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정치권 '비판'으로 본 김해공항 확장 문제점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6-21 17:3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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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음으로 24시간 운항 못해…국제공항으로 부적격

돗대산 트라우마…비행기가 산으로 가는 일은 막아야
△ 답변하는 장 마리 슈발리에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자회사 ADPi 수석엔지니어

(서울=포커스뉴스) 정부가 21일 영남권 신공항 계획을 백지화하고,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방안을 최적의 대안이라고 결론내렸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강호인 국토부 장관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번 입지 평가결과는 공항건설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와 명성을 가진 ADPi가 5개 지방자치단체가 합의한 방식에 따라 오직 전문성에 기초해 공정하고 객관적인 분석을 통해 내린 최적의 결론"이라며 "김해공항이 영남권 거점공항의 역할을 수행하는데 부족함이 없는 대안이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당초 영남권 신공항은 김해공항의 포화로 인해 그 필요성이 제기된 데다가, 그 동안 소음 등으로 인해 국제공항으로서의 역할을 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추진된 바 있다. 정부의 이같은 결정에 대해 부산 지역과 대구 지역 의원들은 강하게 반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부산·대구, 여·야를 막론하고 이같은 결정에 대해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이들의 '말'로서 김해공항의 문제점을 짚어보자.


◆ 소음으로 24시간 운항 못해…국제공항으로 부적격

이들 의원들이 김해공항 확장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소음 문제로 인해 24시간 운항이 불가하다는 점이다. 김해공항은 도심 인근에 위치하고 있어 소음 피해로 인해 밤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는 운항이 금지돼 있다.

가덕도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김도읍(부산 북·강서갑)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결정이 발표되자마자 매우 굳은 얼굴로 국회 원내대표실을 나왔다.

김도읍 의원은 기다리고 있던 기자들에게 첫 마디로 "김해공항은 지금도 피해가 엄청 크다. 확장을 해버리면 주민들이 받는 소음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며, 소음 피해 보상금도 엄청나게 투입된다"며 소음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소음 피해가 있는 한 24시간 운항도 못한다. 그러면 국제공항으로서 기능할 수 없는 것 아니냐"며 "지금도 소음 피해 때문에 주민들을 주무시게 하기 위해 밤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운항이 금지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밤 11시부터 오전 6시까지 소음 피해 때문에 운항이 금지된 이 공항을 더 확장하면, 이걸 국제공항이라고 할 수 있겠나. 안되잖느냐"며 강하게 불만을 토로했다.

김세연(부산 부산진갑) 새누리당 의원은 "여객 수요만 감안하면 김해공항 확장이 단기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장기적으로 화물 및 장거리 국제 노선을 위해서는 24시간 소음없이 안전하게 운영할 수 있는 공항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는 지난 세 차례 용역을 통해서 안전과 소음 문제 해결이 어렵다고 결론을 내린 바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이번 김해공항 확장 결정이 근본적 해결책이 아님에 다시 한 번 아쉬움을 밝힌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부산시 국회의원(김영춘·박재호·최인호·전재수·김해영)들은 이날 발표가 난 뒤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김해공항이 확장된다 하더라도 소음 등 문제로 24시간 운항이 불가하다"며 "24시간 운항이 불가한 제2관문은 국제공항으로 부적절하다"고 했다.

이들은 "김해공항 인근에 대규모 아파트 조성이 예정돼 있어 소음 및 안전 문제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 돗대산 트라우마…2002년 중국 민항기 참사

또 다른 문제는 해발 380m '돗대산'이다. 지난 2002년 김해공항에 착륙하려던 중국 민항기가 인근 돗대산에 추락, 승객 129명이 숨지고 37명이 부상당하는 참사가 발생한 바 있다.

이와 관련 김세연 의원은 "부산시민들과 부산시는 김해공항 주변에 고정장애물로 안전성을 담보하지 못하는 김해공항의 여건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신공항을 1990년대부터 계속 요구해왔다"고 주장했다.

더민주 신공항 대책 특별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인호(부산 사하갑) 의원은 이날 공동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자들에게 "김해공항에 활주로를 하나 더 놓는다고 해서 안전 문제가 제거되는 것은 아니"라고 일침을 놓았다.

이어 "용역 과정에서 안전성의 문제, 고정장애물 문제가 전혀 납득되고 해명되지 않았다. 이 부분에서 '보이지 않는 손'과 뭔가 연관돼 있었다는 의구심을 가져왔다"며 "그런 점에서 충분히 정치적인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안전성과 경제성, 접근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백지화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며 "안전 문제를 고려해서 백지화 했다는 것은 전혀 납득할 수 없는 논리"라고 지적했다.

이어 "활주로를 하나 더 놓으면 오히려 더 위험해지지 전혀 해결이 안된다"고 설명했다.

전날(20일) 상경,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던 서병수 부산시장은 "가덕신공항은 한결같이 입지 요건이 안전하고 24시간 운영 가능한 공항이었다"며 "안전은 돗대산 트라우마를 쉽게 지울 수 없는 부산시민들에게는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최우선 가치"라고 강조했다.

서 시장은 "첩첩산중 공항을 검토하면서도 고정장애물이 개별 평가항목에서 빠졌다"며 "어떻게 안전성의 핵심 잣대를 송두리째 무너뜨릴 수 있느냐"고 반발한 바 있다.

그는 "(김해공항이) 북측 진입로를 가로막고 있는 산과 밀집된 민가 때문에 확장도 불가하다"며 "비행기가 산으로 가는 일은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장 마리 슈발리에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자회사 ADPi 수석엔지니어가 21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브리핑실에서 열린 동남권 신공항 타당성 검토 연구 최종 보고회에서 입지선정 결과 발표를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은 서훈택 국토부 항공정책실장. 2016.06.21 김기태 기자 김도읍(왼쪽)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와 김세연 의원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진석 원내대표와의 면담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16.06.01 박동욱 기자 정종섭(오른쪽),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윤재옥 의원실에서 대구 지역 의원모임을 갖고 영남권 신공항 결과 발표를 지켜본 뒤 퇴장하고 있다. 2016.06.21 박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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