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후예' 유시진 대위, 송중기 '각 잡힌' 연기 모태
(서울=포커스뉴스) 군 관계자는 15일 "우리 군과 해경, 유엔군사령부로 구성된 '민정경찰'이 지난 10일부터 한강하구 중립수역에서 불법조업을 하는 중국어선을 단속·퇴거하는 작전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한강하구에서 중국어선 단속을 위해 꾸려진 '민정경찰'은 다소 생소한 명칭이다.
의무경찰, 해양경찰, 교통경찰, 청원경찰 등은 익숙한 명칭이지만 민정경찰은 무엇일까. 버스터미널이나 기차역, 길거리 등에서 볼 수 있는 휴가 나온 군인 가운데 간혹 군복 상의에 '민정경찰(DMZ POLICE)'이라는 마크를 붙인 군인이 있다.
민정경찰 마크를 단 이들은 군인인지 경찰인지, 또 어떤 임무를 수행하는지 궁금해 할만하다. 일단 민정경찰은 무엇인지에 대해 알아보자.
민정경찰은 '민사행정경찰'의 줄임말로 정확히는 육군 소속 군인이다. 이들은 전방에서 근무를 서는 군인들 가운데 비무장지대(DMZ)안에서 수색·정찰·매복 등의 임무를 수행하는 장병들이다. 판문점 근무 장병들을 비롯해 국토방위의 최전선에 있는 이들이 바로 민정경찰이다.
비무장지대에서 근무하는 민정경찰의 임무는 다양하다. 북한과 불과 얼마 되지 않은 거리에서 수색과 정찰, 매복, 경계 등의 기본임무 외에도 비무장지대의 생태를 조사하는 민간인이나 진지 건설 등 특정 작업을 위해 비무장지대에 들어오는 일반 군인의 경호도 민정경찰이 맡는다.
이들이 민정경찰이라는 표식을 붙이는 이유는 1953년 7월 맺어진 정전협정 때문이다. 당시 체결된 정전협정에 따라 남한과 북한 사이에는 군사분계선을 기준으로 남북으로 각 각 2km씩 폭 4km의 비무장지대가 생겼다. 비무장지대에서는 말 그대로 어떠한 무장도 할 수 없는 곳이다.
정전협정 제1조는 비무장지대에는 군인은 들어갈 수 없고, 민사행정 및 구제사업에 관계된 인원과 군사정전위원회의 허가를 받은 사람만 출입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남북한 모두 비무장지대에서 근무를 설 수 있는 사람은 군인뿐이다. 따라서 남한과 북한은 정전협정을 위반하지 않으면서 비무장지대에 군인을 들여보낼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낸 게 군인을 경찰로 위장시키는 것이었다.
이에 남한은 '민정경찰', 북한은 '민경대'라는 마크를 붙여 군인을 비무장지대에 투입시키고 있다. 남한의 민정경찰은 팔에 '헌병'이라는 완장을, 북한 민경대는 '경무'라는 완장을 찬다.
비무장지대에서는 무장을 할 수 없지만 남북한 간 일촉즉발의 상황이 언제 벌어질지 모르는 최전방의 현실 때문에 민정경찰은 중무장에 가까운 무기를 소지하고 비무장지대에 들어간다. 북한의 민경대 역시 마찬가지다.
군인이지만 경찰인척 해야 하는 민정경찰들이 비무장지대를 수색·정찰할 때는 방탄조끼를 입고 수류탄을 소지하며, 실탄이 장전된 소총으로 기본 무장을 한다.
매복근무 때는 그 이상의 무장을 하게 된다. 민정경찰은 군사분계선 인근에서 북한군과의 총격전을 벌일 때도 있어 이들의 근무는 그야 말로 팽팽한 긴장감의 연속이다.
군인인 민정경찰과 민경대가 무장을 하고 DMZ를 수시로 드나드는 현실이다 보니 정전협정은 휴지조각에 불과하다는 말도 나온다.
한강하구에서 불법조업을 하는 중국어선을 단속키 위해 지난 10일부터 이곳에서 활동하고 있는 군과 해경 전력들에게도 민정경찰이라는 호칭을 붙이는 이유 역시 단속지역의 특성 때문이다.
한강하구는 중립수역으로 한강을 사이에 두고 남북이 대치하고 있어 분쟁 가능성이 높은 민감한 곳이며, 정전협정에 의해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가 관리·통제하고 있다.
한강하구 중립수역도 정전협정의 영향을 받는 곳이라 이 수역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DMZ와 마찬가지로 '민정경찰' 마크를 붙이거나 완장을 찬다.
이와 관련해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한강하구 수역은 정전협정에 따라 중립수역이기 때문에 이곳에 들어가는 군인과 해경들은 민정경찰 완장을 차고 중국어선 단속·퇴거 작전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군인이지만 경찰인 척 해야 하는 민정경찰은 육군에서도 2% 이내 정도의 소수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육군 관계자는 "민정경찰 규모는 군사보안에 해당돼 정확한 병력의 숫자를 공개할 수는 없지만 그 수는 육군 전체에서 얼마 되지 않는다"면서 "이들은 육군의 자존심 중 하나이며, 최전방을 지키는 일에 대한 긍지가 높다"고 전했다.
연예인을 비롯한 일부 유명인들 가운에 민정경찰 출신이 더러 있다. '태양의 후예‘ 신드롬의 주인공인 탤런트 송중기도 육군 22사단 민정경찰 출신이다.
북한 민경대 출신으로는 책 'DMZ의 봄' 저자인 주성일씨가 있다. 주씨는 2002년 도라산 전망대를 통해 귀순한 북한군으로 민경대에서 근무했다.
민정경찰들의 자부심은 어떤 특수부대원들 못지않으며, 이들은 전역 후 민정경찰 전역자 모임 등을 통해 전우애를 이어가고 있다.지난 10일 부터 군과 해양경찰로 구성된 '민정경찰'이 한강하구 중립수역에서 불법조업을 하는 중국어선을 단속하고 있다. <사진제공=합동참모본부>육군 22사단 민정경찰로 군복무를 하다 지난 해 전역한 탤런트 송중기. <사진출처=KBS '연예가 중계'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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