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때 반드시 방문 단속…어두워지면 밖에 안 나가"
(서울=포커스뉴스) "선생님들끼리 웬만하면 밖에 나가지 말자고 한다."
학부모가 포함된 전남 목포의 한 섬 마을 주민 3명이 지난달 21일 여교사를 관사에서 집단으로 성폭행한 사건이 발생하자 오지에 위치한 학교의 관사에서 생활하는 여교사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다.
<포커스뉴스>는 6일 오지의 학교 관사에서 생활하는 3명의 여교사들과 전화통화를 통해 섬마을 성폭행 사건 이후 불안에 떨고 있는 이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이들에게 섬 마을 성폭행 사건은 남의 일이 아니었다. 어느 순간 자신들에게도 닥칠 수 있는 위험으로 느끼고 있었다. 특히 위협을 느낄 만큼 취약한 치안 관리 시설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
충북지역의 한 고등학교에서 근무하는 20대 중반의 여교사 A씨는 "주변에 외국인 노동자들을 비롯해 일용직 근로자들이 술을 마시고 많이 다닌다"며 "그래서 날이 어두워지면 학교 밖으로는 나가지 않는다"고 전했다.
A씨는 "(이 지역은) 마을버스가 한 시간에 1대 다닌다"며 "읍내까지 7∼8km 떨어져있다"고 근무 지역의 상황을 설명했다.
A씨는 '무방비 상태'인 관사 출입에 대해 걱정이 많았다. 그는 "(관사) 안으로 들어오려면 이중문을 열고 들어와야 하는데 지문을 통한 출입이 아니라 열쇠로 여닫는다"며 "CCTV도 없고 경보장치는 있지만 학생들이 다니는 문에만 설치가 돼 있다. 학생들만 못다니게 하는거지만 이쪽으로는 사실 누구나 드나들수 있다"고 말했다.
전남지역의 한 고등학교 관사에서 생활하는 20대 여교사 B씨는 "목포 성폭행 사건을 듣고 선생님들끼리 얘기를 많이 했다"며 "우리 관사는 CCTV도 경비시설도 없고 관사쪽은 가로등도 거의 없어 유난히 깜깜하다"고 불안감을 토로했다.
B씨는 목포 사건으로 인해 불안감을 강하게 느끼는 듯했다. 그는 "2명이서 한 방을 쓰는데 잠을 잘 때 문을 잠그는 것은 안 잊어버리고 꼭 확인한다"며 "CCTV도 없고 보안시설도 없는 것이 지금 생각하니 소름이 끼친다"고 말했다.
충남지역의 고등학교에서 근무하며 관사에서 생활하는 20대 여교사 C씨는 "우리는 다른 곳에 비해 시설 등에서 나은 듯 하지만 그래도 이런 일(목포 성폭행 사건)이 벌어져 신경이 쓰인다"며 예민한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여자 선생님들이 아무래도 더 신경을 쓰게 된다"며 "그 섬만큼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치안에 더 신경을 쓰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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