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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일, 현대상선 사채권자 집회 개최 |
(서울=포커스뉴스) 최근 불거진 현대상선의 해외 인수설에 대해 회의적인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현대상선은 지난달 말 세계 최대 해운사인 덴마크 머스크와 스위스 MSC가 결성한 얼라이언스(동맹)인 2M 가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에 해외 해운 전문가들은 "2M 회원국인 머스크가 현대상선을 인수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잇달아 제기했다.
여기에 최근 현대상선 주채권자인 KDB산업은행 관계자가 "제 값을 받는다면 팔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혼란이 가중됐다. 현대상선 경영 정상화 이후 2년 내 매각 절차를 밟는다는 구체적인 일정까지 거론됐다.
국내 해운 업계는 현대상선 매각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해운은 국가 기간산업인 데다 국적선사이자 선복량(화물적재능력) 기준 세계 16위 회사인 현대상선을 매각하면 당장에는 득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손실이 크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지난 2000년대 초반 해외에 매각된 자동차수송선사 '유코카캐리어스'를 예로 들며 섣부른 매각을 지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대상선은 지난 2002년 유동성 위기를 겪으며 정부의 요구에 따라 흑자 사업부인 자동차수송사업부를 매각했다. 이를 사들인 스웨덴 해운사 발레니우스·노르웨이 빌헴슨·현대차·기아차가 합작해 '유코카캐리어스'를 설립·운영하고 있다.
자동차 운송 사업은 일반적으로 운임 변동이 적은 장기운항계약을 맺기 때문에 수익구조가 안정적이다. 유코카캐리어스는 지난해 매출이 약 2조2700억원에 달하고 4년 연속 흑자를 냈다.
한국선주협회 관계자는 "유코카캐리어스를 팔지 않고 갖고 있었더라면 현대상선이 최근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됐을 것"이라며 "다 팔고 남은 컨테이너선 사업마저 해외로 팔린다면 이보다 더 큰 손실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도 현대상선의 인수설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밝혔다.
김 장관은 5일 "국적선사를 해외로 팔 요량이었다면 이렇게까지 어렵게 구조조정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인수설을 일축했다.
한편 현대상선은 주채권자인 KDB산업은행 자회사가 될 준비를 하고 있다. 오는 15일 임시주총에서 대주주 추가 감자를 의결하고 나서 채권단이 출자전환을 진행하면 산업은행의 자회사로 편입된다. 현정은 회장과 현대엘리베이터는 대주주 자리에서 물러나고, 정부는 현대상선에 전문 경영인을 세울 계획이다.(서울=포커스뉴스)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현대그룹 본사에서 열린 현대상선 사채권자 집회에 사채권자 및 관계자들이 입장하고 있다. 사채권자 집회는 일정 금액 이상 사채권자들의 동의를 얻어 해당 사채의 조건을 일괄 변경하는 상법 절차다. 2016.05.31 양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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