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만능주의는 허상"…미 베스트셀러 '경제학의 배신' 개정판 출간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7-04 16: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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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 라즈 파텔 저…가치 사라진 사회에 대한 경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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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커스뉴스) "자유로운 시장경제는 기업이 만든 허상이다"

경제학자이자 사회운동가 라즈 파텔의 베스트셀러 '경제학의 배신'에 나오는 주장이다.

출판사 북돋움은 지난 2010년 미국에서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던 '경제학의 배신'(원제 The Value of Nothing) 번역서 최근 개정판으로 펴냈다고 4일 밝혔다.

책의 저자 라즈 파텔은 옥스퍼드 대학에서 정치철학과 경제학학사, 런던정경대학(LSE)에서 석사, 코넬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세계은행(World Bank), 세계무역기구(WTO), 국제연합(UN) 등에서 일하기도 했으며 현재는 비영리연구교육기관인 '식량과 발전정책 연구소'등에서 특별 연구원을 맡고 있다.

◆'가격'만 남고 '가치'가 사라진 사회

'경제학의 배신'은 대중이 자유시장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다며, 시장이 정하는 가격으로 세계의 가치를 평가할 수 있다는 믿음이 틀렸다고 지적한다.

저자 파텔 박사는 "시장경제체제가 경제뿐 아니라 식량, 기후변화까지 파괴적인 문제를 만드는데도 사람들이 아무 생각 없이 이를 받아들이고 있다"고 진단한다.

그는 '200달러짜리 햄버거'의 예시를 통해 가격에 근거한 경제학의 문제점을 보여준다. 그에 따르면 맥도날드 빅맥 버거는 한 개에 4달러(약 4500원)에 판매되지만, 사회적·생태적 비용을 포함하면 가격이 200달러(약 23만원)가 돼야 한다.

미국 정부는 햄버거 패티로 사용되는 소 사육 농가에 보조금을 지급한다. 또 패스트푸드 업계 상근 노동자는 연평균 1만5000달러(약 1700만 원)라는 낮은 임금을 받아 정부로부터 의료 및 식료품 지원금을 지급받는다. 이러한 각종 지원금에 환경 파괴 비용, 과도한 육류 소비로 인한 공공 보건 비용 등의 사회적 비용을 포함한하면 버거 한 개당 200달러가 든다는 것이다.

결국 기업은 사회 전체가 감당할 비용을 내지 않을 뿐 아니라 다양한 보조금까지 받고 있으며, 미국의 소비자는 자신이 낸 세금으로 값싼 햄버거의 비용을 치르고 있는 것이다.

파텔은 이러한 현상이 현대 경제학에서 말하는 부정적 외부효과를 드러내는 단적인 사례라고 말한다. 또 기업의 맹목적인 이윤추구를 비판하면서 "기업이 사람(법인·法人)이라면 사이코패스와 소시오패스에 견줄만하다"는 과감한 주장을 펼친다.

◆'가치와 도덕'…새로운 사회의 탄생

파텔은 오늘날의 경제와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면 세계의 가치를 평가하는 새로운 방식을 '화폐'가 아닌 다른 곳에서 찾아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가격이 올바른 신호를 전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이 책 후반부는 '라 비아 캄페시나' 등 사회 공동체를 소개한다. 라 비아 캄페시나는 국제적인 농민 운동 조직으로, 가족 농장을 기초로 한 지속 가능한 영농을 지원한다.

이 외에도 식량주권 운동, 프리 소프트웨어 운동 등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는 '대항운동' 사례가 나온다. 이들이 세계의 가치를 표현할 새로운 방식을 발견해나가고 있는 '시장주의의 대안'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지금이 우리가 누리고 있는 세상과 대강이나마 비슷한 세상'을 자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경고한다. 그는 현재의 경제 위기가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쳤으며, 식량, 환경부터 기후변화까지 모두 겹쳐있다고 심각성을 강조한다.

파텔 박사는 독자들에게 '가치'와 '도덕'을 바탕으로 하는 새로운 사회의 비전을 꿈꾸도록 독려한다. 출판사 북돋움. 옮긴이 제현주. 336쪽. 1만5000원.'경제학의 배신' 표지 <사진제공=북돋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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