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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복궁 DB |
(서울=포커스뉴스) 조선의 법궁(法宮·임금이 사는 궁궐)인 경복궁은 조선 왕조의 역사가 고스란히 밴 곳이다. 그 면면에는 영광의 순간도, 비극의 순간도 깃들어 있다. 분명한 점은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될 역사라는 것이다.
경복궁 수정전(修政殿)은 흥미로운 역사를 지니고 있다. '수정전'이라는 이름은 친숙하지 않다. 이곳이 세종대왕 시대 '집현전'이 있던 곳이라는 사실이 더해지면 매우 친숙해진다.
집현전은 당시 최고 두뇌가 모인 왕실 연구기관이었다. 1420년(세종 2년) 학자 10명으로 출발해 단종 때까지 학자 총 96명이 집현전에서 연구에 몰두했다.
세종은 그 자신이 학문을 사랑하고 뛰어나 자주 집현전에 들러 학자들과 논의했다고 전해진다. 집현전은 '훈민정음'이 논의된 장소. 한글의 초석을 만든 곳이다. 신숙주, 최항, 성삼문 등 집현전 학자들은 세종의 명에 따라 중국 명나라 음운 이론을 익히는 등 훈민정음 창제를 보필했다.
수정전을 바라보면 세종과 집현전 학자들이 연구하고 토론하며 훈민정음을 창제하는 모습을 떠올릴 수 있다.
수정전과 달리 건청궁(乾淸宮)에는 비극의 역사가 드리워져 있다. 1873년(고종 10년) 만들어진 건청궁은 왕과 왕비가 휴식하며 거처할 목적으로 세워졌다. 궁 깊숙한 곳에 자리잡고 있어 한가롭게 휴식을 취하기 알맞다.
그러나 건청궁은 1895년 비극의 무대가 된다. 건청궁 곤녕합의 누마루인 옥호루에서 명성황후가 일본 낭인의 손에 시해당한 것이다. 일본은 명성황후 살해 작전에 '여우사냥'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 사건 이후 건청궁은 한동안 방치됐고 철거됐다. 건청궁 철거 시기는 명확하지 않다. 여러 추측이 있지만 1909년 조선통감부가 명성황후 시해 현장을 지우기 위해 훼철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현재 건청궁은 2006년 복원됐다.
경복궁 내 수정전과 건청궁의 역사를 직접 찾아가 느끼는 것은 좋은 공부가 된다. 경복궁뿐 아니라 창덕궁과 창경궁 등 조선시대 궁궐의 모습을 모두 만날 수 있는 자리가 있다. <포커스뉴스>가 오는 12일 개최하는 '제7회 나라사랑 고궁걷기대회'다.
호국보훈의 달인 6월을 맞아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희생을 기리고, 그 희생으로 지켜온 문화재의 소중함을 인식하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걷기코스는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시작해 경복궁과 창덕궁, 창경궁으로 이어진다.
'나라사랑 고궁걷기대회'에 함께하고 싶다면 9일까지 공식홈페이지(www.hiwalking.co.kr)에서 온라인 참가 신청할 수 있다. 축제 당일 현장 부스에서 별도 접수할 수 있다. 참가비는 성인 1만원, 청소년 8000원이다.서울 세종로에 있는 경복궁 근정전(국보 제223호)의 모습. 2016.05.12 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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