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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알타이의 파지릭 고분에서 우리나라 고대의 고총고분 축조 기법과 유사한 점이 발견됐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지난 5월부터 6월까지 몽골과학아카데미 역사학고고학연구소와 공동으로 몽골 알타이의 파지릭 고분에 대한 발굴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 같은 점을 발견했다고 7일 밝혔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지난 2015년부터 중앙아시아 각 지역과 한반도 내에 존재했던 적석계(積石系) 무덤에 대한 비교·분석을 통해 고대 각 지역 간 문화교류의 실체를 밝히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몽골 알타이 산악지역에 분포하고 있는 파지릭 고분과 국내 적석계 무덤의 관련성을 검토하기 위한 것으로써 몽골 바얀울기 아이막에 있는 시빗 하이르한(Shiveet Khairhan) 고분군 1호와 2호 고분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1호와 2호 고분 모두 원형 평면을 이루고 있으며 각 무덤의 크기는 지름 9.3m와 14.5m이다. 1호분과 2호분은 5m가량 떨어져 있고 묘광(墓壙)은 동-서 방향으로 기다란 직사각형 형태를 띠고 있으며 별도로 정리하지 않은 당시의 지표면을 파서 만들었다. 매장주체부(시신이 놓이는 곳)는 묘광의 남쪽 벽에 접해 설치되었는데 1호분은 목곽 내에 통나무 목관을 사용했고 2호분은 목곽만 채택하고 있어 차이점이 있다.
보존 상태가 양호한 1호분에서는 머리를 동쪽으로 두고 반듯하게 누운 인골이 온전한 상태로 확인됐으며 철도자와 토기가 1점씩 출토됐다. 말은 순장되지 않았으며 토기 주변에서 소량의 양 뼈가 확인됐다. 반면 2호분은 성인 인골과 소아 인골이 뒤섞여 흐트러진 상태로 확인됐다. 말은 최소 3마리 이상 순장됐던 것으로 추정되며 파지릭 고분의 특징적 유물인 목제 그리핀과 재갈, 철도자, 토기 등이 출토됐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큰 성과는 몽골과 러시아 알타이의 파지릭 고분 조사 중 처음으로 적석부 가장자리를 따라 판석형 호석(護石)을 두르고 내부를 분할해 적석하는 축조 과정 전반을 구체적으로 밝혀냈다는 점이다.
2호분은 총 15개 구역으로 평면 분할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와 함께 3개 구간으로 구분해 석재를 쌓아 올린 단면 분할 흔적도 확인됐다.
이 같은 고분 축조 방식은 우리나라 고대의 고총고분(高塚古墳)에서 확인되는 분할 성토, 토제(土堤) 등과 유사한 성격과 기능을 갖고 있어 두 지역 간 문화를 비교ㆍ연구할 수 있는 중요한 고고학적 자료를 확보했다는데 그 의의가 있다.
파지릭 고분: 파지릭 문화기에 돌을 사용하여 만든 무덤. 파지릭 문화는 유목문화를 기반으로 하는 스키토-시베리아 유형 문화의 하나로서 기원전 5∼3세기를 중심연대로 하며, 주로 몽골과 러시아의 알타이 산악지역에 분포
그리핀(Griffon): 몸통은 사자인, 매의 머리와 날개를 가진 상상 속 동물
적석계(積石系) 무덤: 알타이 파지릭 고분, 러시아 남부 시베리아 쿠르간, 카자흐스탄 쿠르간 등 봉분을 만들기 위해 돌을 사용한 무덤
묘광(墓壙): 무덤을 만들기 위해 땅을 파 놓은 자리
호석(護石): 무덤의 외부를 보호하기 위해 무덤 아랫부분을 둘러막은 돌
사카문화: 기원전 5세기에서 기원전 3세기경까지 카자흐스탄을 중심으로 한 중앙 아시아 일원에 형성되었던 고고 문화몽골 바얀울기 아이막에 있는 시빗 하이르한(Shiveet Khairhan) 고분군 2호분 평면분할 전경.<사진제공=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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