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바뀔때 그룹내 분쟁많아
장기화 될수록 서로 흠집내기 혈안
그룹에는 이미지∙경제적 타격 심해
최대수혜 보는 제3 세력은 따로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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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문을 듣고 있는 신동주 전 부회장 |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기 어려운 한국 대기업의 특성상,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발생하는 창업주 가족 간의 다툼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재벌닷컴에 따르면 40대 재벌그룹 중 17곳이 경영권 분쟁을 겪었다고 한다. 문제는 최근 들어 분쟁의 양상이 기업가치가 심각히 훼손될 만큼 더욱 장기화되고 고도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 배경에는 분쟁 속에서 이득을 취하는 제 3의 세력이 있다는 것이다.
롯데家 경영권 분쟁이 세 차례 주주총회를 거치고도 사그라들 기미가 없다.
오히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측 검찰 수사가 급물살을 타는 가운데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측이 공세를 더하고 있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2014년부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효성 그룹 사례와 함께 재계 역사에 한 획을 그을 경영권 분쟁이다. 장기화를 보이고 있는 이 두 그룹의 분쟁은 공통점이 많다.
롯데 경영권 분쟁의 한 축인 신 전 부회장은 분쟁 초기 SDJ코퍼레이션을 설립하고, 한국말이 서툰 신 전 부회장의 '입'이 되어 줄 대변인을 고용했다. 바로 민유성 나무코프 회장(前 산업은행장, 現 SDJ코퍼레이션 고문)이다.
▲미스터리한 민유성 고문…대우조선 비리 터지자 두문불출
민 고문의 개입은 초기부터 의문을 자아냈다.
민 고문은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산업은행 총재를 역임한 인물로 국책은행의 수장까지 지낸 재계 인사가 사기업의 분쟁에 이례적으로 뛰어들었다는 점에서 이목을 집중시켰다.
최근 대우조선해양의 남상태 전 사장의 연임 비리에 연루되었다는 의혹으로 외부 활동을 꺼리고 있지만, 그 전까지만 해도 국내 언론사와 각종 정관계 인사들을 만나는 것이 그의 주된 임무였다.
민 고문은 한 언론사 인터뷰에서 "신격호 회장이 70여 년 동안 일군 회사가 잘못하면 일본에 넘어갈 수도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밝혔지만, 재계에서는 "민 고문이 이런 '대의'에 가까운 순수한 의도를 가지고 개입하지는 않았을 것"이란 관측이다.
무엇보다 SDJ코퍼레이션의 '민고문 사단'으로 법무법인 양헌의 김수창 변호사가 함께 손을 맞추고 있는 것도 눈 여겨 볼 만한 대목이다. 김 변호사는 민 고문과 경기고 동창으로, 민 고문이 이 분쟁에 개입하면서 SDJ코퍼레이션 사단으로 합류시켰다. 문제는 민 고문과 김 변호사가 대기업 경영권 분쟁에 개입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
▲'롯데 분쟁'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급여·수임료 등 '막대한 수입'
김 변호사는 2014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효성그룹 경영권 분쟁에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수창 변호사는 현재 신동주 전 부회장의 소송을 전담하고 있고, 효성그룹 경영권 분쟁 당시, 조현문 전 부회장의 법무대리인으로 활동한 바 있다.
또 SDJ코퍼레이션과 동륭실업이라는 경영권 분쟁을 위한 조직에서 감사, 비상임 이사 등으로 재직하며 급여를 수령했거나 하고 있다. 때문에, 재계에서는 김 변호사와 손발을 맞추고 있는 민 고문 또한 효성그룹 분쟁에도 일정 부분 개입했을 것이라 추측하고 있다.
SDJ 코퍼레이션은 현재 무역업과 도소매 업체로 분류되어있으며, 별 다른 매출 없이 신 전 부회장으로부터 차입한 자금만으로 운영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회사가 지난 8개월 동안 신동주 개인에게 차입한 금액은 지난 5일 추가 차입한 12억원을 포함해 총 87억 4600만원에 달한다.
실제로 무역이나 제조, 유통을 하는 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차입한 운영자금은 대부분 민 고문 사단의 인건비로 사용되고 있을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견해다.
분쟁이 장기화 되면 될 수록 이들에겐 이익이다. '고용'되어 받는 급여 외에도 다수의 소송을 통해 얻는 수임료, 컨설팅 비용도 별도로 청구된다고 알려졌기 때문에 이들이 벌어들이는 이익이 상당할 것으로 짐작된다. 김 변호사는 효성그룹 분쟁에서 회계장부 열람 등사 가처분 신청을 중심으로 지금도10여 건의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 재계 "누가 이기든 최대 이익 보는 건, 민유성 사단"
또한 롯데 경영권 분쟁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8건의 소송을 진행하고 있으며 신 회장 1차 소환시기에 맞춰 추가 소송을 제기할 의사도 밝힌 바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이 같은 사례에선 분쟁에서 이겼을 경우 받는 승리 수당, 일명 '성공 보수(Success Fee)'는 별도로 책정되는 것이 관례이며, 재계 5위 그룹의 경영권일 경우 일반인의 상상을 초월할 만큼의 천문학적인 금액이 될 것이라는 게 업계관계자들의 추측이다.
재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은 점점 분쟁을 위한 분쟁으로 치닫고 있다"며 "최근 신 총괄회장 치매약 복용 사실 공개나 일본 폭로전문 매체를 이용한 원색적 공격 등은 회사입장에서 이미지, 경제적 측면에서 모두 손해"라고 말했다. 또 "누가 경영권을 차지하더라도 사실상 최대 이익을 보는 건 민유성 사단"이라며 "그들은 말 그대로 '경영권 분쟁' 자체로 이익을 챙기는 사람들"이라고 덧붙였다.(서울=포커스뉴스)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가진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 관련 긴급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기 위해 조문현 변호사(오른쪽)와 대화하고 있다. 2015.10.08 허란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정혜원 SDJ코퍼레이션 상무가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집무실이 마련된 서울 중구 을지로 롯데호텔 34층으로 이동할 수 있는 전용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다. 신 총괄회장의 집무실 출입키는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정혜원 SDJ코퍼레이션 상무가 한 장씩 보유하게돼 출입에 문제가 없는걸로 알려졌다. 2015.10.19 강진형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서울 서초구 서울가정법원에 롯데 신격호 총괄회장이 성년후견인 지정 개시 신청 심리에 참석하기 위해 엘레베이터를 기다리고 있다. 2016.02.03 김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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