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리 옥시 前 대표, 구속영장 기각…외국인 관계자 처벌 '제동'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6-17 09: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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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구속 사유와 필요성 인정하기 어려워"
△ 존 리 옥시 전 대표

(서울=포커스뉴스) 가습기살균제 사망사건 최대 가해기업으로 손꼽히는 옥시레킷벤키저 전 대표 존 리(48) 구글코리아 대표이사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조의연 영장전담부장판사는 업무상과실치사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리 전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고 17일 밝혔다.

조 부장판사는 "지금까지 수집된 증거자료를 바탕으로한 피의자의 범죄혐의에 대한 소명 정도와 구체적 사실관계에 대한 다툼의 여지 등에 비춰볼 때 구속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영장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가습기살균제 피해사건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검사)은 14일 리 전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검찰이 가습기살균제 사망사건 수사를 시작한 이후 외국인 대표에게 처음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이날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향후 외국인 대표에 대한 수사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검찰은 인도 국적으로 거라브 제인 전 대표의 강제 송환을 추진하고 있다. 거라브 제인 전 대표가 검찰소환에 응하지 않겠다고 공식 통보하면서 차선책을 찾은 것이다.

그러나 리 전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이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거라브 제인 전 대표의 강제 송환을 추진할 정도의 충분한 증거 마련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날 리 전 대표의 영장 기각과 별개로 이번달 중으로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에 대한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리 전 대표는 가습기살균제 판매 당시였던 2005년 6월부터 2010년 5월까지 대표직을 맡았다.

검찰은 앞서 지난달 23일과 지난 7일 두차례 리 전 대표를 소환해 고강도 조사를 벌였다.

첫 출석 당시 리 전 대표는 이날 출석 예정 시간보다 30분 빠른 오후 1시 30분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청사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한국말로 "정말 가슴이 아프다.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기도와 애도를 표한다"며 "검찰조사에서 내가 아는 걸 모두 이야기 하겠다"고 밝혔다.

리 전 대표가 검찰 청사 앞에 모습을 드러내자 미리 대기하던 피해자와 가족들은 "억울하게 죽어간 우리 아이를 살려내라"며 "옥시레킷벤키저는 대한민국을 떠나라"고 외치기도 했다.

이날 리 전 대표 출석 당시에는 현장을 찾은 피해자와 유가족 10여명과 취재진 수십명이 뒤엉켜 혼란스러운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피해자들의 울분섞인 토로에 리 전 대표는 황급히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이후 두 번째 출석 당시에는 첫 출석 당시의 혼란을 인식한 듯 조사 예정시간보다 1시간 30분 먼저 조사실로 향했다.

검찰은 두 차례 소환조사를 통해 가습기 살균제 유해성 인지 여부와 소비자들의 부작용을 알고도 묵살했는지 여부 등을 집중 수사했다.

한편 앞서 검찰은 지난달 신현우(68) 전 옥시와 옥시 전 연구소장 김모씨, 선임연구원 최모씨 등을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 및 과실치사상,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법률 위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 등을 적용해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신 전 대표 등 옥시 관계자 3명은 지난 2000년 10월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의 유해성을 인지하고도 흡입독성 실험을 하지 않은 채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신 전 대표 등에 대한 첫 공판은 17일 10시 30분 열릴 예정이다.존 리 옥시레킷벤키저 전 대표가 소환조사를 받기 위해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2016.05.23 오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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