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총애 받은 서미경, 롯데가 비자금 진원지?
(서울=포커스뉴스) 재계 순위 5위의 롯데그룹이 사면초가 위기에 빠졌다.
국내에서는 계열사 50여곳을 상대로한 압수수색 등 검찰의 대규모 수사가 시작됐고 일본에서는 '형제의 난' 마지막 반전을 위한 주주총회가 예정돼 있다.
창립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롯데그룹 사태를 키워드로 정리했다. 롯데그룹에서 가장 베일에 가려진 인물, 그러나 세간의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이가 있다. '미스롯데' 출신으로 신격호 총괄회장의 세 번째 부인인 서미경씨다.
⑥서미경
롯데그룹 수사가 시작된 후 수면 위로 떠오르는 핵심적인 인물이 있다. 신격호(94) 총괄회장의 총애를 한몸에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베일에 쌓인 여인, 서미경씨가 그 주인공이다.
아역배우 출신인 서씨는 1977년 '미스롯데'에 선발되면서 얼굴을 알렸다. 이후 롯데그룹 전속모델로 활약하며 드라마, MC, 영화, 광고까지 두루 섭렵한 당대 최고의 하이틴 스타로 떠올랐다.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서씨는 1981년 돌연 종적을 감추고 일본으로 향했다. 이미 신 총괄회장의 눈에 든 이후였지만 대중들 입장에서는 그녀의 은퇴가 충격으로 다가왔다.
서씨가 신 총괄회장의 세 번째 부인이 됐다는 사실은 1980년대 후반 신 총괄회장이 서씨의 딸 신유미 롯데호텔 고문을 자신의 호적에 올리면서다.
물론 서씨의 경우 현재 롯데그룹내 공식적 직함이 없는 것은 물론 신 총괄회장 호적에도 오르지 못했다. 그런 그녀가 이번 수사의 핵심으로 떠오른 이유는 비록 호적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롯데그룹 내에서는 실질적 '별당마님'이기 때문이다.
검찰은 서씨가 가족회사를 설립해 롯데그룹 내 자금을 빼돌려 비자금으로 형성했다고 보고 있다.
이같은 추론에는 서씨가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에게 주어진 롯데의 특혜가 자리잡고 있다.
실제로 서씨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은 롯데쇼핑 0.1%(3만531주)가 전부다. 그룹 경영권을 좌지우지할 정도의 결정적인 지분은 아닌 셈이다.
그러나 특혜성 사업의 경우 얘기가 다르다. 서씨와 딸 신 고문은 유원실업을 보유하고 있다. 두 사람이 지분 100%를 소유해 사실상 두 사람만의 가족회사다.
수년간 롯데시네마의 영화관 매점 사업운영권을 맡아온 유원실업의 경우 과거 '일감 몰아주기' 논란을 받은 바 있다. 지난 2013년 서울지방국세청은 롯데쇼핑에 대한 세무조사를 벌인 뒤 600억원대 추징금을 부과했다. 이 과정에서 드러난 것이 바로 유원실업에 대한 특혜 의혹이었다.
그럼에도 롯데쇼핑은 유원실업에 대한 특혜를 곧장 거두지 않았다. 추징금이 부과된 후 1년여가 지난 2015년 2월에야 유원실업과의 계약을 해지했다. 신 총괄회장의 서씨에 대한 애정을 추측해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비자금 조성 의혹의 또다른 핵심회사인 유기개발 역시 마찬가지다. 롯데그룹으로부터 특혜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진 유기개발 역시 서씨와 서씨의 오빠가 함께 운영하는 곳이다.
검찰은 서씨의 회사가 롯데그룹 계열사로부터 부동산을 헐값에 사들여 임대수업을 벌이거나 롯데시네마 매점 운영권 독점 제공 방식으로 수익을 올린 것으로 보고 실질적 비서금 조성처가 됐는지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미 검찰이 롯데그룹 내 핵심적인 조직인 정책본부가 서씨 회사 등을 위해 일해온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씨와 딸 신 고문이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역시 수사 대상에 오를 전망이다. 두 사람은 전국 각지에 1000억원에 달하는 부동산을 소유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중 대부분은 신 총괄회장에게 증여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신 총괄회장이 소유한 부동산들이 재산증식 도구로 사용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에게 증여된 부동산 역시 수사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
그러나 롯데 측은 서씨의 연관성 의혹을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있다. 서씨가 운영하는 회사들이 롯데와는 전혀 무관하다는 주장이다.
재계 관계자는 "롯데 측은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신 총괄회장이 서씨를 호적에 올리지 못한 미안함 때문에 상당한 특혜를 준 것으로 알려져있다"며 "서씨가 비자금 조성의 핵심적인 창구로 구분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아마 검찰에서도 이미 서씨 회사를 주목하고 있을 것"이라며 "다양한 혜택을 받고 엄청난 부를 축적한 이들 역시 검찰 수사를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사진=영화 '청춘 불시착'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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