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11조7000억원 배상 합의 임박…국내서도 휘발유차 소유주 집단 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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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스바겐, 미국에 10억달러 배상 합의 |
(서울=포커스뉴스) 폭스바겐이 연비·배출가스 조작과 관련해 연일 구설수에 오르며 수세에 몰리고 있다.
최근 검찰 수사를 통해 배출가스·연비 조작 혐의로 폭스바겐코리아 임원이 구속된 데 이어 미국에서는 11조7000억원에 달하는 디젤차 배출가스 조작 배상 합의가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27일에는 디젤차에 이어 휘발유차 국내 소유주들이 부당이득 반환 청구 소송에 나서면서 폭스바겐을 둘러싼 스캔들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양상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인증담당 임원이 구속되면서 독일 본사까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인증담당인 윤모 이사는 공무집행방해, 사문서변조 및 행사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윤씨는 지난 2010년 8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배출가스와 소음 시험성적서 40여건, 연비시험성적서 90여건을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지난 2014년 7월 배출가스 부적합 판정을 받은 폭스바겐 골프 1.4 TSI 차종에 대한 재인증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엔진 소프트웨어를 2차례에 걸쳐 임의조작하고, 지난 2013년 7월부터 최근까지 배출가스 변경인증을 받지 않은 5만9000대의 차량을 국내에 들여온 혐의도 받고 있다.
특히 검찰 조사과정에서 윤씨가 독일 본사의 직접적 지시에 의해 소프트웨어 조작을 진행했다고 진술하면서, 비난의 화살은 독일 본사에까지 향하고 있는 상황이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미국에서는 디젤차 배출가스 조작 스캔들과 관련해 11조7000억원에 달하는 피해보상 합의 소식이 전해졌다.
앞서 폭스바겐은 디젤차에 배출가스 수치가 적게 표시되도록 소프트웨어 장치를 조작했다가 지난해 9월 미국 환경보호청(EPA)로부터 적발됐다. 이 부분과 관련해 2000cc급 디젤차 소유주 48만2000명이 집단소송을 제기했고, 폭스바겐측이 이들과 평균 570만원에 달하는 배상 합의를 진행 중이라는 내용이었다.
특히 미국 배상 관련 소식은 지난해 11월 디젤 사태가 벌어진 이후 구체적인 소비자 배상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임의설정' 문구를 미삽입해 3차례나 환경부로부터 리콜계획안 제출이 반려된 국내 상황과 대조를 이뤄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이처럼 국내외적으로 폭스바겐의 부도덕한 부정행위가 알려지자 국내 소비자들이 다시 들고 일어섰다. 디젤차 관련 집단 소송을 맡은 법무법인에 따르면, 27일 폭스바겐의 휘발유차 ‘7세대 골프 1.4 TSI’ 소유주 26명은 서울중앙지법에 독일 폭스바겐그룹,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국내 딜러사 등을 상대로 부당이익 반환 청구 소송을 냈다.
이들은 앞서 검찰이 윤씨를 구속하며 불법 소프트웨어 장착과 임의 설정 정황을 포착한 해당차량의 차주들로, 폭스바겐을 사기죄로 추가 고소하는 한편 환경부에 리콜 명령 대신 차량 교체 명령을 내려달라고 청원서를 제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벌어진 일련의 폭스바겐 논란과 관련해 소송을 벌이고 있는 하종선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올해 1월부터 디젤차 관련 소송을 국내와 미국에서 동시에 진행했다"면서 "미국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배상 합의가 최종 확정되면,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배상을 하라고 폭스바겐과 협상을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검찰이 임원을 구속하는 등 적극적인 수사 활동을 펼치고 있는 부분은 고무적"이라면서 "임의설정 문제는 2011년에도 불거진 적이 있으므로, 환경부도 적극적인 자세로 폭스바겐을 압박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여전히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미국 배상 합의에 관한 국내 언론의 보도에 대해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법원 판결이 날 때까지 합의 내용은 당사자만 알고 외부에 알리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국내 임원의 검찰 수사와 관련해서도 "조사에 성실히 임한다는 것 외에 공식 답변은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편 검찰은 박동훈 르노삼성자동차 사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 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사장은 2005년부터 2013년까지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을 지낸 바 있다.폭스바겐이 배출가스 조작으로 미국 소비자들에게 최소 10억달러를 배상하기로 한 지난 4월 22일 오전 서울 강남일대 폭스바겐 차량이 주차돼있다. 2016.04.22 이승배 기자 폭스바겐이 배출가스 조작으로 미국 소비자들에게 최소 10억달러를 배상하기로 한 4월 22일 오전 서울 강남일대 폭스바겐 전시장. 2016.04.22 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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