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 성산성, 천년 간 숨겨온 세 겹의 빗장을 풀다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6-23 09:5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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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차례에 걸쳐 판축기법으로 쌓은 토축성벽 확인…24일 발굴현장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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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커스뉴스)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김제 성산성의 축조 기법이 밝혀졌다.

김제 성산성은 김제시의 주산(主山)인 성산(城山)의 정상을 둘러싸고 있는 테뫼식 산성이다. 성곽의 축조와 관련한 문헌기록이 전하고 있지 않고 체계적인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아 산성의 실체는 베일에 싸여 있었다.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전라문화유산연구원이 조사 중인 김제 성산성 발굴조사 결과 김제 성산성은 판축(版築)기법을 이용해 세 차례에 걸쳐 쌓은 토축성벽으로 축조된 것이 확인됐다. 판축기법은 흙을 떡시루처럼 얇은 판 모양으로 켜켜이 다져 쌓는 방법으로 단순히 흙을 쌓아 올리는 성토(盛土)기법보다 견고한 것이 특징이다.

가장 이른 시기의 맨 아래 성벽은 점토와 마사토(풍화암반토를 재사용한 흙)를 재료로 사용하여 판축기법으로 정교하게 쌓았다. 또한 판축기법으로 토성을 축조할 때 사용되었던 목조 구조물(비계목)의 기둥자리인 영정주공(永定柱孔)이 130㎝의 간격으로 배치되어 있음을 확인했다.

맨 아래 성벽의 위로는 두 차례에 걸쳐 성벽을 보강한 흔적이 발견됐다. 보강 성벽의 경우 성벽 밑부분에 기단석을 2열로 줄지어 나란히 놓은 다음 그 위에 판축기법으로 중심 성벽을 쌓았다.

성벽의 안쪽으로는 건물지와 관련된 석렬이 확인됐는데 이를 통해 성벽 내의 지형을 평탄하게 고른 후 건물을 세워 성의 방어를 더욱 튼튼히 했음을 알 수 있다.

유물로는 선 모양의 무늬가 새겨진 선문계 기와와 생선뼈무늬가 표현된 어골문계 기와가 주로 출토됐으며, 물결무늬가 새겨진 대형 항아리도 여럿 발견됐다. 아울러 '관(官)'자가 찍혀 있는 기와도 발견되어 국가 시설로 이용됐음을 짐작하게 한다.

성곽이 조성된 시기는 출토유물로 보아 통일신라말~고려 초로 추정되며 최하층 판축토성은 축조 기법이나 축조 재료, 영정주공의 간격 등을 감안하면 그 이전 시기로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제 성산성 발굴조사 성과는 오는 24일 오후 3시30분에 공개되는 발굴현장(전라북도 김제시 교동 262-4)에서 확인할 수 있다.김제 성산성 발굴현장 전경.<사진제공=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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