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 등 심각한 추행도 2.1% 달해
주요 가해자는 교장‧교감 등 학교관계자
전교조 "학교 아닌 정부 차원 과제"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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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삽화] 성폭행 |
(서울=포커스뉴스) 현직 여교사들 10명 중 7명이 교직 생활을 하면서 성폭력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교조가 지난 10일부터 사흘간 전국 유‧초‧중‧고 여교사 175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70.7%(1240명)에 달하는 교사들이 '성희롱, 성폭력 피해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가장 응답률이 높은 피해 유형은 '술 따르기, 마시기 강요'(53.6%)였다. 노래방 등에서 '춤을 강요'(40.0%)하거나 '언어 성희롱'(34.2%), 허벅지나 어깨에 손을 올리는 '신체 접촉'(31.9%) 등의 유형도 뒤를 이었다.
특히 2.1%에 달하는 교사들은 키스 등 심각한 성추행 피해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강간과 강간미수 등 강력범죄 피해를 입은 교사는 10명(0.6%)이나 있었다.
성폭력을 당했다는 교사의 비율은 초등학교에서 59.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는 상대적으로 교장‧교감 등 관리자들이 많은 권한을 갖고 있는 것과 유관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설문조사에서도 교장‧교감 등 학교 관리자가 72.9%의 응답률로 주요 가해자로 지목됐다. 동료교사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는 이들도 62.4%에 이르렀다.
학부모와 지역 주민의 가해 사례는 학교운영위원회 등 직책이 있는 경우(학부모 11.0%, 주민 4.0%)가 직책이 없는 경우(학부모 1.8%, 주민 1.1%)에 비해 월등히 많았다.
이처럼 여교사를 상대로 성폭력이 일어나는 이유에 대해 전교조는 "여성을 성적인 대상으로 보기 때문이란 시각이 가장 크지만 아직도 남성을 여성보다 우월한 존재로 여기는 의식도 영향을 미친다"며 "교직사회를 포함한 사회 전반에 성평등 의식을 고양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학교가 아닌 정부 차원의 과제인 점도 강조했다. 전교조는 "여가부에서 성폭력 예방교육 의무기관을 확대한다고 했지만 실질적으로 이뤄지는지 의문"이라며 "사회 일반에 대한 성교육은 학교가 짊어질 수 있는 과제가 아니다. 범정부적 협력 체제와 구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이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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