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 구조조정 '막판 진통'…한진 '유동성'·현대 '해운동맹'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6-23 16:3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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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테이너 리스 비용 등 유동성 위기 남은 한진해운

THE얼라이언스 대신 현대상선 '2M' 가입 선회
△ 한진해운의 미래는

(서울=포커스뉴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구조조정 과정이 쉽사리 진행되지 않고 있다. 한진해운은 유동성 위기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자율협약 조건 중 해운동맹 가입만을 남겨놓은 현대상선도 가입이 무난할 거란 전망과는 다르게 흘러가는 모습이다.

한진해운의 유동성 위기는 아직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컨테이너선을 빌려 쓰는 비용까지 연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해운이 리스한 21만4500여대 컨테이너의 취득원가는 7115억여원으로 3~8년간 매달 100억원 가량 지급해야 한다. 이는 현재 조정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1조원대 용선료(선박 임대 비용)와 비교해 작은 수준이지만 작은 비용도 처리할 수 없다는 점에서 오히려 유동성 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컨테이너 리스비를 연체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진해운은 이미 유동성 문제가 붉어진 바 있다. 한진해운의 벌크선 '한진 파라딥호'는 지난달 용선료 연체로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억류됐다. 3일만에 운항을 재개하긴 했지만, 컨테이너선주 시스팬에도 138억원 규모의 용선료가 연체됐다고 알려져 유동성 위기가 우려스러운 수준으로 관측됐다.

채권단에 추가 지원을 요청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올 연말까지 한진해운에 필요한 자금은 1조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한진그룹은 4000억원을 지원하면 채권단이 6000억원을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사재출연 등을 요구하던 채권단은 "자구계획 없이는 추가지원 없다는 게 정부 원칙"이라고 입장을 고수했다.

추가로 자구책을 마련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한진그룹은 지난 2013년 한진해운을 인수한 후 2년간 1조원 가까운 돈을 이미 지원한 바 있다. 유상증자를 통해 대한항공이 백기사로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대한항공도 부채비율이 900%에 가까워 지원이 쉽지 않아 보인다.

용선료 조정 협상도 쉽지 않다. 조 회장과 만나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알려진 시스팬 게리 왕(Gerry Wang)회장은 외신들과 인터뷰에서 "용선료 인하는 절대 없다"고 밝혔다. 한진해운 측은 '인하'라는 용어차이라고 해명했지만 한진해운의 용선료 협상이 마냥 쉽지 않을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상선은 마지막 남은 해운동맹 가입이 기존의 전망과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채권단 및 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이 가입을 추진하던 'THE얼라이언스' 회원사들이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가입이 어렵지 않을 것이란 기존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이다. 현대상선은 그동안 기존 G6와 오랜 기간동안 동맹을 맺어온 만큼 해운동맹 가입이 어렵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전개해왔다.

일각에서는 기존 해운동맹을 함께 해오던 'G6' 멤버사들과 현대상선의 신뢰가 깨진 것이 아닌가 하는 주장도 나왔다.

한편, 현대상선은 THE얼라이언스 외에도 '2M'과도 해운동맹 가입을 논의 중이라고 23일 밝혔다.

2M은 글로벌 컨테이너 선사의 시장 점유율 1, 2위를 기록하는 머스크(Maersk)와 MSC로 구성된 해운동맹이다. 두 선사는 유럽에서는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지만 아시아 지역의 기반은 없는 상황이다.

이미 장기간 협력을 통해 구성돼 있는 두 선사의 선로 구성에 어떻게 참여할지, 남은 자율협약 기간동안 협상이 가능할지 등 아직 미지수가 남지만 현대상선이 2M에 들어가게 될 경우 아시아 지역에서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보인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THE얼라이언스 가입을 추진하면서 동시에 2M에도 가입 논의를 신청했다"며 "THE얼라이언스에서 반응이 없는 중간에 2M에서 공식적인 반응이 와 이같이 밝히게 됐다"고 설명했다.서울 영등포구 한진해운 1층 로비 2016.04.25 김인철 기자 서울 종로구 현대그룹 본사 2016.05.31 양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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