14:3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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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3일 'KDB혁신 추진방안 발표'

미래 성장동력으로 콘텐츠·해외PF지목

K콘텐츠 금융지원 잘하는 곳 많은 상태

수출 수익구조 열악한 것으로 알려져
△ 산업은행 앞 회견하는 재벌책임공동행동

(서울=포커스뉴스) "산업 전반을 보는 거시적인 안목이 부족했다. 좀더 세심하게 살펴보지 못했던 점, 과거와 과감하게 단절하지 못했던 점 등 부족함이 많았다. 위기로 삼아 재발을 방지하고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전면적인 쇄신으로 새롭게 거듭나겠다. 국민에게 신뢰받는 정책금융기관이 되겠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6월 23일 이 같이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대우조선해양 사태와 적기를 놓친 기업 구조조정에 대한 반성이었다. 산업 전망에 대한 오판(誤判)으로 구조조정에는 적잖은 국민의 세금이 투입된다. 산업은행의 구조조정 실탄 확보를 위해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 간접출자(국책은행 자본확충펀드)를 함과 동시에 정부의 현물 및 현금 출자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이날 'KDB혁신 추진방안'을 내놨다. 미래 성장동력을 가진 기업을 지원하겠다는 것이 주 골자였다.

하지만 11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산업은행이 미래 신성장 산업으로 지목한 ▲문화콘텐츠(창조경제 및 문화융성산업) ▲해외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큰 성과를 내지는 못할 것으로 진단된다.

시장에서는 문화콘텐츠 사업 지원은 수많은 정부 관계부처에서 지원이 이뤄지고 있어 중복투자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해외PF역시 세계 시장전망이 어둡다는 점에서 성공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실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낸 '한류지도 구축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한류콘텐츠의 인기와 콘텐츠 기업의 수익이 직결되지 않는다. 이 보고서에서는 한국 전체 산업 수출 중 문화콘텐츠 수출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0.9%(2014년 기준)에 불과하며, 수익은 미미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작년 선풍적인 인기를 몰고왔던 드라마 콘텐츠 '별에서 온 그대'의 직간접적인 경제효과는 3000억원이었으나 정작 드라마 제작사 수익은 5억원에 불과했다.

국내 콘텐츠 기업에 돌아가는 수익배분에 대한 정책적 지원없이 돈을 쏟아부어도 사실상 기업에게 돌아가는 수익은 미미해 '절반의 성공'에 그칠 수 있단 얘기다. 현재 한국성장금융(옛 성장사다리펀드), 기업은행 등이 문화콘텐츠 사업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어 중복지원 논란도 커질 우려가 있다. 실례로 기업은행은 영화 등 문화콘텐츠 투자 관련 부서를 신설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또 문화콘텐츠 기업은 해외시장에 대한 신뢰성 있는 정보를 요구한 경우가 많았다.

그럼에도 산업은행은 5월 한국방송공사와 손잡고 1000억원 가량의 '문화융성 펀드'를 출범했다. 은행 측 입장은 "5년 간 드라마·예능·영화·게임·키즈프로그램·웹드라마 등 다양한 콘텐츠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한류 콘텐츠 제작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산업은행의 미래 성장동력 산업 선정이 끝난 것은 아니다. 4월 '신성장정책금융센터'를 개소함과 더불어 금융공공기관, 46개 정부 산하 연구기관과 미래 성장산업의 공동기준을 마련하고 있으며, 7월 중순께 작업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박상일 신성장정책금융센터장은 "쉽지 않은 작업"이라면서 "중후장대 산업을 탈피하고 문화융성산업과 같은 문화콘텐츠서비스, 비제조업, ICT, 바이오 산업 등이 위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센터장은 중복지원 여부에 대해선 "많은 금융상품이 나올 수록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이 많아지기 때문에 좋다"며 "금융경쟁력을 오히려 갖출 수 있다"고도 했다.(서울=포커스뉴스)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민주노총과 시민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재벌책임공동행동이 규탄 및 서울대행진 출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6.05.23 박동욱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2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산업은행 혁신 추진방안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이동걸(오른쪽) KDB산업은행 회장과 임원들이 혁신 추진방안을 발표하며 사죄 인사를 하고 있다. 2016.06.23 오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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