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임 상승 예고 등 실적 반등 가능성↑
업계 불황 아직…"전망 예상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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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진해운 채무조정 성공...1900억 회사채 3개월 연장 |
(서울=포커스뉴스) 지난 17일 한진해운은 1900억원 규모의 무보증사채의 만기를 연장하면서 "해운업계 최대 성수기인 3분기를 앞두고 수익 극대화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주요 선사들이 성수기를 맞아 운임료 상승을 예고하면서 국내 선사들도 실적 반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아직 업계 불황이 심해 전망이 어렵다는 주장이다.
◆컨테이너선 업계 극성수기, 3분기
연말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를 앞둔 3분기는 컨테이너 업계에 최대 성수기다.
해운업은 크게 벌크선과 컨테이너선 두 가지 업종으로 나눌 수 있다. 벌크선은 석유, 곡물, 목재 등 원자재 화물을 실어나르고, 컨테이너선은 자동차, 백색가전 공산품 등을 화물로 옮긴다. 우리나라의 양대 국적 해운사로 꼽히는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주로 컨테이너선으로 매출을 올리고 있다.
컨테이너선 항로들은 대체로 동서항로에 많이 치중돼 있다. 생산을 담당하는 아시아에서 소비를 담당하는 미국·유럽으로 실어나르는 화물량이 가장 많은 탓이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도 전체 항로 구성의 60% 이상을 동서항로에 집중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컨테이너선 업종의 경기는 미국·유럽 대륙의 소비심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2000년대 초반 1300대를 상회하던 중국발 컨테이너 운임지수(CCFI, China Containerized Freight Index)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미국과 유럽의 소비시장이 얼어붙자 급락해 800대까지 떨어졌다.
컨테이너선 업계의 성수기를 3분기로 꼽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유럽과 미국 시장에서는 추수감사절 시즌과 크리스마스 시즌이 가장 소비가 활발한 시기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 3분기에는 충분한 화물이 유럽과 미국으로 옮겨져야 한다.
◆운임 상승 예상으로 실적 반등 가능성↑
컨테이너 운임 안정화 전망 역시 해운업계가 실적 반등에 나설 수 있는 발판으로 보인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 해운 리서치 기관 드류리(Drewry)는 선사간 운임전쟁이 종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낮은 운임료를 유도했던 1위 업체 덴마크 머스크도 올 1분기 매출이 2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머스크도 운임료 인하 경쟁의 한계에 도달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업계에 따르면 머스크를 비롯해 세계 주요 선사들은 '아시아-유럽'항로에서TEU(컨테이너선의 화물 단위. 20피트 컨테이너 1개)당 500달러 수준의 성수기 추가 할증을 부과하기로 했다. 드류리 전망에 따르면 아시아-유럽 항로는 6월에 이어 7월에도 운임을 인상할 예정으로 운임 인상에 성공할 경우 TEU당 10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보인다.
KMI에 따르면 성수기 이전까지 선사들은 공급량을 감축해 운임을 TEU당 1500달러 수준으로 인상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운임료가 상승되면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역시 실적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지난해, 오히려 실적 악화…"전망 예상 어려워"
다만, 3분기 성수기가 두 해운사의 실적 반등에 기여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지난해 3분기 두 해운사의 실적은 오히려 하락했다. 한진해운의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은 107억여원으로 같은 해 2분기 영업이익보다 500억원 가량 하락한 수치를 보였다. 현대상선도 지난해 3분기 영업손실은 679억여원으로 2분기 손실액인 631억보다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워낙 불황이 심한 탓에 성수기에도 실적 반등을 이루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운임료가 상승한다고 해서 실적이 좋아질지도 알 수 없다. KMI보고서에 따르면 운임 경쟁을 맞아 한진해운 역시 운임료를 낮췄지만 물동량은 더 늘어나지 않아 이중고를 겪어야만 했다.
아울러 파나마 운하 확장도 전망을 알 수 없게 한다. 기존까지 4400TEU급까지 통과 가능했던 파나마 운하는 오는 26일 확장을 완료한다. 이를 통해 1만4000TEU급 대형 컨테이너선이 아시아에서 미주 동부를 기존보다 열흘 정도 빠르게 오갈 수 있게 됐다. 국내 선사들은 아직 1만3000TEU 이상의 대형 선박을 갖고 있지 않아 원가 경쟁력 면에서 불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3분기가 해운업계의 성수기임에는 확실하지만, 해운업 자체가 바닥이라 전망을 예상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측은 모두 "공급 경쟁 등 미지수가 많지만, 성수기이니만큼 실적 반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서울 영등포구 한진해운 본사 2016.06.17 이승배 기자 서울 종로구 현대그룹 본사 2016.05.31 양지웅 기자2016.06.15 이형진 기자 현대 유니티호 <사진제공=현대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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