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 속도' 한진해운·현대상선 합병說 재부상…업계 "실익 크지 않다"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6-03 17: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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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해운사 합병 시 시장 점유율 각각 8위, 15위에서 5위로

노선 구성 해운동맹 별로…실익 크지 않을 수도
△ 한진해운의 미래는

(서울=포커스뉴스) 현대상선의 구조조정 과정이 한 걸음 나아가기 시작하면서 자율협약 이후 해운 업계의 생존 방향에 대한 대안들이 제시되고 있다. 그중 하나는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합병론이다. 한켠에서는 합병을 통해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다른 한편에선 실익이 부족하다는 반론이다.

◆두 해운사 합병 시 시장 점유율 5위, 'THE얼라이언스'내 1위

양대 해운사의 합병 논의가 나오는 까닭은 컨테이너선사들의 경쟁력이 얼마나 많은 화물을 실어나를 수 있는지에 따라 달렸기 때문이다.

컨테이너선의 물동량은 TEU라는 단위로 측정한다. TEU란 Twenty-foot Equivalent Unit의 약자로 한 컨테이너선이 100TEU라는 것은 해당 컨테이너선에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00개를 실을 수 있다는 의미다.

프랑스 해운조사기관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배 101척에 61만8065TEU, 현대상선은 56척에 40만257TEU의 물동량을 갖고 있다. 시장 점유율은 각각 3%(8위), 1.9%(15위)이다. 만약 양사가 합병하게 되면 컨테이너선사중 5위에 해당하는 물동량을 운용할 수 있게 된다.

실제로 이러한 합병은 해운사 사이에선 자주 일어난다. 지난해 말 중국의 양대 해운사인 코스코와 CSCL이 합병해 7.6%로 4위의 물동량을 갖게 됐고, 1위 해운사인 덴마크의 머스크 역시 M&A를 통해 1위로 올라선 경우다. 독일의 하팍로이드는 최근 UAE의 USAC와 합병하기 위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알려졌다.

또한, 합병이 진행될 경우 해운동맹 내 목소리도 커질 수 있다. 물동량 1, 2위가 합쳐진 2M과 3, 4, 5위가 주축인 오션얼라이언스를 제외하고 새롭게 형성된 'THE얼라이언스'에서는 하팍로이드의 물동량이 4.5%로 가장 크다. 한진해운은 THE얼라이언스 내에서 하팍로이드를 뒤잇는 물동량을 갖고 있지만, 현대상선과 합병할 경우 동맹 내 목소리에 더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두 해운사 모두 한 해운동맹 속할 예정…합병 통한 이익 크지 않을 수도

다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합병 주장이 무의미하다는 주장이다.

해운사들에게 물동량이 중요한 이유는 그만큼 다양한 노선을 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노선 구성은 단일 해운사가 아닌 해운동맹 내에서 논의를 통해 결정하게 된다.

노선 구성의 경쟁력을 갖기 위해선 단일 해운사의 물동량뿐 아니라 해운동맹 전체의 물동량이 중요하다. 현재 2M의 시장 점유율은 28.4%, 오션얼라이언스는 26.3%다. 반면, THE얼라이언스는 현재 17%이고 현대상선이 포함될 경우 18.9%가 된다.

현재 현대상선은 한진해운이 속해있는 THE얼라이언스에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두 해운사가 한 해운동맹에 속해 노선을 구성할 경우 합병을 통해 생기는 이익이 크지 않을 수 있다. 오히려 합병을 통한 인력 구조조정 등의 갈등이 제기될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해운 동맹은 기본적으로 만장일치제이기 때문에 시장 점유율로 인한 발언권의 차이가 없다"며 "노선은 같이 논의 과정을 통해 구성한다"고 말했다.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측은 이런 합병 논의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된 바가 없어 대답하기 어렵다"라는 입장을 밝혔다.서울 영등포구 한진해운 1층 로비 2016.04.25 김인철 기자 서울 종로구 현대그룹 본사 2016.05.31 양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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