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악재'로 어수선한 여권 전통 텃밭 대구·경북(TK)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7-06 18: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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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권 신공항 무산에 실망감 깊어진 TK

경북 칠곡 사드 배치설에 '부글부글'

최경환 불출마로 새누리당 대표 경선에 TK출신 '0'
△ 새누리당 당대표 선거 불출마 선언하는 최경환 의원

(서울=포커스뉴스) 여권의 대표적인 텃밭인 대구·경북(TK) 지역에 3대 대형 악재가 발생,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계속 흔들리고 있다.

지난 2012년 대선에서 '안철수 바람'과 야권 단일화의 흐름 속에서도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지키고 대통령 만들기에 앞장섰던 TK지역이지만 여러 악재가 터지면서 애정이 점차 '애증'으로 바뀌는 모양새다.

◆ 동남권 신공항 기대 불구 백지화…민심 들끓어

TK지역은 이명박정부 시절 동남권 신공항 유치를 진행했다가 무산되는 아픔을 겪었다. 이 때문에 박근혜정부가 동남권 신공항을 경남 밀양 지역에 건설해줄 것으로 기대했다.

밀양은 경남도내에 있지만 TK지역과 거리상으로 멀지 않았기에 PK내 혈투로 볼 수 있는 밀양과 부산 가덕도의 대결에서 TK지역은 밀양 유치를 적극 지지했다.

하지만 정부는 동남권 신공항 건설 백지화를 선언했다. 기대심이 컸던 TK지역이기에 돌아오는 실망감은 되레 클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정부는 PK(부산·경남)지역의 민심을 달래기 위해 김해공항 확장안을 동시에 발표했지만 TK지역의 민심을 달래기 위한 움직임은 전무했다. 박근혜정부 출범에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 TK지역 입장에선 받아들일 수 없는 발표였다.

이 때문에 TK지역은 즉각 반발했다. 자치단체장부터 지역구 국회의원들까지 계파를 떠나 거세게 반발했다. 또 지역내 여론 주도층의 반발은 상상 이상이었다. TK지역을 대표하는 지역지인 매일신문은 22일 1면에 기사나 광고를 아무것도 싣지 않은 백지로 발행하면서 '신공항 백지화, 정부는 지방을 버렸다'며 지역 내 끓고 있는 민심을 가감없이 전했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자중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집단 반발 움직임은 조금씩 누그러졌지만 지역내 민심은 동남권 신공항 무산 사태로 부글부글 끓고 있다.


◆ 사드 칠곡 배치설에 '공항 대신 사드냐' 불만 폭발

이 같은 상황 속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경남 칠곡 배치설이 나와 신공항 파문으로 끓고 있던 민심에 부채질을 하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5일 한 언론을 통해 경북 칠곡에 사드 배치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에 당장 TK지역에선 '신공항 대신 사드를 주느냐'며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물론,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경북 칠곡 사드 배치설에 대해 "사실과 다른 정확하지 않은 보도”라면서 “결과를 보고받은 바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그렇지만 TK지역에선 의구심을 보내면서 대응 방안 모색에 돌입했다. 김관용 경북지사는 6일 경북 칠곡군을 찾아 지역의 상황을 보고받으면서 칠곡 배치가 현실화될 경우 거센 저항이 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칠곡을 지역구로 둔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도 보도자료를 내고 "사드 배치 후보지로 칠곡군이 검토되고 있다는 언론의 섣부른 보도에 칠곡군민 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 주민들의 걱정이 깊다"며 "인구밀집지역인 칠곡군에 사드를 배치하면 주거환경과 안전에 큰 피해를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칠곡군과 칠곡군의회도 성명을 내고 "사드 배치 후보지로 칠곡군이 검토되고 있다는 소문이 퍼져 군민이 동요하고 있다"며 "사드의 (경북 칠곡) 배치를 강력하게 반대한다"고 했다.

여권에선 칠곡 사드 배치설을 잘 다루지 못할 경우 제2의 동남권 신공항 사태가 불거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TK의 심장인 대구 수성갑에서 진보진영 당선자를 배출하는 등 민심 이반이 이뤄지는 가운데 연달아 대형 악재가 불거지고 있는 탓이다.


◆ 최경환 불출마 선언에 새누리당 대표 경선에 TK 출신 인사는 '0'

지역민들이 피부로 느끼지는 않지만 내년 대선을 앞두고 TK지역의 역할이 제한될 수 있다는 지역내 우려도 점차 확산되고 있다.

당장, 새누리당 친박계의 실질적 수장이자 'TK 보스'인 최경환 의원이 6일 전당대회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 때문에 보수진영의 중심축인 TK에서 대한민국 최대의 보수정당인 새누리당 당 대표를 배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최 의원이 나설 경우 유력한 당권 주자이지만 현재 출마를 선언했거나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인사들 가운데 TK 출신은 전무하다.

뿐만 아니라 내년 대선에서도 TK지역은 소외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차기 대선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인사들 가운데 TK지역 인사는 김부겸·유승민 의원 정도이지만 이들은 아직까지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나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진다.

대형악재인 동남권 신공항 무산과 사드 배치설로 부글부글 끓고 있는 TK지역 민심에 집권여당인 새누리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에 지역 인사가 전무한 상황이 겹치면서 여권의 고심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박근혜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층이 무너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탓에 TK지역의 민심 이탈은 이를 가속화시키는 상황이다. 보수진영이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해선 TK 지역의 절대적인 지지가 필요하다.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집토끼'를 잡기 위해 어떤 대책을 내놓을 지 귀추가 모아진다.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새누리당 당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불출마 선언 하고 있다. 2016.07.06 강진형 기자 정종섭(오른쪽부터), 유승민, 곽상도, 추경호 새누리당 의원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윤재옥 의원실에서 대구 지역 의원모임을 갖고 영남권 신공항 결과 발표를 지켜본 뒤 퇴장하고 있다. 2016.06.21 박동욱 기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요격용 로켓.(photo by Lockheed Martin)2016.02.24 ⓒ게티이미지/이매진스 김무성(가운데) 새누리당 대표와 최경환(왼쪽) 새누리당 대구경북 선거대책위원장, 김문수 새누리당 대구경북 선거대책위원장이 30일 오후 대구 수성구 새누리당 대구시당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회의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2016.03.30 강진형 기자 국토교통부는 21일 오후 3시 '영남권 신공항 사전타당성 검토 연구 최종보고회'를 열어 영남권의 신공항 건설 대신 현재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방안이 최적의 대안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로써 영남권 신공항 건설 사업이 5년만에 또다시 백지화됐다. 2016.06.21 이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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