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납 검출 우레탄트랙 학교, 알고보니 전국 곳곳에…21개교 명단공개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6-03 18:4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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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초·중·고등학교 운동장 중 우레탄 재질 사용 운동장 2811곳

납 성분에 만성적으로 노출될 시 암 유발

어설픈 조치와 명단 비공개에 따른 시민 불만 고조

명단 비공개 지역 중 기준치 이상 납 검출 학교 25개교 명단공개

(서울=포커스뉴스) 서울과 경기를 제외한 다른 지역 학교운동장 우레탄트랙에서도 한국산업표준(KS) 기준치의 수십배를 웃도는 납 성분이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3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현재까지 46개 학교에 대한 우레탄트랙 유해성 검사를 진행한 결과 32개교(69.6%)의 우레탄트랙에서 납 성분이 기준치(90㎎/㎏)를 초과해 검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중간 조사 결과를 토대로 인천시교육청은 32개교의 우레탄트랙 사용을 중지하고 학생들이 트랙 파손 부위에 노출되지 않도록 안전조치를 했다.

또 인천시교육청은 일반시민과 각종 시민단체의 민원이 쏟아지고 나서야 이날 뒤늦게 학교명단과 검출 수치를 공개했다.

앞서 서울시교육청(50개교)과 경기도교육청(103개교), 강원도교육청(26개교), 대전시교육청(26개교), 세종시교육청(2개교)도 중간 조사 결과를 공개했지만 이중 학교명과 학교별 검출 수치를 모두 공개한 교육청은 경기도교육청 단 한 곳에 불과했다.

◆ 우레탄트랙에서 검출된 납 성분, 암도 유발

우레탄트랙은 먼지가 발생하지 않고 재질이 푹신해 학생의 부상 위험성이 낮다는 이유로 일선 학교에 설치되기 시작했다.

지난 3월 교육부가 발표한 자료를 살펴보면 전국 초·중·고등학교 운동장 중 우레탄 재질이 사용된 운동장은 2811곳에 달한다.

올해 갑자기 전국 시·도교육청이 나서 학교운동장 우레탄트랙에 대한 유해성 조사를 시작한 이유는 중금속 유해물질 때문이다.

우레탄트랙은 고무탄성층 위에 우레탄 수지를 도포하는 방법으로 시공되고 이 과정에서 우레탄트랙을 빨리 굳게 하려고 납을 추가하거나 안료 등이 사용되면서 각종 중금속 유해물질이 발생하게 된다.

이중 납 성분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뇌신경계 영향 등에 문제를 일으키고 만성적으로 노출될 시 암을 유발할 수 있다.

환경부는 지난해 5~12월 일선학교의 인조잔디 운동장과 우레탄트랙의 유해성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수도권 소재 초등학교 30곳을 대상으로 유해물질 실태를 조사했고 우레탄트랙 25개(인조잔디 제외) 중 13개에서 기준치 이상의 납 성분이 검출됐다.

이후 교육부는 올해 6월까지 우레탄트랙에 대한 유해성 전수조사를 마무리하도록 전국 시·도교육청에 지시한 상황이다.

◆ 어설픈 조치와 명단 비공개에 따른 시민 불만 고조

일부 학교운동장 우레탄트랙에서 기준치 이상의 납 성분이 검출되면서 상당수 교육청이 운동장 폐쇄조치를 함께 일선 학교에 지시하고 있다.

우레탄트랙에 앉지 않을 것, 파손된 부위와 신체접촉을 하지 않을 것 등의 교육부 지침만 따르던 시·도교육청이 폐쇄조치를 시작하게 된 것은 서울시교육청의 선제 대응 때문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달 30일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기준치 이상의 납 성분이 검출된 학교운동장 우레탄트랙을 폐쇄조치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따라 일부 교육청이 뒤늦게 폐쇄조치를 진행하면서 기준치 이상의 납 성분이 검출되고도 일주일 이상 별다른 조치없이 우레탄트랙이 방치된 경우도 나오고 있다.


인천의 마장초등학교는 지난달 24일 인천시교육청에 기준치 이상의 납 성분이 나왔다고 보고했지만 정작 폐쇄조치는 8일 후인 이달 1일에서야 이뤄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학교명단이 제대로 공개되지 않으면서 학부모들의 불안과 불만도 점차 커지고 있다.

일부 학교에서는 운동장 폐쇄조치에도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한 학생들이 우레탄트랙 안으로 들어가는 일까지 벌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현경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인천지부장은 "학교 명단과 학교별 검출 수치를 공개하지 않는 것은 시민의 알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학교운동장이 학생 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에게도 개방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납 성분이 얼마나 검출됐는지 등의 정보가 일반 시민에게 정확히 알려져야 사안의 심각성 등을 제대로 인식할 수 있게 될 것이다"고 지적했다.

◆ 비공개 명단 중 21개교 공개

<포커스뉴스>는 일선 학교 취재와 학교 측이 공개한 가정통신문 등 자료 일부를 취합·조사해 우레탄트랙에서 납 성분이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된 학교 21개교(경기·인천지역 제외)의 명단을 확보했다.

서울지역은 당산서중학교에서 기준치의 23배에 달하는 2087㎎/㎏의 납 성분이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10년 11월 설치된 당산서중의 우레탄트랙 설치 규모는 약 351㎡이다.

또 용두초등학교에서도 기준치 이상의 납 성분이 나왔다.

부산과 대구지역 학교운동장 우레탄트랙에서 기준치 이상의 납 성분이 검출된 학교는 반안초등학교, 경남공업고등학교, 현풍고등학교이다.

부산 경남공업고의 경우 2053㎎/㎏, 현풍고의 경우 1167㎎/㎏가 검출됐다.

대전지역은 신탄진용정초등학교, 대전오류초등학교, 대전성천초등학교, 대전자양초등학교이 우레탄트랙을 폐쇄조치 했다. 이중 대전성천초의 우레탄트랙에서 나온 납 성분 검출 수치는 기준치의 14배에 달하는 1293㎎/㎏으로 조사됐다.

강원도지역에서는 무려 7곳의 학교명과 검출 수치가 확인됐다.

이들 학교의 납 성분 검출 수치는 장성초등학교 702㎎/㎏, 상평초등학교 1217㎎/㎏, 경포초등학교 1653㎎/㎏, 강동초등학교 883㎎/㎏, 속초중학교 1313㎎/㎏, 춘천중학교 454㎎/㎏, 소달중학교 602㎎/㎏ 등으로 나타났다.

충청북도지역은 현도정보고등학교의 우레탄트랙에서 납 성분 2410㎎/㎏이 검출됐다.

아울러 충청남도지역에서 기준치 이상의 납 성분 245㎎/㎏가 나온 학교는 웅천고등학교이다.

전라북도와 전라남도지역의 경우 모두 3개 학교에서 기준치 이상의 납 성분이 우레탄트랙에서 나왔다.

전북 김제중앙중학교, 삼우중학교는 각각 952㎎/㎏, 240㎎/㎏의 검출 수치를 보였고 지난 2007년 4월 우레탄트랙이 설치된 전남 장흥중학교의 경우 1640㎎/㎏의 납 성분이 검출됐다.인천 갈월초등학교는 학교운동장 우레탄트랙에서 기준치 이상의 납 성분이 검출돼 운동장 개방을 중지했다. 2016.06.03 김민 기자 3일 인천의 마장초등학교. 마장초는 학교운동장 우레탄트랙 유해성 조사 보고 이후 일주일이 지나서야 운동장 사용 중지 조치를 했다. 2016.06.03 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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