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를 물들인 '보랏빛' 물결…"여혐 없는 세상 만들자"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6-06 19:2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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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자의 희생 막으려면 약자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참가자 200명 홍대거리 행진하며 '여혐 반대' 외쳐
△ 구호 외치는 여성단체 회원들

(서울=포커스뉴스) 홍대 거리가 여성혐오 반대를 외치는 '보랏빛' 물결로 넘쳤다.

페이스북 페이지 '강남역 10번 출구' 운영진과 서울대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를 비롯한 10여개 여성인권단체들은 6일 오후 서울 마포구 나루수산 앞 광장에서 '여성 혐오에 저항하는 모두의 1차 공동행동-여성 혐오세상을 뒤엎자' 집회를 열고 200여명의 참가자와 함께 '강남 여성 살인사건'에서 시작된 여성혐오 반대의 목소리를 이어갔다.

페이스북 페이지 '강남역 10번 출구' 운영자 이지원씨는 "사회에 여성혐오와 여성차별이 만연하고 정부가 이를 묵인하고 조장하는 현실 속에서, 거리로 나온 사람들의 '여성혐오 반대' 목소리를 통해 우리 사회의 변화 열망을 보여주기 위해 집회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이날 집회는 참가자들의 자유발언을 듣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정훈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정책국장은 "사회가 불안전할 때는 힘없는 여성과 장애인부터 희생양이 된다"며 "약자의 희생을 막기 위해선 그동안 말하지 못했던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성공회대 재학생인 조은별씨는 "지금까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받아야 했던 차별 앞에서 불편해도 아무런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며 "하지만 여성혐오를 멈추게 하기 위해선 일상 속에서 꾸준히 우리가 겪는 차별을 불편해도 제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충북 청주에서 올라온 송지영씨는 "피해자가 잘못한 성범죄 없고, 세상에 당해도 되는 여자도 없다"며 입을 열었다.

송씨는 "여성혐오에 반대하는 움직임은 우리 모두가 잠재적 피‧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자리다"며 "성별 대립이 아니라 문제를 인식해달라는 목소리다"고 강조했다.


여성혐오 반대운동을 지지하는 외국인 남성의 발언도 이어졌다.

이태원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프랑스인 케빈 아타(Kevin Attar)씨는 "한국 여성은 일상 속에서 굉장한 고통을 매일 겪는다"며 "우리는 차이를 이해하고 여성의 감정을 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 자리에 참석한 모든 여성들에게 칭찬과 격려를 보내며, 남성들의 응원에는 감사의 마음을 표한다"고 밝혔다.

아타씨와 함께 집회에 참석한 이원윤씨는 "페미니즘에 대항하는 남성권력의 저항은 겁주고 협박해 우리를 몰아버리는 것"이라며 "그럴수록 움츠러들지 말고 당당하게 나가야 한다"고 외쳤다.

자유발언이 끝나고 집회에 모인 참가자들은 여성혐오에 반대하는 피켓을 들고 한 시간 가량 홍대 거리를 행진했다.

페이스북 페이지 '강남역 10번 출구' 운영자 이지원씨는 "우리가 뭉치면 두려울 게 없다"며 "앞으로도 여성혐오에 당당히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서울=포커스뉴스) 6일 오후 서울 마포구 나루수산 앞 광장에서 열린 '여성 혐오에 저항하는 모두의 1차 공동행동-여성 혐오세상을 뒤엎자' 집회에 참석한 여성단체 회원들이 여성 혐오를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6.06.06 오장환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6일 오후 서울 마포구 나루수산 앞 광장에서 열린 '여성 혐오에 저항하는 모두의 1차 공동행동-여성 혐오세상을 뒤엎자' 집회에 참석한 여성단체 회원이 손목에 보라색 리본을 매고 있다. 2016.06.06 오장환 기자 '여성 혐오에 저항하는 모두의 1차 공동행동-여성 혐오세상을 뒤엎자' 집회에 참석한 200여명의 여성단체 회원이 홍대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2016.06.06 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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