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미참여로 유찰
물량·가격 조정한 재입찰 조건에도
제약사 참여여부 미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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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다실_제품사진-tile.jpg |
(서울=포커스뉴스) 정부는 올해 6월부터 만 12세 여아 대상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무료접종을 시행한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해왔지만, 조달청 입찰이 유찰되면서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 시기가 다소 늦춰질 전망이다.
정부는 재입찰을 통해 6월 넷째 주 안에 무료접종을 시행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지만, 자궁경부암 백신 제품을 가지고 있는 MSD와 GSK는 아직 참여여부도 확정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3일 제약계에 따르면 최근 질병관리본부가 조달청을 통해 공고한 ‘가다실(4가·제조사 MSD)’과 ‘서바릭스(2가·제조사 GSK)’에 대한 입찰이 모두 유찰됐다.
두 회사는 질병관리본부가 정한 공급가와 물량에 불만족해,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구입 물량 30만 개 중 가다실과 서바릭스를 각각 8대2 비율(가다실 24만개·서바릭스 6만개)로 구입하되, 구입가는 시중 접종가의 64%,83%를 책정했다.
하지만 MSD는 ‘시중 접종가 64%는 너무 낮다’는 이유로 1차 입찰에 참여하지 않으며, GSK는 1차 입찰에 대한 별다른 의견개진도 없이 참여하지 않았다.
홍정익 질병관리본부 예방접종관리과장은 “가격이 합의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조달청에 입찰을 요청했다. 그러다보니 두 회사가 모두 참여를 안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처음에는 충분히 들어 올것으로 예상했는데, MSD는 ‘할인폭이 너무 크다. 통상 NIP사업의 경우 통상 시중가의 70%로 책정되는데 64%까지 내리면 참여하기 힘들다’고 하더라”며 “GSK는 별다른 이야기가 없었는데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재 질본은 물량과 가격을 조절해 재입찰 한 상태이지만, 제약사들의 참여여부는 아직도 미지수다.
질본은 지난 1일 가다실과 서바릭스의 재입찰 조건을 공고했다. 구입 물량 30만 개 중 가다실은 22만5000개로, 서바릭스는 7만5000개로 조정했다.
또 가다실은 물량을 줄이되, 가격을 시중 접종가 64%에서 66%로 소폭 상향했다. 서바릭스는 물량을 늘리되, 시중 접종가의 83%에서 81%로 가격을 낮췄다.
홍 과장은 “현재 물량과 가격을 다시 조정해 재입찰 공고를 했다”며 “이번에는 두 회사가 참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6월10일이 입찰마감이니까 그 다음주 계약이 될 것이다. 계약이 되면 6월4주째에는 무료접종을 시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가다실과 서바릭스 제품을 보유하고 있는 MSD와 GSK는 재입찰에 참여할지를 놓고 여전히 고민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통상 NIP 사업에 참여하면 시중접종가의 70% 정도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MSD의 입장에서는 경쟁품 가격이 80%대인데 60%대 가격을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만약 재입찰에서도 유찰될 경우 6월 중 시행은 사실상 불가능해 진다.
또 다른 제약사 관계자는 “자궁경부암 백신 무료접종은 정부가 지난해부터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등 대대적으로 홍보를 해온 사업중 하나이지만,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고 사업을 추진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NIP 사업은 미리 가격을 협상하고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원하는 가격을 조달청을 통해 올려놓고 입찰되지 않으면 다시 재입찰을 해야되는 구조다”며 “유찰될 가능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언제부터 시작하겠다’고 공포부터 해 현장에서 혼란이 생겼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홍 과장은 “애초 6월부터 하기로 발표했고, 처음 계획대로 6월1일부터 시작할 수 있었으면 좋았는데 그게 안됐다”며 “6월1일부터 시행하는줄 알고 계신 분들이 혼선을 빚을 수 있을 것 같다. 재입찰을 통한 계약이 완료되면 다시 국민들에게 홍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자궁경부암 백신 가다실(왼쪽), 서바릭스 제품. <사진출처=MSD, G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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